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바그람의 천사' 천정애 간호사
![]() |
'바그람의 천사' 천정애 간호사 (바그람기지<연합뉴스>=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아프가니스탄 바그람기지 한국병원에서 2년10개월여의 근무를 마치고 귀국을 사흘 앞둔 천정애 간호사.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히잡을 쓴 채 틈틈이 익힌 다리어(아프간 현지어)로 환자들을 돌본 그는 바그람기지 한국병원을 찾는 아프간 주민들에게는 '바그람의 천사'로 통한다. 2010.4.11 hyunmin623@yna.co.kr |
"희망을 잃지말고 끝까지 열심히 사세요"
(바그람기지<연합뉴스>=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희망을 잃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바그람기지 한국병원에서 2년10개월여의 근무를 마치고 귀국을 사흘 앞둔 천정애(39.여) 간호사는 10일(현지시각) 바그람기지 한국병원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의 경험과 술회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히잡을 쓴 채 틈틈이 익힌 다리어(아프간 현지어)로 환자들을 돌본 그는 바그람기지 한국병원을 찾는 아프간 주민들에게는 '바그람의 천사'로 통한다.
천 간호사는 "이제 얼굴도 알아보고 이름도 알고 서로 인사하는 환자도 꽤 생겼다"면서 "서로 마음이 점점 더 통해가는 걸 느꼈고 또 조금이나마 그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프간 사람들은 일단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 되도록 많이 돕고는 싶은데 그러다 보면 너무 의존적이 되는 경향이 있어 도움을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간호사는 "아프간 주민들은 정이 많고 금방 친해지고 정을 주는 사람들"이라며 "우리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특히 호전적인 사람보다는 착한 사람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2008년 9월 소아마비를 앓아 아버지에게 업혀 병원을 찾았던 소녀 기타(5)양이 1개월간 운동요법으로 치료받고 걸어서 병원을 나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멀리서부터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며 "남부 칸다하르나 버스 타고 7∼8시간 걸리는 북쪽 마자리샤리프 지역에서 오는 환자도 봤다"고 전했다.
실제 바그람 한국병원은 전날 밤부터 바그람기지의 철조망과 연결된 병원 출입구에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종종 긴 줄이 만들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 간호사는 "내일 개소식으로 증축된 아프간 병원이 3주간의 휴무를 마치고 개원하면 더욱 많은 환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막상 떠나려니 이 나라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도움을 주러 오지만 항상 떠날 준비를 하고 살고 때가 되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그러나 이곳을 떠나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을 두고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는 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면서 "계속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되풀이했다.
기회가 되면 언제든 다시 오고 싶다는 천 간호사에게 아프간 주민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여기 사람들은 모두 희망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 국민도 그랬듯이 아프간 주민들도 희망을 잃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사시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생활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일, 아프간에서 콩재배 협력 합의 (0) | 2010.04.12 |
---|---|
백병원, 아프간서 한국병원 운영 (0) | 2010.04.12 |
<아프간을 가다> 5 바그람기지 한국병원 (0) | 2010.04.12 |
<아프간을 가다> 4 아프간에서 뭉친 한국과 미국 (0) | 2010.04.12 |
<아프간을 가다> 3 현지인들의 기대 (0) | 2010.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