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shop)을 빌려드립니다 - 공간 공유·재활용운동에 앞장선 사회적기업 ‘페어스페이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50여개의 노란 파라솔이 줄 지어섰다. 파라솔이 드리운 그늘 아래가 그들의 야외상점이다. 이른바 덕수궁 페어샵!
덕수궁페어샵 1차 (9.26 ~28일 덕수궁 돌담길)
페어샵이 던져주는 어감처럼 이곳에 나온 기업들은 작고 착한 기업들이다. 자기만의 매장을 갖고 싶지만 비용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는 소상공인도 많았다. 사회적기업을 비롯해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센터 등 총 50여업체가 참가했다.
악세서리, 수공예소품, 친환경제품이 많이 선보였다.
판로 개척과 동시에 고객과 소통
칠보공예작가 윤미경(온칠보)씨가 들려준 덕수궁페어샵 참가 소감이다. 자신만의 매장을 갖는게 소원이었는데 이번 행사 참여로 용기를 얻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페어샵에는 에코백, 패션용품, 수공예품, 먹거리, 천연비누 등 다양한 물건들이 나와 길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기부금으로 이어지는 온정의 손길 1차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동안 진행된 야외장터의 판매액은 총 3천3백만원이다. 상인들은 수익금 가운데 각자 형편껏 1만원에서 3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렇게 모인 돈만 119만원이다. 기부금 모금 행사는 덕수궁페어샵이 끝나는 11월 9일까지 이어진다. 페어스페이스는 모아진 기부금으로 취약계층의 가족들을 야외장터로 초청해 좋은 상품을 구매하고 체험학습의 기회를 주는 비용으로 쓰일 전망이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이 또 다른 이웃에게 전달되는 온정의 릴레이다.
서울시 주최로 열린 덕수궁페어샵은 '페어스페이스'와 '착한엄마'가 공동주관하고 중구청이 후원했다.
행사를 기획한 페어스페이스 구민근 대표를 덕수궁 돌담길에서 만났다. 페어스페이스는 공간공유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사회적기업이다.
구민근 페어스페이스 대표
“저희는 잠자고 있는 유휴공간을 발굴해서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보세요! 덕수궁 돌담길만해도 야외장터로 손색이 없지 않나요? 이번 행사를 통해 사회적 서비스나 미션에 뜻있는 사람들을 발굴해 사회적 경제의 씨앗을 퍼트리고자 합니다. 페어샵에는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매장이 아예 없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셨어요. 여기서 수익을 올린 것을 발판으로 나중에 자기매장을 갖게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덕수궁페어샵은 성원에 힘입어 예정보다 회수를 한 회 더 늘려 10일에도 열린다.
구대표는 서울산업진흥원(SBR)이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를 돕기 위해 마련한 '함께 누리는 사회적경제장터'도 기획했다. 지난 9월까지 주말장터의 성격으로 3차례 열렸고 올해 안에 2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청계광장에서 열린 '함께 누리는 사회적경제 장터' (사진제공:페어스페이스)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서울시 사회적경제 온라인 쇼핑몰 '함께누리' 에 입점한 기업들이 대부분으로 행사때마다 50여개의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청계천이라는 입지조건 때문인지 지나는 관광객이나 가족단위 행락객들 덕분에 제법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페어스페이스는 오는 10월 18일에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야외장터를 열기로 하고 관계자들과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공한다면 구대표가 찾아낸 3번째 야외장터의 공간이 되는 셈이다.
노는 공간있다면 함께 나누면 어떨까요? “올해 저희 회사의 중점사업은 공간을 어떻게 재활용해서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모델이 '페어샵'과 '페어오피스'입니다. 판매할 수 있는 공간과 일할 수 있는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죠. 옴니버스형태로 큰 공간을 여럿으로 나누어 말하자면 1평매장, 1평사무실을 운영해보는 겁니다. 작지만 주어진 공간 안에서 판매의 경험도 쌓고 관리비,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도 산출해본다면 진짜 자신의 매장을 열고자 할 때 기초자료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공간기부 캠페인 (사진제공: 페어스페이스)
'공간을 소유에서 공유로!'는 구대표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다. 이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도구 중 하나가 기업체의 로비와 갤러리, 예식장 등이다.
“웨딩홀은 주말에는 붐비지만 주중 낮에는 텅텅 빈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시간대를 잘 활용하면 소유주나 대여자나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닐까요? 저희들은 그런 빈 공간들을 찾아내서 공간을 필요로 하는 분과 연계시켜드립니다. 이른바 공간컨설팅입니다. 대기업들의 로비도 훌륭한 공간입니다. 로비공간을 활용해 기업체의 성격에 맞는 문화공간의 장으로 거듭나게 하는 방안을 구상중입니다. 현재 삼성카드측과 얘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유휴공간대여 1천건·공간기부 540건 그동안 노는 공간을 발굴해 이를 필요로하는 사람에게 연계한 건수는 모두 1천여건에 달한다. 페이스북을 통해 공간정보를 알리고 수요자는 댓글 등을 통해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다. 수수료는 대여료의 15-25%정도이다.
공간대여중인 가로수길 '레스빠스 카페' (사진제공:페어스페이스)
페어페이스의 첫 출발은 공간기부로 시작했다.
“홍대 앞에 싱크카페가 5개월 동안 공간기부를 해주셨어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커피를 안마시더라도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고 작은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곳을 시작으로 저희 활동사항이 페이스북을 통해 입소문을 타 지금까지 540여분이 공간기부를 해주셨습니다.”
소상공인도 도움이 절실하답니다 구 대표는 자신의 건축전공을 살려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관악구 소상공인의 발전을 돕는 일도 하고 있다.
바로 관악구 소상공인협회가 주관하는 '관악마에스터페어'이다. 이는 관악구내에 작은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34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총 11개의 사업장에 골고루 나눠주고 영업환경을 개선하는 일을 돕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아이디어회식(사진제공:페어스페이스) “동네의 작은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니까 열정이 넘치는데 사업적 마인드가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김밥맛이 정말 기막힌데 포장지가 엉망인거에요.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은 산뜻한 프랜차이즈집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이분들은 점점 도태되고… 지원금으로 소상공인들은 포장재 디자인도 바꿀 수 있고 페인트 칠을 하거나 가구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장사를 하셔서 제가 잘 아는데 페인트칠을 한다거나 번듯한 가구하나 사는 것도 쉽지 않아요. 소상공인들에게는요…. ”
'나눔'이 가져다준 선물 '행복' 페어스페이스는 사회적기업이자 서울시가 지정한 공유경제 기업체이다. 내것을 지키려기보다 나눔으로 기쁨이 배가된다는 진리를 전파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야외로 실내로 동분서주하며 나눔의 공간을 찾고 있는 구대표에게 사회적경제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12월 31일이면 제 고향 부산에서는 용두산공원에서 타종식을 합니다. 여동생이 어느날 많은 사람들이 오가니 차와 떡을 팔자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돈 좀 벌어볼 기대감에 부풀어 나갔는데 웬걸요? 구경나온 시민들이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는데 차마 돈받고 팔기가 머쓱하더군요. 그때 어머님께서 그냥 나눠 드리자고 제안하셨어요. 차를 따라드리는데 신바람이 나더군요. 저뿐 아니라 식구 모두의 가슴속에 말이죠. 그날 이후 저희는 새해를 이렇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행복떡, 행복차라고 붙였습니다.
부산시민 500명과 새해인사를 나눌 행복떡 행복차 대령이요!! (사진제공: 페어스페이스)
벌써 올해로 7년이 되네요…. 그 사이 제 동생은 결혼해 아이를 낳아 행복떡을 나눠주는 식구가 더 늘었답니다. 음식을 나누듯 공간을 나누는 사람도 많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는 불필요한 공간이 어떤 사람들에겐 간절히 필요한 공간이 될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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