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출퇴근이 당신의 건강을 갉아먹는다
- 입력 : 2016.02.18 14:30
출퇴근 시간 길수록 사망률도 높아져
출·퇴근에 각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사람은 건강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크리스틴 호에너 교수팀은 2012년 미국 예방의학저널에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텍사스 12개 도시 거주자 4297명을 대상으로 출퇴근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출퇴근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체활동과 심장혈관 적합도(CRF)가 떨어졌으며,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대사 위험 등 건강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출근 거리가 15km 이상 출퇴근자들은 일반인보다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24km 이상 출퇴근자들은 각종 건강 지표가 나빴으며 지방과다와 비만, 운동부족일 확률이 높았다. 또한, 장거리 출퇴근은 잘못된 영양 섭취, 불면, 우울증, 분노, 사회적 고립 등의 증상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중앙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운동 등 신체적 활동 부족과 이웃, 친구와 교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적고, 늦은 저녁식사, 수면부족 때문에 이와 같이 체중 증가와 운동 능력 감소,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거리, 장시간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건강이 악화돼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우메아대 지리학과 에리카 샌도우 교수가 스웨덴 인구 통계국의 자료를 토대로 출퇴근 거리와 사망률에 대해 조사해 ‘환경과 계획 A’라는 저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1994년 당시 55세 직장인 5만 9699명의 출퇴근-건강-사망률 기록을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간 분석한 결과, 14년 동안 장거리 출퇴근 여성의 사망 비율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54%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이같이 장시간 출퇴근으로 유발되는 스트레스는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뇌혈관질환 및 심장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여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거리 통근은 우울증, 불안감, 사회적 고립감, 적대감 증가 및 인지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시간 출퇴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일수록 짧은 통근 시간을 가진 사람에 비해 수면의 질이 더 낮고, 더 많은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목과 허리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이같이 장거리 출퇴근으로 인한 건강 악화는 물론 생명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조언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윤 교수는 “매일 버스나 전철을 이용해 장시간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 대중교통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버스나 전철에서 앉아서 이동할 경우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바짝 붙이고, 다리는 꼬지 않으며, 머리는 숙이지 말고 목과 허리, 어깨는 바르게 펴 척추와 관절이 받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상윤 교수는 “서서 이동할 때에도 몸의 중심을 바로 잡고 양쪽 다리에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고, 가방은 백팩이나 크로스백을 매는 것이 좋으며, 무릎과 발목을 수시로 스트레칭하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랜 시간 출퇴근을 하다보면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게 되는데, 이런 경우 눈, 귀, 목 건강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버스나 전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보통 눈높이보다 낮은 위치에 두고 장시간 사용하기 때문에 목에 많은 부담을 주어 거북목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고개를 세워 액정을 눈높이로 올려 30c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최소 20분마다 목을 좌우로 돌려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버스에서 서서 갈 경우에는 몸이 휘청되기 싶고, 다른 한 손에 손잡이를 잡고 스마트폰을 보기위해 머리를 숙이고 있어 경추에 부담이 가중되어 피로감이 크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움직이는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책이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보고 있으면 평소보다 눈을 오래 뜨고 있어 눈의 피로도가 심해지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여주고 한 번씩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한편, 장거리 통근자의 경우 매일 긴 시간을 운전하거나 이동하다보면 긴장감과 더불어 교통 정체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 또한 높아지고, 고혈압, 비만지수가 높아져 뇌혈관 및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퇴근 시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되도록이면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한 두 정거장을 미리 내려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2013년 미국 예방의학회지에 실린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이 약 2만명의 영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자가운전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도보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당뇨병 발병률은 40%, 고혈압 발병률은 17%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과체중의 위험도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전거, 도보, 자가운전이나 택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 순으로 비만율이 각각 13%, 15%, 19%로 높아졌고, 특히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사람일수로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활동이 건강관리에 매우 중요한데,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고, TV시청이나 컴퓨터 사용 시 눕지 말고 사용시간을 제한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고, 식사 후에는 잠깐이라도 산책 등을 통한 신체활동으로 심장마비와 같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체내 산화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피로도가 높아져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데, 비타민을 복용해 피로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출퇴근으로 바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겠지만, 시간을 내서 꾸준히 운동을 하고, 마음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극복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조수현 교수는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일수록 나이가 젊더라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평소 만성피로나 뒷목이 당기고 손발이 저리거나, 출퇴근 시 두통, 어지럼증이 있을 때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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