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97세 노철학자의 건강 비결
내가 생각하는 노교수의 건강 비결은 먼저 ‘부지런함’이다. 20년째 댁에 갈 때마다 서재엔 언제나 쓰고 계신 새 원고가 있다. 사람들은 그동안 뭐하셨는지 묻지만 실은 언제나 똑같았다. 책을 읽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하셨다. 그중 어떤 것은 알려지고, 어떤 것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거리 두기’다. 총장이니 장관이니 남들은 눈에 핏발을 세우며 탐내는 자리들에 한 점 관심조차 보인 적이 없다. 자식들 일도 그들이 묻기 전에는 먼저 말씀하지 않는다. 여기서 들은 얘기를 저기에 전하지도 않는다. 철없는 아들 걱정에 하소연을 늘어놓는 딸에게 그저 미소를 지으며 “네가 철이 나야 걔가 철이 들지.” 한마디 하시더란다. 냉정하게 보일 정도로 간섭하지 않는다. 평생 신앙생활을 하지만 맹목적인 열정과는 거리가 멀다. 합리적 이성을 토대로 교회나 목사가 아니라 예수의 가르침을 믿을 뿐이다. 뭔가에 열광하거나 뭔가에 분노해 소리를 질러대는 노인들이 가득한 시대에 그는 언성 한 번 높이는 일이 없다.
문유석 판사·『개인주의자 선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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