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 이 수수한 평화의 땅..나만 알고 싶은 풍경 한 점 와인 한 잔

입력 2019.01.11. 03:36 

유럽의 숨은 보석찾기 '슬로베니아'

[서울신문]슬로베니아. 조금 낯선 나라다. 유럽 동남부에 자리한 나라인데 옛날에는 유고 연방에 속했다. 나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슬라브족들이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슬로베니아에 관한 책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인터넷 서점을 찾아보면 김이듬 시인이 슬로베니아를 여행하고 쓴 여행기 ‘디어 슬로베니아’가 나온다. 슬로베니아에 교환 교수로 머물며 틈틈이 여행한 슬로베니아를 시인 특유의 감수성 어린 문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슬로베니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힐링’ 혹은 ‘위로’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 그것이 지닌 가식적인 느낌을 싫어하는 다소 까칠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온 후로 조금씩, 천천히 마음을 치유받았다. 바쁘게 뛰어다니며 불안하고 초조하게 살아온 지난 삶을 돌아보며 자족과 평화를 길어 올렸다. 태생적 방랑자인 양 수없이 여행을 다니며 노마드적인 생활이 몸에 배어 있는 내가, 슬로베니아에서 고향에서조차 느낄 수 없었던 수수하고 평화로운 삶의 길을 발견한 것이다.”

김이듬 시인의 이 감상이 가장 정확한 것임을 슬로베니아에 가보면 알게 되시리라.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 나라. 뉴스를 따라가기조차 버거운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느린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나라가 바로 슬로베니아다.

양옆으로 바로크양식과 아르누보 스타일의 건축물이 즐비한 류블랴니차강. 소란스럽지 않아 산책을 하듯 느린 걸음으로 돌아다니기 좋다. 이 강에 놓여진 트리플교는 사진엽서에 가장 많이 등장할 정도로 빼어나다.

슬로베니아는 발칸반도에 숨은 듯 자리잡고 있다. 면적은 전라도와 비슷하다. 인구는 200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라가 워낙 작다 보니 동서를 횡단해 봐야 고작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슬로베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맨날 국경지대만 다니게 된다. 여기는 헝가리, 저기는 독일, 저기는 크로아티아와 국경이다.

슬로베니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이 해체되면서 독립했는데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더 많다.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주인공 베로니카는 자살을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조국 슬로베니아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쓴 기자에게 슬로베니아를 설명하는 편지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그녀는 탄식한다. “슬로베니아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몰라. 아무도. 이는 온당치 못한 국제적 무관심이다”라는 황당한 유서를 쓰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슬로베니아를 찾는 여행자들은 수도 류블랴나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발음하기가 약간 까다로운 이 도시는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다.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하지만, 인구라고 해봐야 28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어느날 가이드와 함께 류블랴나 거리를 걷는데 가이드가 이렇게 말했다. “아니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못 보던 사람들이 많지?”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아, 오늘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구나.” 그렇다. 류블랴나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근 도시와 국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류블랴나로 온 것이다. 그러니까 류블랴나에서 태어나 30년째 살고 있는 그녀는 류블랴나 사람들 대부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류블랴나는 그만큼 작다.

류블랴나 성에서 굽어본 류블랴나 시가지 전경.
프레셰렌 광장의 노천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류블랴나 중심에 있는 광장으로 슬로베니아의 국민시인인 프레셰렌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류블랴나 가운데 자리한 프레셰렌 광장은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등지에서 오는 기차들이 정차하는 중앙역과 가깝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여행자들과 현지인들로 붐빈다. 프레셰렌이라는 이름은 슬로베니아의 국민 시인인 프레셰렌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낭만주의의 선두주자였으며, 강렬한 문장으로 유명했던 시인이다. 그가 죽은 날인 2월 8일을 국경일로 정하고, 이날 전국적으로 그의 시를 읽는 낭송회와 콘서트, 연극 공연 등이 열린다고 하니 그에 대한 슬로베니아 국민들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동상은 아득한 시선으로 어느 지점을 응시하고 있는데 그 시선이 닿는 지점에는 그가 평생 사랑했던 여인 율리아 프리미츠의 집이 있다. 평생 사랑했지만 신분의 차이로 함께할 수 없었던 그들을 위해,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라는 의미로 이렇게 동상을 배치했다고 한다.

이탈리아와 접한 국경도시 피란의 타르티니 광장. 피란 여정의 들머리이자 중심인 곳이다.

광장 옆으로는 류블랴니차강이 흐른다. 강 양옆으로는 바로크 양식과 아르누보 스타일의 건축물이 즐비하다. 대부분 레스토랑과 카페, 서점 등이다. 소란스럽지 않아 산책을 하듯 느린 걸음으로 돌아다니기 좋다.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트리플교가 나온다.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건축가 요제 플레치니크가 설계한 것으로 류블랴나 엽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류블랴나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류블랴나 성이다. 9세기에 처음 세워졌다가 1511년 지진으로 파괴된 후 17세기 초에 재건됐다. 성에 오르면 장난감 도시 같은 류블랴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슬로베니아를 일컫는 또 다른 별명이 있다. ‘유럽의 미니어처’다. 이 작은 나라 안에 유럽의 모든 것이 다 모여 있기 때문이다. 블레드 호수에서 2시간 정도 북쪽으로 가면 피란 지역. 또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이탈리아와 면한 휴양도시인데 슬로베니아 사람들도 즐겨 찾는다. 가이드는 피란이 너무 좋다고 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을 꼽으라면 이곳일 거야.”

‘줄리안 알프스의 진주’라고 불리는 블레드 호수. 알프스 만년설이 녹아 형성됐다. 둘레 6㎞의 작은 호수이지만 유럽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물 좋고 산 좋은 ‘유럽의 미니어처’

유럽에서 유명한 온천지대 중 손꼽히는 곳이 슬로베니아다. 물이 좋기로 유명한 이 나라는 수로의 길이가 3만㎞에 달하고 수돗물은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하다. 또한 나라 곳곳에 흩어진 87곳의 샘에서 온천수와 광천수가 솟아난다. 마그네슘과 칼슘이 풍부한 온천 지대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다양한 질병에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도 크로아티아, 독일, 이탈리아 등 주변국부터 멀리 대만에서까지 치유 목적으로 여행객들이 찾아온다. 라스코 온천 마을은 EDEN(European Destination of ExcelleNce)이 뽑은 ‘2013 유럽 최고의 여행지’로 뽑히기도 했다. 라스코 지역은 중세 시대 로마인들에게 발견된 이래 선교사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했던 곳으로 1854년 합스부르크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가 공식적으로 온천 지역으로 명명했다.

알프스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알프스 하면 스위스를 떠올리지만 슬로베니아도 발을 걸치고 있다. 줄리안 알프스라고 부르는,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북서부 산악지대다. 트리글라브 등 2000m 이상 고봉이 줄줄이 이어진다. 6월까지도 잔설이 남아 있을 정도다.

블레드 호수는 ‘줄리안 알프스의 진주’라고 불리는 곳이다. 둘레 6㎞의 작은 호수이지만 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졌다.

호수가 보여 주는 풍경은 정말이지 그림 같다. 푸른 물비늘을 일으키며 햇살을 반사하는 호수와 그 호수 위에 떠 있는 작은 섬, 그리고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알프스 산맥은 방금 달력에서 오려낸 듯한 풍경을 보여 준다.

블레드 호수가 유명한 건 블레드 호수에 떠 있는 블레드섬 때문이다. 이 자그마한 섬은 슬로베니아에서 유일한 섬으로 전통 나룻배 ‘플레타나’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블레드 호수엔 플레타나가 23척뿐이다.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시대 때부터 그랬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블레드 호수가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았고 딱 23척의 배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 숫자가 200년 넘은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 뱃사공 일은 가업으로만 전해지고 남자만 할 수 있다고 한다.

슬로베니아 특산품인 오렌지 와인. 첫맛은 화이트 와인, 끝맛은 레드 와인이다.

●첫맛은 화이트·끝맛은 레드 ‘오렌지 와인 ’

슬로베니아 와인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은 저마다 자기 나라 와인에 대한 찬란한 수식어를 붙이는데 슬로베니아 와인도 이 리스트에 한자리를 차지한다. 오렌지 와인이다.

많은 이들이 오렌지로 만든 와인이라고 오해하지만 당연히 포도로 만들었다. ‘제4의 와인’으로도 불린다. 몇 년 전 영국 와인저널 ‘디켄터’의 칼럼니스트 크리스 머서가 자신의 칼럼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은 오렌지 와인일 것”이란 추측을 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레드 와인 양조 방식을 접목해 만들기 때문에 레드 와인의 풍부함과 화이트 와인의 상쾌함을 모두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첫맛은 화이트, 끝맛은 레드다.

●400세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 기네스북 올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도 슬로베니아에 있다. 드라바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마리보르는 슬로베니아 제2의 도시로, 생산되는 와인 중 90% 정도가 화이트 와인인, 그야말로 화이트 와인의 천국이다.

마리보르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대단한데, 그 자부심의 한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가 있다.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라 온 이 포도나무는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16세기에 지어진 올드 바인 하우스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다. 여행하는 동안 한 번도 화내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없다. 어느 레스토랑에서 가이드가 내게 슬로베니아식 치킨을 맛보여 주기 위해 웨이터에게 10분 동안 치킨에 관해 이것저것 물었지만 그는 시종일관 웃으며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같으면 메뉴판을 던져 놓고 나갔을 텐데 말이다.

김이듬 시인은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대한 자유롭고 게으르게,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삶이라는 여행을 누려 가야겠다.” 슬로베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알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마음에 낙관과 사랑이 생겨나게 하는 것은 열렬함과 치열함이 아니라, 한낮의 따스한 햇볕과 한 줌의 시원한 바람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아닐까 하는 사실을 말이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여행수첩

슬로베니아로 가는 직항은 없다. 뮌헨, 터키 등을 거쳐 가야 한다. 블레드는 오스트리아 국경과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 등 인근 국가에서 도착하고 출발하는 국제선 전용 기차역이 따로 있다. 자세한 정보는 유레일 홈페이지(www.eurail.com/kr)를 참조하면 된다. 중부 유럽과 발칸반도를 잇는 주요 열차편도 류블랴나를 거쳐 간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늦다. 비자는 필요 없다. 통용되는 화폐는 유로화.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다. 슬로베니아 소시지로 크라니스카 크로바사가 있다. 다진 돼지고기에 마늘과 소금, 후추 등을 넣어 양념한다. 식감이 탄탄하고 간이 짭조름하다. 라스코와 유니온은 슬로베니아 맥주의 양대 산맥. 두 맥주 모두 풍미가 강한데 라스코는 쌉싸름한 맛이 강하고, 유니온은 부드러운 맛이 강하다. 포티차라는 음식도 있다. 호두나 허브, 양귀비씨, 치즈, 꿀을 넣은 것으로 롤케이크와 비슷하다. 결혼식이나 부활절, 성탄절과 같이 중요한 행사나 공휴일에 먹는 전통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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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N 여행] 깊고 짙은 청록의 6월 가볼 만한 '국립 휴양림'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연하디 연한 신록은 날이 갈수록 짙어지며 푸르게 변하고 있다.

한층 풍성해진 잎들은 짙은 그늘을 만들어 낸다.

한여름 뙤약볕을 상기시킬 만큼 강렬한 햇볕을 피해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다.

이럴 때 편안한 쉼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자연휴양림이 바로 그곳이다.

산림청이 추천한 곳을 포함해 모두 3곳을 소개한다.

방장산 짙은 녹음 아래 야전침대 펴고 꿀잠(성연재 기자)
방장산 짙은 녹음 아래 야전침대 펴고 꿀잠(성연재 기자)


◇ 방장산 자연휴양림

국립자연휴양림 관리소는 전라남도 장성 방장산자연휴양림을 6월 추천 휴양림으로 선정했다.

해발 743m의 방장산은 평야 지대인 전남 지역에 신비한 구름 속에 우뚝 솟은 산으로 신비감이 더해져 온 곳이다.

편백과 함께 다양한 수종의 활엽수가 분포돼 있고 서해안과 가까워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은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 찾으면 좋다.

천연재료로 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장성호는 스포츠피싱의 메카인 곳이기도 하다. 수많은 동호인들이 루어낚시를 위해 찾는다.

주소: 전라남도 장성군 북이면 방장로 353(☎ 061-394-5523)

장성호에서 루어낚시를 즐기는 스포츠낚시인들(성연재 기자)
장성호에서 루어낚시를 즐기는 스포츠낚시인들(성연재 기자)


◇ 청옥산 자연휴양림

청옥산휴양림은 대한민국 유일의 캠핑 특화 휴양림이다(성연재 기자)
청옥산휴양림은 대한민국 유일의 캠핑 특화 휴양림이다(성연재 기자)


청옥산자연휴양림은 대한민국 최고의 캠핑 전문 휴양림이다.

국내에서 캠핑에 대한 일가견이 있다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휴양림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에서도 베스트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청옥산자연휴양림이다.

최근에는 대대적인 보수를 통해 '오토캠핑 전문 휴양림'으로 거듭났다.

청옥산은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경북 최고의 오지에 있는 원시림이 우거진 봉화의 휴양림으로 진정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만 노크를 허락한다.

이곳은 국내에서도 원시림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도 손꼽힌다.

1.8㎞에 걸쳐 흐르고 있는 계곡 물은 한여름에도 이를 덜덜 떨며 물 바깥으로 뛰쳐나올 만큼 차갑기 그지없는 얼음물로 유명하다.

가까운 분천역에서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고 양원역과 승부역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

깊고 깊은 청옥산 자락의 휴양림은 짙은 그늘을 선사한다(성연재기자)
깊고 깊은 청옥산 자락의 휴양림은 짙은 그늘을 선사한다(성연재기자)


주소: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청옥로 1552-163(☎ 054-672-1051)

◇ 미천골 자연휴양림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7km에 달하는 미천골 계곡을 따라 힐링하기 최상의 장소다.

수도권에서 넘어간다면 오색령을 따라 드라이브하기 최적의 장소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진 풍경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가슴이 탁 트일 지경이다.

서양양 IC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다.

휴양림 전역을 따라 펼쳐진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천연 풀장이 코앞에 있다(성연재 )
휴양림 전역을 따라 펼쳐진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천연 풀장이 코앞에 있다(성연재 )


캠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제2 야영장이 가장 좋으나 구름다리로 짐을 옮겨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오토캠핑장도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온수 샤워 등 시설 최고의 휴양림 가운데 한 곳이다.

주소: 강원도 양양군 서면 미천골길 168-16(☎ 033-673-1806)

polpor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09 11: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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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만 챙겨가면 된다…하룻밤 4만원짜리 럭셔리 캠핑

                                        
           
최승표기자
 “아이들이 캠핑을 가자는데 엄두가 안 난다. 수백만원 들여 장비를 갖춰도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면 다 팔아야 할 것 같다. 좋은 캠핑장을 찾는 것도 숙제다. 난민촌인지 갈빗집인지 분간이 안 가는 캠핑장은 질색이다. 자연 경관이 좋으면서도 저렴한 곳 어디 없을까.”
월악산 국립공원 닷돈재 풀옵션 야영장은 4종류 텐트가 46동 설치돼 있어 편하다. 부모는 장비 부담 없어 여유롭고 아이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트레일러형 폴딩텐트에서 쉬고 있는 가족의 모습. 장진영 기자 

월악산 국립공원 닷돈재 풀옵션 야영장은 4종류 텐트가 46동 설치돼 있어 편하다. 부모는 장비 부담 없어 여유롭고 아이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트레일러형 폴딩텐트에서 쉬고 있는 가족의 모습. 장진영 기자

캠핑 입문자는 고민이 많다. 수시로 산으로 들로 떠나는 열혈 캠핑족도 예외는 아니다. 이삿짐을 방불케 하는 캠핑 장비를 피고 접을 때마다 캠핑을 하는 건지 병영 체험을 하는 건지 회의가 든다. 최근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이 몰리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공원 풀옵션 야영장이다. 전국 22개 국립공원 38개 야영장 중 캠핑 장비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풀옵션 야영장이 5개 있다. 

장비 갖춘 국립공원 풀옵션 야영장 인기
4인용 침구·취사도구 각각 1만원으로 대여
월악산 닷돈재, 온수매트 깔린 텐트만 46동

풀옵션 야영장은 장비 부담이 없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장진영 기자 

풀옵션 야영장은 장비 부담이 없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장진영 기자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16년 캠핑 인구는 약 600만 명에 달했다. 캠핑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0년(137만 명)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캠핑장은 약 1000개에서 200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캠핑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부작용도 따랐다. 미등록 불법 캠핑장이 속출했고, 허허벌판에 금만 그어놓은 함량 미달 캠핑장이 성행했다. 2015년 3월 강화도 캠핑장 화재 사고로 안전 문제도 불거졌다. 캠핑족들은 국립공원과 산림청·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강동익 탐방정책부장은 “야영객이 급증한 2010년 이후 국립공원도 본격적으로 시설 개선에 나섰다”며 “이용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자동차 야영장 일색이던 국립공원에 다양한 테마형 야영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닷돈재 풀옵션 야영장에 있는 산막텐트. 온수매트와 야영장비 일체가 구비돼 있다. 장진영 기자

닷돈재 풀옵션 야영장에 있는 산막텐트. 온수매트와 야영장비 일체가 구비돼 있다. 장진영 기자

2013년 월악산·덕유산 국립공원에 최초로 풀옵션 야영장을 조성한 뒤 새로운 시도는 계속됐다. 사이트마다 어른 키 높이의 나무를 두른 에코힐링 야영장(치악산 금대), 백패커를 위한 트램핑존(지리산 백무동),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무장애 야영장(치악산 구룡)을 만들었다. 
 
지난 4월27일, 전국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렵다는 월악산 국립공원 닷돈재 야영장을 찾았다. 야영 장비는 아무것도 챙기지 않았다. 두끼 식사는 해결해야 했기에 충주 수안보에서 장을 봤다. 평일이어서인지 야영장은 한산했다. 체크인 시간인 오후 2시가 넘자 자동차가 한두 대 들어왔다. 야영장을 휘 둘러봤다. 계곡가에서 통기타 소리가 들려왔다. 중년 여성들이 포크송을 부르며 봄 정취를 만끽하고 있었다. 충북 충주에서 온 노은희(55)씨와 친구들은 “자연환경이 좋으면서도 값이 저렴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찾는다”고 말했다.
충주에서 온 노은희(왼쪽)씨와 친구들이 한적한 야영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충주에서 온 노은희(왼쪽)씨와 친구들이 한적한 야영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하룻밤 묵을 자리를 물색했다. 텐트 종류에 상관없이 1박 4만원이어서 가장 큰 카바나 텐트를 골랐다. 4인용 침구와 취사도구를 각각 1만원 주고 빌렸다. 밤 공기가 서늘해 침낭도 빌렸다. 침낭은 1개에 3000원이니 4인 가족이 하룻밤 7만2000원이면 럭셔리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장비가 제공되지 않는 자동차 야영장은 1박 1만6000원(전기 사용료 4000원 별도)으로 사설 캠핑장의 30~40% 가격이다.
풀옵션 야영장에서는 4인용 취사도구와 침구를 각각 1만원에 빌릴 수 있다. 장진영 기자

풀옵션 야영장에서는 4인용 취사도구와 침구를 각각 1만원에 빌릴 수 있다. 장진영 기자

널찍한 카바나 텐트에는 야전침대와 온수매트 깔린 킹 사이즈 침대가 하나씩 있었다. 아이스박스와 물통, 조명까지 없는 게 없었다. 월악산국립공원 송요섭 행정과장은 “텐트를 비롯한 장비는 보급형 저가 제품이 아니라 내구성 좋은 브랜드 제품을 쓴다”고 설명했다. 전국 야영장 중 가장 인기가 높다는 게 이해됐다. 성수기 인기 텐트의 예약 경쟁률은 100대 1이 넘는단다.
짐을 푼 뒤 야영장 입구 만수계곡 자연관찰로를 걸었다. 청청한 물소리를 들으며 신록 우거진 숲길을 걸으니 폐부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이맘때 산이 가장 아름답다는 건 직접 두 눈으로 봐야만 알 수 있다. 연두와 초록, 그 사이의 무수한 색이 산 전체를 수놓은 장관은 꽃 만발한 봄이나 단풍 불타는 가을 못지않게 화려했다.
월악산 국립공원 닷돈재 야영장 앞을 흐르는 동달천. 국립공원 야영장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에서도 가장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장진영 기자

월악산 국립공원 닷돈재 야영장 앞을 흐르는 동달천. 국립공원 야영장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에서도 가장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장진영 기자

별빛 반짝이는 밤, 화로에 돼지고기를 구워먹은 뒤 잠을 청했다. 웃풍은 있었지만 절절 끓는 온수매트와 자장가 같은 계곡물소리 덕분에 꿀잠을 잤다. 알람보다 이른 새소리에 눈을 떠 커피를 내려마셨다. 느긋하게 산책을 즐긴 뒤 대여 용품을 반납하고 야영장을 훌쩍 빠져나왔다. 이 점이 가장 좋았다. 직접 장비를 챙겨왔다면 도착해서 1시간, 정리하는데 1시간은 기본이니까.
참고로 ‘풀옵션’이지만 없는 것도 있다. 장작과 고기구이용 숯은 챙겨와야 한다. 아이스팩도 없다. 야영장 인근 마트를 이용하면 된다. 샤워장(1000원)이 있지만 온수 사용량이 제한적이다. 야영장에서는 세면만 하고 수안보 온천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동차로 20분 거리다.
 
◇국립공원 야영장 예약법=홈페이지(knps.or.kr)에서 회원 가입 한 뒤, 원하는 날짜(최대 2박)와 국립공원을 선택한다. 매달 두 차례, 보름치씩 예약을 받는다. 11일 현재, 5월31일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6월1~15일 예약은 5월15일부터 가능. 빈자리만 있다면 당일 예약도 된다. 성수기는 추첨제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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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음식만 챙겨가면 된다…하룻밤 4만원짜리 럭셔리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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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WEEK] 서울서 즐기는 유채꽃

                                        

           

 
한강변을 물들이는 유채 축제가 한창이다. 사진은 서울 서래섬 유채꽃축제 모습. [중앙포토]

한강변을 물들이는 유채 축제가 한창이다. 사진은 서울 서래섬 유채꽃축제 모습. [중앙포토]

어느덧 봄의 막바지다. 노란 유채꽃이 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이번 주말 수도권 곳곳에서 유채꽃이 하늘거리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가장 넓은 유채 밭이 조성된 곳을 찾는다면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한강시민공원이 답이다. 12일부터 14일까지 구리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데, 2만5000㎡에 이르는 밭을 가득 메운 유채꽃을 감상할 수 있다. 유채라 하면 본디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지만, 구리시는 축제 시간에 맞춰 꽃이 만개하도록 한 달 전 유채를 파종했다. 유채 밭 한편에 부스를 마련해 유채화관·유채팔찌 만들기 체험도 진행한다.  

늦봄 물들이는 노란 유채 물결
한강공원·에버랜드 유채꽃축제 한창

경기도 구리 한강시민공원에는 수도권 최대 유채밭이 조성된다. [중앙포토]

경기도 구리 한강시민공원에는 수도권 최대 유채밭이 조성된다. [중앙포토]

서울 반포한강공원 서래섬 일원에서도 14~15 이틀 간 한강 서래섬 유채꽃축제가 열린다. 서래섬은 1982~86년 올림픽대로 건설 중 조성한 인공섬으로 반포대교·잠수교·동작대교 등과 연결돼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12년 전부터 서래섬을 꽃밭으로 가꾸고 있는데, 가을에는 메밀, 봄에는 유채를 가꾼다. 금·토요일 반포한강공원에 열리는 먹거리장터 밤도깨비야시장(~10월 29일)도 함께 들러볼 만하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도 포시즌스 가든에서 21일까지 유채 축제를 진행한다. 진노랑색 꽃을 틔우는 탐미유채, 유채 중 희귀하게 흰색 꽃이 달리는 흰유채 등 유채 26만 본을 심어 놨다. 13일부터 유채 축제장 옆에 전국 봄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메뉴를 판매하는 음식 판매 부스가 열린다.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THIS WEEK] 서울서 즐기는 유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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