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말씀하시는

                    하나님

                                                                 윌리암 맥도날드

                                     20장

                     불과 물을 지날 때에


   데이빗 헌트의 고객 중 하나는 시에라 네바다의 산기슭에 네개의 공장을 소유한 목재 재벌이었습니다. 본사는 캘리포니아 메르세드에 있었습니다. 헌트는 공인회계사로서 탁월한 재정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의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었습니다.


   그 회사는 매달 정기융자액이 10만 불에, 급료에 포함된 세액이 7만 불에, 일반 채무가 2백만 불에 달했으며, 경영을 유지하는데 하루에 1만 5천불이 들었습니다.


   그 회사의 지배인은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제재소 둘과 박스 공장 하나를 경쟁업체에 팔아넘기기를 원했습니다. 그는 헌트에게 그 거래가 성사될 때까지 채권자들을 막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헌트는 그 부탁을 받아들이고, 이제 막 부도 직전에 몰린 그 회사의 경영을 떠맡게 되었습니다. 그는 엄청난 곤경에 말려든 것이 분명했습니다. 어쩌다가 그가 그런 재정적인 파산에 스스로 휘말려들었을까요?


   헌트는 헌신된 그리스도인이었으며, 주님께서 그의 모든 것을 돌보신다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는 매니저에게 몇몇 채권자들에게 수표를 발부하고 하나도 부도내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은행대부로 자금이 들어왔고, 매상이 증가했고, 자금회수가 원활해졌습니다. 일종의 외줄타기 같은 재정적인 극단조치였습니다. 한번은 트럭을 팔아 7,500불짜리 채무를 막았습니다.


   제재소 중 하나를 팔아넘기기 전에 "계약금조로" 경쟁업체에서 5천 달러가 입금되었습니다. 그것은 당장의 위기를 넘길만한 액수였지만 어디까지나 잠시뿐이었습니다. 상황이 절박해졌고, 헌트는 곧 수갑을 차고 감방에 들어갈 처지였습니다. 한번은 산 라파엘에 사는 한 채권자를 찾아가던 길에 산 퀜틴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징조였을까요?


   또 다른 제재소를 처분하기 위한 거래가 난항에 부딪혔을 때, 주님께서 시편 66편 10~12절을 통해 헌트에게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시험하시되 우리를 단련하시기를 은을 단련함 같이 하셨으며 우리를 끌어 그물에 들게 하시며 어려운 짐을 우리 허리에 두셨으며 사람들로 우리 머리 위로 타고 가게 하셨나이다. ..."


   헌트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지난 6개월이 이런 상황이었다. 나는 빠져나갈 데 없는 그물에 걸렸다. 기적이 일어난다 해도 또 다른 위기로 넘겨질 뿐이다. 아무와도 나눌 수 없는 시련과 역경을 견뎌왔다.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내 머리 위를 타고 다녔다.' 빚쟁이들이 사방에서 욕설과 위협과 참을 수 없는 압박을 가해왔다. 나는 그 모든 수모를 다 받아들이고 다만 하나님께 그분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용기를 달라고 부르짖을 뿐이었다.

   이 말씀은 내가 겪고 있는 시련이 한 가지 목적을 위한 것임을 보여주려고 기록된 듯하다. 하나님은 은을 불 속에 넣어 찌꺼기를 제하듯이 그분의 뜻 안에서 장래 목적을 위해서 나를 단련하고 계셨다. 나는 이미 오랫동안 불 속에 있는 자와 같았다. 그러나 다음 구절들은 진짜 불이 곧 올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우리가 불과 물을 통행하였더니 주께서 우리를 끌어 내사 풍부한 곳으로 들이셨나이다."


   그가 통과해야 할 불과 물이 남아 있다는 확신이 깊어졌습니다. 그런 연후에야 비로소 하나님의 구원의 약속이 최종적으로 성취될 것입니다.


   그가 그 말씀을 이해하고 개인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수금을 하려고 어느 곳을 가보려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제재소에서 불이 났습니다. 헌트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공장이 이미 다 타버렸습니다. 기계만 한대 겨우 건졌습니다. 그것은 공장이 돌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유일한 기계였습니다.


   몇 주 후 보험회사에서 불타버린 공장과 기계에 대한 보상으로 거금을 보내왔습니다. 그 돈이 은행 빚을 갚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편 66편에 묘사된 불은 문자그대로의 불이었다. 나는 오래전에 기록된 이 말씀이 어떻게 내 삶에 일어나는 사건들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지 더 이상 의심치 않았다. 이제 내가 통과해야할 물 역시 실제의 물이라고 생각지 못할 아무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그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고, 또 그런 것을 생각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다음해 겨울과 봄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과일상자를 만드는 공장이 물에 잠겼습니다. 또 폭우 때문에 곡물 생산이 늦어져 상자 판매량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채권자들에게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일 비가 그친다 해도 피해를 복구하고 잔해를 치우는데 여러 주가 걸릴 것이다. 그 때 가서는 때가 너무 늦다. 우리는 이미 불을 통과했고 아마 이번이 그 물이었다. 그러나 풍부한 곳으로 인도하신다는 약속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실현 불가능해 보였다."


   비가 그치자 엄청난 양의 상자가 주문이 들어왔고 헌트는 거액의 돈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2년 반에 걸쳐 매입자를 찾은 끝에 여러 곳에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한 회사가 대지와 공장과 트럭과 모든 장비를 사들였습니다.


   "1959년 봄과 초여름 동안 재고정리가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머지않아 빚을 청산하고 3년간 시달린 도산(倒産)의 위기가 끝날 것 같은 전망이 보였다. 당연히 기쁨과 안도감이 밀려와야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반대로 두려움이 생겼다! 나는 문제가 끝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더 이상 벼랑 끝에 몰리지 않게 될 것이 두려웠다. 승리의 벌판에 서 있기가 두려웠다. 이 어려움 덕택에 나는 기적이 실제로 일어나고 또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시는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일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면 그런 일을 기대할 수 있을까? 혹시 멀리 하늘에 숨어 계셔서 사람들이 죽어서 올라오기를 기다리시는, 그리고 사람들의 현재 이곳의 삶에는 아무 실질적인 역할도 하지 않으시는 그런 하나님을 향해 아름다운 기도와 찬송을 올리는 것으로 만족하는, 평범한 '믿음'의 공허함 가운데 남겨지는 것은 아닐까?"


   하나님께서는 그가 불과 물을 통과할 것이라고 헌트에게 말씀하셨으며, 그 일은 상징적으로만이 아니라 문자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간의 시련들은 비극으로 위장된 축복이었습니다. 헌트는 하나님의 손이 그를 위해 일하시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주님께 더욱더 맡길수록 우리의 삶이 더욱 초자연적인 것들로 가득 찬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영국인 성경교사 로이 힐은 시편 66편 12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불과 물을 통과하도록 부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땅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기본요소인 이 불과 물은 주의 백성들이 참고 견뎌야 할 시련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그 일을 당할 때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도 그런 길을 가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통과'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시련 뒤에는 축복과 평강의 부요가 있습니다. 십자가가 없으면 면류관도 없는 법입니다.


   '어떤 이는 물을 지나고,

   어떤 이는 불을 지나네.

   그러나 하나님은 노래를 주시네.

   밤에도 낮에도 온 종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주시네.'

Posted by 행복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