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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김장문화가 등재되었다.


사계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채소가 부족한 겨울을 나기위한생존의 생명줄이었지만


현대에는 공동체적 음식문화로 발전해 가고 있다.


 

섞음의 미학을 실천한 똑똑한 발효음식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뮤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우리 민족의 독특한 김장문화가 한국 넘어 세계인들이 보존해야하는 인류의 문화자산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김장문화 이제 세계인들이 함께 지켜나가야 유산인 것이다.


한국 밥상의 특징은 채식위주의 식단과 발효음식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음식재료의 대부분을 연에서 얻는다. 그리고 음식을 먹는 아니라()’ 먹는다고 정도로 정성을 기울여 음식을 만든다. 이러한 정성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발효음식이고 한식의 근간을 이룬다. 한국 발효음식으로는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장류, 젓갈류 그리고 김치가 있다. 발효음식문화는 세계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한국 발효음식의 특징은 요구르트나 치즈 같은 서양발효음식에 비해 채소발효가 발달한 데에 있다.


독특한 방식으로 저장하는 한국식 채소음식의 종류인 김치는 한국인이 채소를 원료로 해서 음식 중에 가장 뛰어난 발명품이다. 사실 채소를 단순히 소금에만 절인()’ 형태는 중국과 일본에도 나타난다.


그러나 한국 김치의 특징은 이와는 다르다. 김치는 우선 배추와 같은 채소에 온갖 종류의 동식물성 양념을 적절하게 섞는다. 그리고 이러한 재료들이 함께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몸에 이로운 유산균 비롯한 여러 요소들을 만들어낸다. 김치는 비빔밥처럼섞음의 미학 실천한 음식이다.


외국에서 들어 고추를 김치에 이용한 지혜는 놀랍다. 고춧가루는 비타민 C 풍부하고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항산화제 기능을 한다. 인간의 노화 과정은 산화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화를 억제하면 노화가 더디게 진척된다. 또한, 고추는 미생물의 부패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식물을 오래 보관할 있다. 일본의 채소절임과 구분되는 특징이 여기 숨어 있다. , 일본의 소절임은 소금을 저장의 목적으로 쓰기 때문에 많이 넣어야 한다. 따라서 짜게 절여지게 된다. 국의 채소절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국의 김치는 고춧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금을 조금 넣어도 된다. 크게 짜지 않으면서도 김치는 비교적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김치는 발효과정에서 유산균을 생성하고 배추 자체도 섬유소가 풍부하여 문제로 고민하는 현대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유구한 역사와 다채로운 맛을 자랑하는 먹거리


김장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보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기록은 고려 시대 이규보(1168-1241)


<가포육영> 나오는무를 장을 곁들이면 여름철 3개월간 좋고(得醬尤宜三夏食) 소금에 절여 9 겨울을 대비한다(漬鹽堪備九冬支)”에서 찾는다. 아주 오래전에는 순무, 가지, 부추 등을 소금으로만 절인 형태로 먹었고, 여러 종류의 채소를 응용하면서 김치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조선시대에 들어 외국으 로부터 고추가 유입되면서 현재와 같은 김치 형태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김치의 특성 하나 단순히 소금에 절이는 것이 아니라 향채소를 곁들여 양념하는 것이다. 김치 담금법은 고려 시대에 이미 정착되었다. 고려시대에서 조선 초기 사이에는 , 마늘, 생강, 여뀌, 백두옹이 주축 이루면서 , 미나리, 산초, 부추 등의 양념이 추가됐다. 조선 중기 임진왜란 전후에는 고추가 양념으로 추가되면서 , 마늘, 생강, 부추, 고추가 주축을 이루고 , 미나리, 산초를 곁들였다.


김장은 김치의 장기저장을 위한 풍습으로 진장(陳藏), 침장(沈藏)이라고도 했다. 추운 겨울 3 월이 필수 저장기간이지만 길게 잡으면 늦은 가을에서 이른 햇채소가 나오는 시기까지 4~5 개월도 가능했다.


속리산 법주사에 묻혀 있는 돌항아리는 신라 33 성덕왕 19(720) 설치한 김칫독으로 정하니 김장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있다.『동국세시기』10월조에는서울 풍속에 , , 마늘, 고추, 소금 등으로 독에 김장을 한다. 여름의 장담기와 겨울의 김장은 집안의 중요한 계획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농가월령가』에는,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다. 내에 정히 씻어 염담을 맞게 하고,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젓국지, 장아찌와 곁에 중두리(독보 조금 작고 둥근 그릇), 바탕이 항아리라. 양지에 가가(假家) 짓고 깊이 묻고 , , 알밤 얼지 않게 간수하고 했다.


김치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금까지 알려진 김치의 종류는 문헌에 기록된 것만 200 이상이었다. 어육김치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단일 음식으로 200 이상을 개발해내는 독창성을 가진 민족은 드물 것이다. 소금에 절인 채소인 가지를 놓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새로운 재료를 넣어 시도해 만들다 보니 200 가지가 것이다.


과학적인 지혜가 담겨 있는 김치의 종류는 뒤에도 계속 늘어났으며 지방마다 새로운 김치가 왔다. 가령, 남쪽지역인 전라도에서는 고들빼기김치가 유명하고, 중부지역인 개성에서는 보쌈김 치가 유명한 것이 그런 예에 속한다. 제주도의 동지김치, 충청남도 홍성의 호박김치, 경기도 이천의 게걸무김치, 강화도의 순무김치 등이 한정된 산물로 인해 지역을 대표하는 김치로 알려진 것이다.


이제 김장은 생존의 문제를 넘어 우리 민족의 동질성을 유지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함께 나누는 현대인의 공동체 문화가 되었다. 가족과 이웃 간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과 모여 정을 나누는 김장 치유의 행위가 되기도 한다. 이제 겨울이다. 올겨울에는 배추 포기라도 김장을 해서 나눠 먹어보자.


: 정혜경(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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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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