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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시대 열렸다!…원아시아 성큼
수하물 탁송ㆍ기내식 유료화…서비스 차별화로 원가절감
기사입력 2010.08.06 15:21:07 | 최종수정 2010.08.06 15:59:47
싱가포르 국적 저가 항공사인 타이거항공이 2008년 시드니~멜버른 노선을 취항하며 호주 시장을 공략하자 호주 국적 콴타스항공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콴타스 측은 즉각 자회사인 저가 항공사 제트스타를 동일 노선에 투입하며 4000원짜리 항공권 5000장을 발매하는 행사를 했다. 그 결과 콴타스항공은 자회사인 제트스타 때문에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Cannibalization)이 벌어졌다. 하지만 콴타스 측은 제트스타에 대한 투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저가 항공시장을 놓친 결과 기업 자체가 휘청거린 항공사들의 사례를 미국, 유럽에서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스파이스제트와 인디고항공 등의 저가 항공사들이 등장하자 제트에어웨이와 킹피셔 등 대형 정규 항공사들이 운영 중인 국내선 중 70% 이상을 저가 항공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내 살을 깎는다 해도 저가 항공 경쟁에서 질 수는 없다"는 강력한 고집 때문이다.

아시아 하늘길이 저가 항공 격전지로 바뀌고 있다. 일본 정부가 나리타 공항을 개조해 저가 항공 전용 터미널로 만든다거나, 중국이 춘추항공 노선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밝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베트남은 자국 최대 항공사인 베트남에어가 저가 항공 도입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다른 외국계 저가 항공사들의 베트남 진출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엑스(X)의 한국 상륙으로 한국에 저가 항공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지만 이미 아시아는 저가 항공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저가 항공을 자국 항공산업 보호 차원에서도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저가 항공사들은 특유의 선택과 집중으로 기존 항공사들을 공략했다. 일반 대형 항공사의 40~60% 수준에서 가격을 맞춰놓고 대신 각종 서비스들을 판매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형사가 당연히 제공하던 음료수와 기내식을 모두 유료화했고(no-frills), 심지어 헤드폰마저 돈을 받고 빌려줬다.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 CEO 마이클 오리어리는 지난해 "신용카드로 요금을 결제해야 화장실 문이 열리는 여객기 생산을 보잉사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화장실 유료화 계획을 공공연히 밝혀 소비자 원성을 사기도 했다.

원가를 줄이는 아이디어도 독특하다. 모든 비행기를 단일 기종으로 통일해 직원 업무 숙련도를 높이면서 수리ㆍ정비시간을 줄였다. 저가 항공사의 효시 격인 미국 사우스웨스트의 경우 승객이 내린 후 다음 이륙까지 대기시간은 30분에 불과하다. 새로운 항공기를 살 때는 다른 저가 항공사와 연합해 공동 구매함으로써 가격을 깎기도 한다.

아시아 저가 항공시장의 잠재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산층의 성장 때문에 폭발력이 더욱 크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현재 9억명 수준인 아시아 중산층 수는 10년 후 2배 이상 급증해 2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저가 항공의 성장 잠재력이 전 세계 어느 곳보다 큰 셈이다.

한편 국내도 저가 항공 시대를 맞이했다.

제주항공은 10~11월에 인천~홍콩, 인천~마닐라, 부산~세부, 청주~홍콩 노선에 취항을 예정하고 있다. 기존에 인천~오사카, 인천~기타큐슈, 김포~오사카, 김포~나고야 등 일본 노선과 인천~방콕 노선에 집중해 왔지만 향후 동남아 지역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일본 노선 가격은 19만5000~40만원대 수준이며 인천~방콕 노선은 30만~50만원대다. 동일 노선의 대한항공에 비하면 10만~30만원 이상 저렴하며 신규 취항 노선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다.

◆ 이것만은 꼭 알고타세요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다. 저가 항공 역시 마찬가지다. 잘 알고 타야 만족스런 여행이 된다. 아래는 저가 항공을 이용할 때 꼭 알아둬야 할 팁(Tip)이다.

① 여행 일정 확실히 정할 것.

저가 항공 이용의 제1 원칙이다. 저가 항공은 비용이 저렴한 대신 이를 변경하거나 환불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날짜와 시간을 확실하게 정해 놓은 뒤 이용해야 한다. 행선지를 정해놓고 저가 항공사 홈페이지를 검색해 가장 저렴한 항공편으로 예약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② 배보다 배꼽이 큰 `환불 수수료`

저가 항공사 이용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 환불 수수료다. 가격이 싼 만큼 취소가 많을 수밖에 없으니 환불 수수료도 높아진다. 진에어의 경우 편도당 이륙 전 5000원, 이륙 후 1만원이다. 특별운임의 경우에는 2만원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당일 이륙 전 지불 운임의 10%, 이륙 후에는 지불 운임의 20%를 받는다.

③ 30분 이상 일찍 서둘러라

체크인 절차도 다소 불편하다. 일반 항공사는 온라인 예매 후 e티켓을 발권받아 무인 발권기를 이용해 발권이 가능하기 때문에 창구에서 기다리는 번거로움이 없다.

저가 항공사는 다르다. 항공권 발권부터 줄을 서야 한다. 당연히 성수기엔 더 일찍 서둘러야 한다.

④ 손품을 팔아야 더 싸다

저가 항공사 항공권 가격은 수시로 변한다. 좌석 수급 상황에 따라 일부 좌석에 대해 `게릴라성` 할인 판매(특가 판매)가 종종 시행된다.

같은 날이라 하더라도 항공료는 하루 중에도 시간대에 따라 할인율이 다를 수 있다. 2~3배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홈페이지를 자주 체크해보고 저렴한 요금을 찾는 게 필수.

⑤ 수하물 무게 초과에 주의

저가 항공사는 일반 항공사보다 수하물 초과에 대해 더 엄격한 요금을 부과한다.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은 기내에는 10㎏, 수하물은 15㎏까지 허용한다. 이스타항공은 기내 7㎏, 수하물은 15㎏까지가 한계다.

[박준모 기자 / 신현규 기자 / 박승철 기자 / 신익수 여행 전문기자]
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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