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아침마다 달리니 수업 태도가 달라졌어요 [중앙일보]
2010.03.02 01:31 입력 / 2010.03.02 02:03 수정
서울 성북초교의 건강 달리기
서울 성북초등학교 어린이들이 1교시 수업 시작 전에 허들이 설치된 운동장을 달리고 있다. 아침 달리기 이후 어린이들의 체력이 많이 향상됐다. [안성식 기자] | |
“선생님 스티커 주세요.” 세 바퀴를 돈 2학년 심도연(8)양이 호루라기를 문 신승현 체육담당 교사에게 손등을 내밀었다. 빨간 스티커를 붙여주자 도연이는 자랑하듯 손을 높게 치켜들었다. 신 교사는 “스티커를 다 모으면 선물을 주는데 그걸 받고 싶어서 아이들이 꼬박꼬박 나온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성북보건소가 성북초등학교와 결연을 맺고 ‘아침건강달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운동량이 적은 요즘 초등학생들의 체력을 기르는 게 목적이었다. 1·2학년은 세 바퀴, 3·4학년은 네 바퀴, 5·6학년은 다섯 바퀴 이상을 일주일에 세 번씩 의무적으로 달리게 했다.
올해 4학년이 되는 박현영(10)양은 “운동하는 게 힘들고 지루했는데 지금은 공부보다 더 재밌다”며 “일곱 바퀴도 뛰는데 남자애들보다 더 잘한다”고 했다. 박양의 어머니 양영옥(38)씨는 “아이가 식욕이 좋아져 뭐든지 잘 먹는다. 평소보다 30분씩 일찍 일어나는 습관도 생겼다”고 자랑했다.
학생들의 수업태도도 달라졌다. 3학년 담임인 송준호 교사는 “저학년은 잠시라도 가만있지 못하는데 아침 달리기를 하고 나면 집중력이 높아져 지도하기가 편하다”고 했다. 신승현 교사는 “다른 학교도 시도했다가 흐지부지되는 것을 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유인’책을 썼다”고 했다. 저학년이 좋아하는 허들을 설치했다. 뒤로 달리기, 이어달리기, 경보 등 다양한 달리기 방식을 도입했다. 스티커와 포상도 아이들의 참여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2010학년도 새 학기 달리기는 이달 둘째 주부터 시작한다. 올해 목표는 전교생이 5㎞ 단축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체력향상 프로그램을 넣어 유연성과 심폐지구력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성북초의 달리기는 관내 다른 학교로 퍼지고 있다. 올해부터 석계·석관·성신 초등학교도 아침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글=김효은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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