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빅뉴스] 두 다리로 다시 일어선 생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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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2.78,933 읽음

보스턴 마라톤 테러가 일어난 지 3년. 당시 폭발로 왼쪽 다리를 잃은 두 남녀가 같은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패트릭 다운즈와 아드리안 해슬릿. 지난 18일, 120회를 맞은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의족을 차고 출전한 겁니다.

"나는 마틴, 션, 린지, 크리스탈(당시 희생자들)과 함께 달렸다" 패트릭은 42.195km를 5시간56분46초 만에 완주한 뒤 보스턴 테러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렀습니다. 또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아내를 부둥켜 안고 울었습니다. 그들에겐 더 특별한 순간이었을 겁니다.

"장애는 우리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그녀 곁에 있고, 그녀는 내 곁에 있다" 아내 역시 당시 테러로 두 다리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결승선에서 패트릭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아내뿐이 아니었습니다. 빌 리처드. 3년 전 보스턴 마라톤 참가자였죠.

빌의 가족들은 그를 응원하러 나왔다가 모두 테러의 희생자가 됐습니다. 8살 아들은 숨지고, 딸은 왼쪽 다리를, 아내는 한쪽 눈을 잃었죠. 빌은 슬픔을 극복하고, 평생 지우고 싶은 기억의 장소를 다시 찾았습니다. 패트릭을 비롯한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요.

패트릭과 함께 참가한 아드리안도 경기 도중 다리에 문제가 생겨 진료를 받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습니다. 10시간 만에 도착한 결승선. 그 때까지 기다린 사람들은 뜨겁게 그를 맞이했습니다.

"한 개의 다리, 양말, 그리고 신발" 댄서였던 아드리안은 특별한 이유로 대회 참가를 결심하고, 6개월을 준비했습니다. 지체장애인에게 제공할 의족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죠.

"테러와 폭탄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 우리 모두는 계속 나아가 완주할 것이다" - 버락 오바마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참고 완주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출발선에서뿐만 아니라, 2013년 4월 15일 이후 사람들은 늘 우리 곁에 있었다" - 패트릭 다운즈

아픈 기억을 딛고 불편한 몸으로 42.195km를 달려낸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다시 설 수 있도록 응원해 준 모두가 빛나는 완주의 주역이었습니다

[원종호 인턴기자]

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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