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을 가다> ③현지인들의 기대
아프간 차리카르 PRT 부지
(바그람기지<아프가니스탄>=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아프간 PRT 임시사무소 소장 일행이 지난 2월 말 둘러본 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 차리카르시 북쪽 인근 한국 지방재건팀(PRT) 부지에서 바라본 동쪽 풍경. 2010.4.12 << 외교통상부 제공 >>
hyunmin623@yna.co.kr

(바그람기지<아프가니스탄>=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피부로 느낀 아프간 주민들의 한국 지방재건팀(PRT)에 대한 기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1979년 소련의 침공 이래 30여년간 외국의 침공과 내전을 겪은 아프간 주민들에게 한국전쟁의 포화를 걷어내고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은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바시르 살랑기 파르완 주지사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PRT가 가능한 한 조속히 개설되기를 파르완 주민들이 기대하고 있다"면서 "한국 PRT가 파르완주의 개발과 아프간 국가재건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PRT가 중점 지원사업으로 상정하고 있는 ▲파르완 주정부 행정역량 강화 ▲보건.의료지원 ▲교육.직업훈련 ▲농업.농촌개발 등 4개 분야 중 아프간 주민들은 특히 농업.농촌개발과 교육.직업훈련에 많은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농업이 전체 산업의 80%를 차지하는 아프간의 현실을 고려할 때 농업 선진화는 아프간 주민 대부분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현지에서 PRT 준비를 맡고 있는 우리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밖에 교육 분야에서는 직업훈련도 중요하지만 아프간의 학생들이 한국에서 유학할 수 있는 장학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살랑기 주지사는 "파르완주 학생들을 한국에 초청해 공부할 수 있는 장학사업을 추진해 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9일 한국을 방문했던 카비르 파라히 외교차관도 연간 5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한국에서 공부하는 프로그램 규모를 연간 15∼20명까지 증원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 밖에 보건.의료지원에 대한 아프간 주민들의 기대도 무시할 수 없다.

아프간 현지에 믿고 진료를 맡길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6살 난 딸을 데리고 이날 바그람기지내 한국병원을 찾은 누라가 후젯세이(40)씨는 "딸이 천식 증세를 보여 카피사주에서부터 바그람기지 한국병원을 찾아왔다"면서 "인근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 한국병원"이라고 말했다.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부족 역시 아프간 주민들이 겪어야 하는 대표적인 불편함 중 하나다.

살랑기 주지사는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 소수력발전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자 "파르완주의 살랑강은 수량이 풍부해 발전소 건설에 적합하고 이를 토대로 관개시설까지 갖추면 농업용수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밝혔다.

현지에서 만난 박해윤 주아프가니스탄 대사는 "한국전쟁의 역경을 딛고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은 아프간 주민들에게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프간의 재건과 주민 생활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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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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