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말씀하시는

                        하나님

                                                                윌리암 맥도날드

                                           32장

                        기쁨으로 주를 섬기라


   번햄 부부는 18번째 결혼기념일을 보내기 위해 남부 필리핀의 한 섬에 갔습니다. 세 자녀는 본부에 있는 동료 선교사들에게 맡겼습니다. 마틴과 그레시아 번햄 부부는 16년간 새 부족선교회에서 일해 왔는데, 마틴은 비행선교사로서 필리핀에서 일하는 선교사들 간에 연락을 도맡아주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일로 그들의 결혼기념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필리핀 전역과 나아가서 전 세계를 장악하는데 목표를 둔 아부 사야프라는 모슬렘 조직 테러 단체에게 번햄 부부와 몇몇 민간인들이 붙잡힌 것입니다. 이 테러리스트들은 오사마빈 라덴의 알 카이다 조직의 일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들은 한 미국인 인질을 살해하고 몇 명은 풀어주고 번햄 부부와 드보라 얍이라는 간호사는 포로로 억류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지 6개월이 지났지만 번햄 부부와 얍은 여전히 포로의 몸이었습니다.


   일단 포로로 잡히면, 밀림을 헤쳐나가고, 소량의 배급으로 끼니를 때우고, 또 필리핀 정규군을 피해 다닌 동안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몰랐습니다. 고된 행군을 마친 뒤에 마틴은 탈주를 막기위해 나무에 묶였습니다. 사실 그렇게 묶어둘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틴이 그레시아를 놔두고 혼자 달아날리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들이 달아날 것을 생각한다면 둘이 함께 달아나는 것입니다.


   한 달, 한 달이 힘겹게 흘러갔습니다. 이 선교사 부부는 감정적으로 완전히 탈진했습니다. 어느 날 곧 풀려날 거라는 예감이 들다가 다음날 그런 기대가 완전히 물거품이 되곤 했습니다.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17번이나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매번 석방의 꿈이 부풀렸다가 낙심 가운데 가라앉곤 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은 약속을 하고는 지키지 않았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그들을 위한 기도가 올려졌습니다. 새 부족선교회가 그들의 근황을 알아보기 위해 적극 연락을 취했습니다. 한번은 테러리스트들을 찾아가서 인질과 면담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군인도 접촉할 수 없는데 어떻게 민간인이 반군과 접촉할 수 있단 말일까요? 라디오 방송 끝에 필리핀 대통령이 인질이 주말에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또 한번은 번햄 부부를 위해 몸값이 지불되었다는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풀려나지 않았습니다.


   아부 사야프 단원들은 번햄 부부가 포로생활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마틴과 그레시아는 모슬렘 테러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오히려 저들이 이들의 주 예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레시아는 후에 마틴의 그리스도와 같은 모습을 이렇게 증거했습니다.


   "마틴은 항상 아부 사야프와 다른 인질들에게 짐을 들어주겠다고 부드럽게 제안했습니다. 매일 밤 그를 묶고 지키는 경비병에게 감사를 표하고 잘 자라고 인사했습니다. 그 두려운 포로기간 내내 경비병과 인질들에게 그리스도를 부지런히 증거했습니다. 한번은 아부 사바야와 함께 하나님의 죄에 대한 심판에 관해 아주 진지한 얘기를 나누며 언젠가 하나님께서 그의 죄를 심판 하실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내가 '열기를 가라앉히려고' 마틴에게 다가가자 마틴은 곧 눈치 채고 어조를 부드럽게 바꾸고 그리스도에 관해 차분히 설명했습니다."


   포로된 지 1년 11일이 지나서 마틴은 곧 죽을 것이라는 예고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기에 웹사이트에 실린 글을 소개합니다.


   "하나님께서 그 고된 시련 중에 내내 그들을 은혜롭게 붙드셨습니다. 한번은 온 종일 강행군으로 탈진한 후 그들은 깔판에 주저앉아 얘기를 나눴습니다., 마틴이 말했습니다. '아주 힘든 한 해였어요. 하지만 아주 훌륭한 한 해이기도 했지요.' 그들은 생각나는 모든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레시아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깔판과 신발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드보라는 지난 두 달간 맨발로 걸었습니다).' 그들은 그 동안 알게 된 모든 신자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 신자 개개인과, 부부와, 가정과, 온 교회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들을 격려해주셨습니다."


   그 때 성령께서 마틴이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있던 성경구절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시편 100편 2절이었습니다. "기쁨으로 여호와를 섬기며 노래하면서 그 앞에 나아갈지어다."


   마틴이 말했습니다. '아마 우리는 이 정글을 떠나지 못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적어도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다가 이 세상을 떠날 수는 있을 거예요. 우리는 바로 이곳에서 기쁨으로 주님을 섬길 수 있지요."


   마틴이 죽기 전에 그들이 한 마지막 일은 함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감사드리고, 그리고 잠시 누워 눈을 붙인 것입니다.


   그들은 아부사야프 군대와 필리핀 특수부대간에 벌어진 총격전에 잠이 깨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마틴은 총에 맞아 사랑하는 주님 품으로 갔습니다. 드보라 얍도 이 때 죽었습니다. 총격전은 두 시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마틴은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다가 기쁨으로 주님 존전에 들어갔습니다.

   그레시아는 오른쪽 허벅지에 관통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지고 자녀들과 사랑하는 이들 곁에 돌아와 남편의 죽음을 들려줄 수 있었습니다. "그는 훌륭한 죽음을 맞았지요" 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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