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규 칼럼] 목회자가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다고요? (2)
이민규 교수(한국성서대학교) l 등록일:2015-12-16 14:19:16 l 수정일:2015-12-16 17:41:11 
     

▲이민규 교수ⓒ뉴스미션
우울증 때문에 고통 받는 이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첫째, 당신이 기독교인임에도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자책감을 가지지 말기 바란다. 어쩌면 당신의 교회 담임 목사님이나 사모님도 현재 혹은 과거에 우울증에 시달렸을 수 있다. 우울증을 앓았던 이들이 오히려 남들의 정신적 고통을 잘 이해하고 돕기도 한다. 자신이 경험자이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영적인 사람에게도 찾아온다. 마치 감기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듯이. 우울증은 도움을 받아야 할 질병이지 정죄 받아야 할 문제가 아니다. 필자는 교회 전도사들에게 종종 듣는다. 우울증 약을 복용한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교회에서 다들 자신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했다. 우울증을 믿음 없음의 동의어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런 잘못된 관점을 반드시 버려야 한다.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그 때문에 더욱 하나님을 사랑하고 의지하는 이들도 주변에 많이 본다. 그들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지 영적으로 약한 사람들이 아니다. 약함 가운데서 오히려 많은 이가 그리스도의 은혜를 더 세밀하게 체험하기도 한다.

둘째, 우리가 아무리 영적인 사람이라 해도 천상에 사는 것이 아니다. 연약한 육체를 가지고 죄악이 가득하고 불안한 이 땅에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만 가지고는 행복하기 어렵다. 사람에겐 누구나 친구가 필요하고 정서적 나눔을 통해 기댈 공동체가 필요하다.

우울증이 해결되기 어려울 때는 믿을만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기를 바란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우울증을 앓아도 주변에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감정에 공감해주는 이가 있으면 크게 도움이 된다.

이것은 목회자에게도 마찬가지다. 때론 우울증의 원인인 뇌와 신체에서 호르몬과 화학성분의 이상을 해결하면 우울증 증상이 많이 완화될 수 있다. 약물이 아닌 자연치료 방법으로는 정기적인 운동이 크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우울감을 막는 세로토닌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마치 관절을 삐거나 뼈에 금이 간 것과 같은 질병일 뿐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우울증이 심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닫기를 바란다. 우울증을 내버려두어 중증이 되기 전에 도움을 받는다면 현대의학의 치료 효과는 매우 좋다.
    
셋째, 기억하라. 필자는 우울증을 앓는 많은 기독교인의 고백을 들었다. 비록 힘든 삶이지만 이 또한 자신을 하나님께로 이끄는 놀라운 은혜의 통로였다고. 마지막으로 사도 바울의 고백을 함께 나누고 싶다.

“내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충분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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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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