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최고의 드라마… 은혜와 감동 주는 책입니다”

14년간 번역해 현대어 성경 펴낸 박동순 장로

입력 : 2018-03-14 21:02/수정 : 2018-03-14 21:08

“성경은 최고의 드라마… 은혜와 감동 주는 책입니다” 기사의 사진
박동순 서울 온누리교회 장로가 자신이 번역한 ‘말씀, 스터디 드라마 바이블’을 들고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박 장로가 14년간 전 세계 20여권의 성경을 참고해 현대 우리말로 성경을 번역한 것이다. 아래는 ‘말씀, 스터디 드라마 바이블’의 창세기 1장 시작 부분.강민석 선임기자
초대 이스라엘대사를 지낸 박동순(83·온누리교회) 장로가 14년간 번역해 출판한 ‘말씀, 스터디 드라마 바이블’(도서출판 도미누스)이 크리스천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본처럼 ‘말한 분(話者)’과 해설자를 명기해 성경의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독자들이 성경을 재미있게 읽으며 감동을 얻고, 눈에 쏙쏙 들어오는 게 너무 신기하다고 하시네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성경이란 점에서 저 역시 보람이 큽니다.”

이 성경은 출간된 지 두 달도 되기 전에 1000부 이상 팔렸고 한때 교보문고 종교서적 부문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쉬운 한국어와 문체로 된 성경

박 장로가 번역한 성경의 가장 큰 특징은 현대인이 쓰는 문체로 번역됐다는 점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40년을 외교관으로 지냈다. 은퇴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성경을 읽은 박 장로는 성경이 너무 어려웠고 이해가 안 됐다. 옛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문득 ‘성경이 많이 안 읽히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는 영어처럼 뉴인터내셔널 버전 같은 현대어 성경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공부 삼아 번역을 시작한 겁니다. 아내는 지난 100여간 은혜를 끼친 수많은 성경이 있는데 성서학자도 아닌 사람이 왜 성경을 새로 번역하느냐고 반대했어요. 유명 성서학자인 목사님도 반대했고요. 그러나 14년 만에 신구약을 완역해 현대어 번역성경을 내놓으니 새롭고 놀라운 시도라며 성경학자도 긍정적인 평가를 해줬죠.”



성경의 각본화, 지도 첨가

박 장로의 성경번역은 수많은 난관과 마주했다. 이를 기도하며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연극의 각본처럼 이야기를 설명하는 사람, 주연 배우와 조연 배우가 등장해 성경에서 누가 어떤 일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게 했다. 66권의 각 성경책과 전체 1186장의 요약설명, 관련 지도, 그림, 주석 등도 포함시켜 완전히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성경의 200가지 이야기를 찾아내 본문과 제목을 소개했다. 오전 8시 시작해 새벽 2시까지 쉬지 않고 이어진 작업이었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킹제임스 버전을 기본으로 하고 히브리어-영어 직역성경(구약), 희랍어-영어 직역성경(신약), 20여권의 영어성경 버전 및 일본성경 등을 모두 참고해 번역했습니다. 따라서 학술적으로 인정된 성경번역의 범주를 전혀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성경번역 선택할 수 있어야

박 장로는 “우리나라도 많은 성경번역이 나와 교회와 교인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성경학자가 아닌 한 개인이 번역한 새로운 성경에 보여준 성도들의 호의적인 반응에 큰 사명감을 느끼며 계속 보완 번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로는 성경번역을 마치고 출판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인쇄소를 정하고 책이 출판된 다음에 서점과 계약하는 등 모든 일을 혼자 처리했다. 이젠 대형서점뿐 아니라 시골서점에서도 주문이 오고 있다.

“성경은 인간 최고의 드라마라고 합니다. 인간만사가 다 녹아있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선명하게 가르쳐 줍니다. 영적 감동을 주는 쉬운 성경이 많이 나와 이러한 진리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길 바랍니다.”

14년을 꼬박 책상에 앉아 있었지만 여전히 시력이 좋고 허리도 꼿꼿한 박 장로는 건강비결에 대해 ‘하나님이 힘주시고 도우셨기 때문’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16465&code=23111111&sid1=chr

Posted by 행복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