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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XX!"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또 한 명이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그 뒤로 주심이 빨강색 카드를 높이 들었다. 벌써 3명째 퇴장. "별로 심한 반칙도 아닌데 오늘따라 판정이 너무 엄격하네요."
지난 17일 해남에서 벌어진 제63회 전국 고교축구 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축구협회 공동 주최) 7조 경기. 성지고는 3명이 퇴장당해 8명이 싸우는 불리한 상황에서 안동고에 0대3으로 졌다.
1승1패로 동대부고와 함께 3팀이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로 16강 진출 실패. 그래도 선수들은 기 죽은 표정이 아니었다. "우린 실망하지 않아요. 워낙 당하면서 살아 왔거든요. 하지만 꼭 되살아나죠. 그래서 우리 별명이 '악돌이'잖아요." 3년생 포워드 김정섭의 말처럼 이날 경기장엔 '우리는 악돌이다. 성지 파이팅!'이란 플래카드가 펄럭였다.
서울 화곡동에 있는 성지고는 대안학교다. 다른 학교에서 퇴학당하거나 방황하던 '문제아'들, 그리고 뒤늦게 학업을 시작한 중·장년층이 다니는 '서울시교육감 지정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다. 70년대 초 빈민층을 상대로 한 야학시설이었다가 1978년 강서청소년직업학교가 됐고, 1982년 성지중·고등학교로 학교 이름이 바뀐 뒤 2001년 대안학교로 지정됐다.
지난 17일 해남에서 벌어진 제63회 전국 고교축구 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축구협회 공동 주최) 7조 경기. 성지고는 3명이 퇴장당해 8명이 싸우는 불리한 상황에서 안동고에 0대3으로 졌다.
1승1패로 동대부고와 함께 3팀이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로 16강 진출 실패. 그래도 선수들은 기 죽은 표정이 아니었다. "우린 실망하지 않아요. 워낙 당하면서 살아 왔거든요. 하지만 꼭 되살아나죠. 그래서 우리 별명이 '악돌이'잖아요." 3년생 포워드 김정섭의 말처럼 이날 경기장엔 '우리는 악돌이다. 성지 파이팅!'이란 플래카드가 펄럭였다.
서울 화곡동에 있는 성지고는 대안학교다. 다른 학교에서 퇴학당하거나 방황하던 '문제아'들, 그리고 뒤늦게 학업을 시작한 중·장년층이 다니는 '서울시교육감 지정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다. 70년대 초 빈민층을 상대로 한 야학시설이었다가 1978년 강서청소년직업학교가 됐고, 1982년 성지중·고등학교로 학교 이름이 바뀐 뒤 2001년 대안학교로 지정됐다.
- ▲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그들은 실망 대신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해남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성지고 선수들. 성지고 제공
지난 2006년 7월 창단된 축구팀도 '외인구단'이다. 다른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 포기했거나,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전체 40명의 선수 중 생활보호대상자가 5명이다. 학교엔 운동장도 없다. 경기도 파주시립 운동장을 빌려 쓰고 있다. 감독 김인배씨 역시 다른 학교에서 쫓겨난(?) 사람이다. 전 소속 팀을 6차례나 결승에 진출시켰지만 학교 재단에 밉보여 떠밀리다시피 나왔다.
학교 특성상 특기생을 받을 여건이 안 되지만 성지고는 고교축구 신흥 강호로 인정 받고 있다. 작년 청주 직지배 초청대회 준우승, 부산MBC대회 4강, 서울시 교육감배 준우승을 차지했다. 부산MBC대회 때는 페어플레이상까지 받았다. 축구팀이 정규학교들을 잇달아 누르고 좋은 성적을 내자 그 동안 이 학교 출신임을 숨기고 싶어했던 선배들이 모여들었고 자연스럽게 동문회가 결성됐다. 여의도에 사무실을 냈고, 일부 동문들은 대회 때마다 깃발을 만들어와 응원을 하고 선수들 회식자리까지 마련해주고 있다.
김한태 성지고 교장은 "우리 학교는 거대한 용광로"라고 말한다. "못 쓰게 된 숟가락부터 녹 슨 고철, 버려진 폐철까지 모두 녹여 새로운 훌륭한 제품으로 만들어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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