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말씀하시는

                       하나님

                                                                    윌리암 맥도날드

                                          21장

                       오직 여호와시니이다


   1942년 나는 캔자스시티 패어팩스 지방에 위치한 미 공군기지에 배속되었습니다. 당시에 미국은 2차대전에 참전 중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복무하는 동안 나는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로 파견 근무를 명받았습니다. 수요일 밤 10시에 떠나야 했습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는데, 당시는 비행기 여행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나는 널찍하고 값싼 군인용 숙소에서 좀 불안한 마음으로 쉬고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공군기지에 가서 비행기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작전실 벽에 비행 일정이 적혀 있었습니다. 내가 탈 비행기는 대대에서 가장 낡은 기종이었습니다. 조종사의 말이, 여기 저기 손보지 않은 데가 없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그 조종사도 비행경력이 별로 없는 신참이었습니다. 조종사가 신참이니 부조종사는 얼마나 더했을까요. 그밖에 물어볼 것은 한가지뿐이어서 나는 기상실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오클랜드 사이에 날씨는 어떻지요?"

   "날씨가 정말 알고 싶나요?"

   왠지 불길한 어조로 되물었습니다.

   "예, 알고 싶습니다."

   "온 종일 잔뜩 찌푸렸지요."

   그 순간 나는 이런 말씀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웠으니..."(벧전 4:7).


   기상실 병사는 날씨가 안 좋아 유감이라며, 9시 50분에 차를 보낼테니 숙소에 돌아가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나는 이제 곧 영구차가 오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내 방에 돌아와서는 이 밤이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연민 속에 한 동안 뒤척이다가 나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습구나. 네 믿음이 어디 있지? 너는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곤경에 처할 때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반응했지?"

   "하나님 말씀을 폈지. 하지만 성경 어디를 펴야하지?"

   "그리스도인들이 위로를 받고 걱정 근심에서 풀려나기 위해 보통 어디를 펴지?"

   "시편을 피겠지. 하지만 시편 어디를 읽어야 하지?"

   "처음부터 시작해볼까?"

   나는 시편을 펴서 처음부터 읽었습니다. 그러나 내 절박한 상황에 적용할 만한 말씀이 안 보였습니다. 2편을 읽었습니다. 흰종이에 검은 글씨뿐이었습니다. 3편을 읽었습니다. 곤고한 심령을 위한 평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4편을 펴니 한 구절이 네온사인처럼 밝게 빛났습니다. 8절이었습니다.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거하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시니이다."


   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비행기가 아니었습니다. 조종사가 아니었습니다. 날씨가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안전은 주님 손에 있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요?


   나를 태우러 차가 왔을 때 운전수는 곤히 자는 나를 깨워야 했습니다. 시편 4편 8절이 달콤한 잠을 자게 한 것입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나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또 잠에 떨어졌습니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오클랜드에 다 왔다는 안내방송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내 곁에 앉아있던 한 장교는 내가 어떻게 그렇게 곤히 잠잘수 있는지 의아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제까지 비행기를 타면서 최악의 폭풍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번개가 날개 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봤다고 했습니다.

   내가 곤히 잠들 수 있었던 것은 내 노력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주님이 하신 일이었습니다. 나는 근심 걱정이 한 짐이었지만 주님께서 평안을 주셔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수천 년 전에 기록된 성경구절을 통해 1942년에 말씀하실 수 있을까요? 분명 그날 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내게 꼭 필요한 말씀이었습니다.

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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