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기대하는 반퇴세대에게 적합한 직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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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섭(65)씨는 은퇴가 두렵지 않았다. 노후 준비를 비교적 잘 해뒀고, 충분히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고정적인 일이 없는 건 꽤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등산도 하루 이틀. ‘오늘은 또 뭘 하며 보낼까’ 생각하는 게 일상이 됐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폐가 재건 자원봉사에 나선 김씨는 흙집 짓기에서 몰랐던 흥미를 찾았다. 1년 정도 경력이 쌓이자, 주변 사람에게 가르칠 정도가 됐고, ‘흙집 건축가’라는 멋진 타이틀도 얻었다.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됐다. 출산율이 매우 높았던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나 한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었지만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재취업 시장은 견고하지 않다. 한국고용정보원이 5일 ‘반퇴세대’가 퇴직 후 도전할 만한 직업을 소개하는 ‘인생 2막, 새로운 도전’을 5일 발간했다.

고용정보원은 반퇴세대에 적합한 30개 직업을 ‘틈새도전형’, ‘사회공헌·취미형’, ‘미래준비형’ 세 가지로 분류했다. 틈새도전형은 풍부한 직장 경력과 인생 경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이다. 특정 분야 전문지식이나 경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다소 높지만 중·단기 교육과정을 거쳐 지식을 쌓으면 노후에 안정적인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혼자 서적 등을 기획, 출판하는 ‘1인 출판기획자’,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농장을 운영하고 작물을 재배하는 ‘스마트팜 운영자’, 도시에서 직접 민박을 운영하는 ‘도시민박 운영자’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공헌·취미형은 사회에 기여하거나 취미 삼아 할 수 있는 직업이다. 집 주변에서 청소년에게 해가 될 환경을 감시하는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원’, 낙후된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활성화를 돕는 ‘마을재생 활동가’가 있다. 미래준비형은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새로운 직업이다. 현재 교육과정을 준비 중이거나 관련 자격증을 만들고 있다. 제도가 정비되면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혼을 고려하는 사람에게 법적 절차, 재무 문제에 관해 조언하는 ‘이혼 상담사’, 집주인의 의뢰를 받아 임대 주택을 관리하는 ‘주택임대 관리사’ 등이 이에 속한다.

이랑 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고령으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불안을 경험하는 이들이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업을 소개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도전할 만한 새 직업을 탐색하라”고 조언했다. ‘인생 2막, 새로운 도전’은 전국 고용센터 및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공공도서관 등에 이달 말 배포된다. 고용정보원 홈페이지(www.keis.or.kr)에서도 볼 수 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인생2막 기대하는 반퇴세대에게 적합한 직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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