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을 가다> ⑤바그람기지 한국병원
<그래픽> 아프간 바그람기지내 한국병원.직업훈련원 개소(종합)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을 위해 바그람기지 내에 운영 중인 한국병원과 직업훈련원이 증축 및 신축공사를 마치고 11일 개소식을 가진다.

(바그람기지<아프가니스탄>=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인근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 바그람기지 안에 있는 한국병원입니다."
6살 배기 딸을 데리고 11일 오전(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 바그람기지 내 한국병원을 찾은 누라가 후젯세이(40)씨는 '한국병원'에 대한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파르완주 동쪽 카피사주에서부터 한국병원을 찾아왔다는 누라가씨는 "나는 세 번째 한국병원에 온 것이지만 딸아이는 오늘이 처음"이라며 "딸이 기침을 계속 해 병원에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은 바르헌다양은 이날 병원에서 혈압 및 키와 몸무게 측정 등의 기초진단을 받은 뒤 한국인 내과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바르헌다양을 진료한 강주호 부원장이 내린 진단은 천식.

강 부원장은 "먹을 것이 없어서 진흙을 먹고 기침하는 아이들이 많이 찾아 온다"며 "대게 영양실조와 먼지로 말미암은 천식, 기관지 질환, 결핵 등의 증상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헌다양은 진료를 받은 뒤 방사선 촬영까지 씩씩하게 마쳤으나 혈액검사를 위해 주삿바늘이 작고 가느다란 팔에 꽂히는 순간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딸의 혈액검사를 마치고 처방약을 받은 누라가씨가 이날 병원에 지불한 비용은 '제로'.

2008년 6월30일 개원해 7월부터 진료를 시작한 바그람기지 한국병원은 아프간 주민들에게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한국 및 현지 의료진의 친절한 상담과 진료로 소문이 난 한국병원은 개원이래 지금까지 하루 70∼100명의 환자들을 소화하기에도 벅차 많은 환자들이 밤을 새우거나 열흘 가까이 기다리기가 다반사였고 일부 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했다.

그러나 이날 증축공사를 마치고 개소식을 열어 전체면적 3천㎡ 규모의 2층 콘크리트 건물로 2개의 수술실과 30개의 병상, 내과 및 외과 등의 진료실 등을 갖춘 명실상부한 2차 진료기관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병원 건물은 바그람기지 안에서 가장 튼튼한 건물이라는 게 현지에 파견된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개소식을 위해 아프간을 방문한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도 "한국병원 건물과 바그람기지 울타리와 접하는 면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다"면서 "외부 로켓 공격으로부터도 안전한 건물"이라고 말했다.

개소식에 참가한 미군 관계자들도 병원을 둘러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병원 2층을 둘러보던 한 미군 대령은 '원더풀(wonderful)'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특히 병원 한 가운데 장애인을 위해 만든 경사로를 보고 "아프간에서 본 가장 좋은 시설의 병원"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석산 원장은 "파르완주에서 한국병원만큼 제대로된 시설과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병원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증축을 통해 이제 하루 150∼200명까지의 환자도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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