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요 15:5). 따라서 '그리스도의 가지' 란 말은 그리스도인을 일컫는 신약성경의 많은 칭호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신약교회 진리 안에서도 그리스도인의 놀라운 신분을 가장 잘 표현한 말 중의 하나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지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그리스도인을 의미하는 이 '가지' 라는 칭호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묵상해볼 만한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나무에 붙어 있는 생명 있는 가지는 성장하는 것입니다. 생명을 소유한 그리스도인은 마땅히 자라야합니다. 생명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성장하지 않는 가지는 죽은 가지입니다. 또 만일 가지가 살아있긴 하지만 자라지 않는다면 이는 어딘가 잘못된 기형적인 가지에 불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생명있는 그리스도인의 생활에는 믿음에도, 믿음의 삶에도 또 말씀을 먹고 분별하는 깊이에도 항상 성장이 있어야합니다. 그러므로 성장이 없는 가지가 기형이듯이 성장이 없는 그리스도인은 기형적인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인의 믿음의 성장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만심 곧 교만입니다. 자만심을 가진 그리스도인에게서는 신앙의 건전한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자만심이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대개가 거의 처음 그리스도인으로 들어올 때의 영적으로 어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영적인 어린아이의 상태로 오랜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그렇게 영적으로 어린 아이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생명에 자양분이되고 생명을 양육시킬 수 있는 생명의 진리의 말씀에 눈을 감고 귀를 막습니다. 나아가 다른 앞선 성도들의 경험이나 가르침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도 스스로 높은 수준의 성숙한 신앙 생활을 해나갈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살아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울의 서신서들을 읽을 때 참다운 그리스도인의 생각이 어떻게 성장하였으며 어떻게 꽃을 피웠으며,어떻게 발전하였는가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바울이 2차 전도여행중이라도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는 자로서의 전도의 일을 시작한 초기에 쓴 데살로니가전후서는 주로 주의 오심에 대한 성도들의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쓰여 졋습니다. 그렇지만 비교적 그의 심오한 이신칭의(以信稱義)에 대한 복음(福音)에 관한 진리(眞理)나 신약의 교회의 본질인 그리스도와의 한 몸 연합에 관한 신약교회진리(敎會眞理)등의 진리체계와 그 실행 등에 대하여는 충분히 소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3차 전도여행 중에 이신칭의(以信稱義)에 관한 심오한 진리체계를 로마서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전도 생활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옥중에서 쓴 에베소서나 골로새서 같은 책에서는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감추어진 비밀인 그리스도와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敎會)에 대하여 가장 심오한 진리체계인 신약교회진리(新約敎會眞理)가운데서도 핵심 진리인 한몸 연합에 대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 진리를 잘 기록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의 지혜와 그 키가 자라났듯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지혜와 키도 자라나야합니다(눅2:52).
둘째, 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는 열매를 맺어야합니다. 나무의 본분은 열매를 맺는 것인데, 그 열매는 몸 된 나무에 잘 붙어 있는 가지에서 잘 자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에 한 몸으로 연합되어 있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 잘 붙어 있으면서 신앙생활을 영위할 때 그 때 성령의 열매를 풍성하게 잘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갈5:22-23). 그리스도와 한 몸으로 연합되어 있는 그리스도인은 결코 그 주인에게 열매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버림받는 미운 가지와 같은 삶을 사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한 몸으로 연합되어 있는 자로, 한 몸 지체로, 형제의 우애가 있고, 형제 사랑이 있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결코 열매 맺지 못하는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건강하고 온전한 믿음을 소유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은 포도나무인 그리스도의 몸에 잘 붙어 있음으로 인해서, 가지된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나타난 우리의 잘 익은 성령의 열매로서 판단을 받기 때문입니다(마7:16).
셋째, 나무에 잘 붙어 있는 가지도 살다가 겨울이 오면 죽음과도 같은 시련을 겪습니다. 그러나 그 가지가 나무에 튼튼하게 잘 붙어 있는 한 시련의 겨울은 결국은 지나가고 맙니다. 그리고 어느덧 다시 봄이 찾아오게 되면 끝까지 나무에 잘 붙어 있는 가지는 또다시 움을 틔우는 것입니다. 끝까지 나무에 잘 붙어 있는 가지는 봄이 되면 마침내 푸른 잎을 내놓습니다. 여름엔 녹음을, 드디어 가을엔 열매를 내놓습니다. 그렇지만 겨울이라는 세파와 환란과 역경과 핍박에 부딛치면 가지는 벌거벗은 채 마치 죽음과 같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서도 살아있는 나무에 잘 붙어 있는 살아 있는 가지는 자신의 앙상한 삶에서 또다시 열매를 맺는 풍요로운 삶으로 옮겨집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온전히 연합된 그리스도인의 생활도 포도나무에 온전히 잘 붙어 있는 포도나무의 가지와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온전히 연합된 그리스도인은 포도나무 가지처럼 죽음 같은 시련을 겪을지라도 그 몸의 머리 되시는 주님께로부터 사랑으로 돌보심을 받음으로 인하여 이 세상의 어떠한 무서운 세파에서도 온전히 보존되는 생활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죽음 같은 시련을 겪고 있을 때, 땅에서 우리와 동일한 시련을 체휼하신 주님께서 우리의 고통을 돌아보시고 동일한 고통을 느끼시며 우리를 위해 중보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울이 되면 잎을 모조리 떨어뜨리고 거무스름한 빛깔로 벌거벗은 채 서 있는 앙상한 가지들의 모습은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절이 지나 봄이 오면 그 몸통의 뿌리로부터 수액과 자양분을 풍성히 공급받음으로 그 앙상했던 가지들이 생명이 온전히 보전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들 또한 하나님의 섭리로 그리스도의 몸에 연합된 자이므로 삶에서 죽음 같은 겨울이 오나 머리되신 주님의 보호하심으로 영원한 생명을 소유한자로서 영원히 안전한 자들임을 또한 믿습니다.
넷째, 나무에 잘 붙어 있지 않은 가지는 나무에서 떨어질 때 곧 죽습니다. 가지는 나무에서 생명의 원천을 찾습니다. 그래서 나무에서 떨어지면 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로부터 생명의 원천을 찾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께서 주신 그리스도의 생명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자라는 성장의 능력도 그리스도에게서 나옵니다. 모든 믿는 자들의 착한 행실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능력 또한 내주하시는 그리스도의 성령으로부터 나옵니다. 진실한 그리스도인은 연합된 그리스도의 몸에서 결코 떨어져 나가 살 수 없습니다. 참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교제권에서는 떨어 나가 살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면서도 교회의 교제권 밖에서 살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살면, 이때의 그리스도인은 가지가 나무로부터 수액과 자양분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거의 죽은 자와 같은 삶을 살게 되어 믿는 자로서 장차 그리스도의 심판대에서 부끄러운 구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생명의 원천이신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로서 나무에 잘 붙어있어 열매를 많이 맺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은 나무이신 그리스도로부터 현재의 삶을 살 수 있는 생명과 힘을 얻는 자입니다. 이런 그리스도인은 그날에 그리스도 심판대 앞에서 그리스도로부터 풍성한 상을 기대하며 이 놀라운 주님의 오심을 참 유일한 소망으로 주님을 기다리는 자인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포도나무요, 우리는 그 가지입니다. 우리가 그에게 붙어 있어야지만 살수가 있으며 그리고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입니다.
EMM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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