횃불

[성경의 여인들] 빌라도의 아내

행복자 2019. 3. 11. 09:19

[성경의 여인들]


                                                         빌라도의 아내


                                                                        - 임용민


   캐나다에 있는 데리 뮤지엄(Deri Museum)에는 헝가리 화가 미할리 문칵시(Mihaly Munkacsy 1844-1900)의 유화 "빌라도 앞에 선 그리스도" (Christ in front of Pilate)란 그림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 명화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의 순간을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잘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그림의 타이틀은 "빌라도 앞에 선 그리스도" 이지만  오히려 "그리스도 앞에 선 빌라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당시 빌라도가 얼마나 그리스도에 대한 처리 문제로 고심했었던가를 우리는 복음서들을 통하여 잘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러시아 화가 니콜라이 게(Nikolai Ge 1831-1894)가 작품 주제로 삼은 " 진리가 무엇인가?" (What is truth?) 라는 그림처럼 빌라도는 그리스도에게 " 진리가 무엇인가?" 라고 하는 가장 의미심장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우리가 믿기로는, 그리스도를 심판했던 빌라도는 어느 날 그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서서 참 진리에 대한 공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일에 빌라도가 자신의 아내의 말만 들었어도 그의 운명이 달라졌을지도 모르리라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최후에 폰티우스 빌라도(Pontius Pilates-Pontios Pilatos- 희랍어) 에게 재판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처형되셨습니다.

   빌라도는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Tiberius)에 의해 유대지방의 제5대 총독으로 임명되었던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의 재임 기간에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형을 빌라도에게 요구했습니다. 4복음서 가운데는 그와 같은 사건 내용이 자세히 기록되었으며 사도행전 3장 13절과 13장 28절에도 인용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 있는 사실은 빌라도가 그리스도를 재판하던 날 그의 아내가 남편에게 급히 사람을 보내어 "저 옳은 사람에게 아무 상관도 마옵소서. 오늘 꿈에 내가 그 사람을 인하여 애를 많이 썼나이다" (마 27:19)라고 전언했던 사실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빌라도의 아내로만 성경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 니고데모의 복음" (The Gospel of Nicodemus)이란 외경에 의하면 그녀의 이름은 클라우디아 프로큘라(Claudia Procula)이며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손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책에 의하면 그녀는 로마인으로서 유대교로 개종한 당시 상류 계급 인물들 가운데 유력한 한 여인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여인이 이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었던 인물이었었는지 혹은 다만 꿈의 계시를 따른 행동이었는지는 그 동기를 명확히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빌라도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는 분명한 교훈의 뜻이 있다고 믿습니다.

   빌라도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라고 하는 하나의 엄숙한 질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당시 흉악한 범죄자들을 처형하는 로마인들의 형틀이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십자가에 달린 자는 저주를 받은 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기록된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 (갈 3:12).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어째서 이 저주의 형틀에 달려야 했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줍니다. 분명 빌라도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그가 십자가에 달려 처형될 만한 죄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자신의 입으로 여러 번 실토했습니다. 그러므로 빌라도는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성난 유대인들에게  이처럼 애원하듯 말했습니다. "내가 너희 앞에서 사실하였으되 이 사람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겠노라" (눅 23:14,15,22). 그러나 결국 그는  아내의 청원과 자신의 양심을 거역하고 아무 죄도 없는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처형토록 내어주었습니다.

   예수님의 무죄함을 고백한 사람들은 빌라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가룟유다도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죄를 범하였도다" (마 27:4)라고 고백했으며, 오른편 강도는 "이 사람이 행한 것은 옳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눅 23:41)고 그의 동료 죄수를 책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십자가 처형을 실제로 지휘했던 로마 백부장은 " 그 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가로되 이 사람은 정년 의인이었도다" (눅 23:4)라고 외쳤습니다. 빌라도의 아내를 비롯하여 이와 같은 여러 사람들의 증언은 의심할 여지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무죄함을 증명해주기에 넉넉합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결국 십자가를 지셨고  큰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흠과 죄가 없는 분이라야 우리 죄인들을 위하여 대신 죄값을 치르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빚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빚을 갚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의 죄를 위하여 의로운 희생제물이 필요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하나님은 죄를 알지도 못하신 자로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 죄를 삼으셨다" (고후 5:21).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흠도 없고 점도 없는 어린양 같은 그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서만 우리들의 죄를 대속하실 수 있었습니다(벧전 1:18-19).

   아무리 세월이 오래 흘렀어도 여기 위대한 증인 빌라도의 아내는 여전히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의로운 사람" (Just Man or Righteous Man)이었노라고 증언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