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5 |
|
해마다 발표하는 유엔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에서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에는 북유럽의 나라들이 상위를 차지한다. 나는 북유럽의 한 나라에 산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고 생존경쟁률이 치열한 나라가 한국이다. 나는 그 나라 사람이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사는 두 나라를 오가며 내가 몸으로 느끼는 불편함은 별로 없다. 한국도 북유럽의 선진국 만큼 잘 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해마다 한국을 방문하면서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인심이 작년 다르고 올해 다름을 느낀다. 매사에 잔머리를 너무 굴린다는 느낌도 받았다. 살벌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한 두 번 속다가 더 이상 속지 말자고 내 자신 다짐했다. 언제부턴가 나의 부모 형제가 사는 내 조국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은 문화와 환경에서 살아서 내가 과연 예민하게 반응한 것일까?
북유럽의 사람들은 서로를 믿는다.
내 자신을 믿고, 상대를 믿고, 이웃을 믿고 사회를 믿고 나라를 믿는다. 내가 “아”라고 말을 하면 상대는 “아”라는 사실을 그대로 믿는다. 듣는 이의 주관에 따라 “어”가 되거나 “야”가 되질 않는다. 이런 신뢰성 쌓기는 유아 때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신뢰성 쌓기는 너와 내가 한 무언,유언의 약속을 지키는 데서 출발한다. 질서는 사회구성원이 한 약속이다. 질서를 지키는 것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며 그러므로 상호 신뢰성은 쌓아지게 된다. 질서를 가르치는 것은 어릴 때부터 가정과 유치원에서부터 엄격하게 이뤄진다. 내 자식은 되고 남의 자식은 안된다는 그런 경우는 절대 없다. 질서를 지키자는 규칙은 그 단체에 속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해당됨을 배운다. 어려서부터 몸에 익은 질서지키기 덕분에 북유럽에선 비상식적인 상황을 좀처럼 경험하질 못 한다. 각자가 배운 사회규범을 존중하고 실천하니 사람끼리 받는 스트레스가 별로 없다. 한 마디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다. 그 사회는 상호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북유럽의 사람들은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다.
물론 그런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교육도 어릴 때부터 시킨다.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므로 나도 남과 다름을 자연스럽게 여기게 한다. 상대적인 평가를 내리질 않는다. 남과 비교를 하여 우열의식을 갖지도 않는다. 생긴 게 다른 만큼 재능과 능력이 다름을 인정하게 하여 남을 따라잡기 위하여 무모하게 경쟁을 시키지 않는다.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대만족을 하게 가르친다. 결과만을 칭찬하기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존중받기에 남의 가치도 역시 존중할 줄 알게 된다.
북유럽의 사람들은 미래를 선택함에 있어 합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코펜하겐 대학의 교수가 되든 도심의 청소부가 되든 내가 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고 사회가 꼭 필요로 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그런 의식은 아주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유치원에서 이뤄진다. 유치원생들에게 이 담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온갖 직업이 다 나온다. 경찰관, 소방관, 축구선수, 목수, 디자이너, 경비(훈련견을 대동한 경비), 중장비 기사...수상이 되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다. 왜 수상이 되고 싶냐니까 달리기를 잘해서라고 대답한다. 부모나 교사는 그런 다양한 어린이들의 꿈을 칭찬해준다. 직업의 귀천의식을 심어주질 않는다.
공부가 계속 하고 싶으면 대학을 간다. 그러나 공부가 적성에 맞질 않으면 직업학교로 가서 실습위주의 교육을 받는다. 그런 결정은 당연히 본인이 한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선택을 신뢰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다.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그 직업이 주는 사회적 지위는 중요시되질 않는다. 일을 얼마 만큼 재미있게 할 수 있느냐가 선택의 제일 중요한 요소다. 어떠한 직업을 선택하든 부모는 축하해주고 자랑스러워 한다. 여기서는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재미있게 잘 다니느냐고 묻는다. 공부를 얼마나 잘 하느냐, 연봉이 얼마냐고 묻질 않는다.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것을 하면 능력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이 북유럽을 무작정 닮자는 뜻은 아니다. 행복하다고 노래부르고 살아가는 북유럽 사람들의 의식에서 우리가 뭔가 배울 것을 찾는다면 우리의 고달프고 힘든 삶이 조금이나마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국은 돈만 있음 살기 좋은 나라" 이 말은 내가 수도 없이 들었다. 한국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지만 내겐 참으로 무섭게 들린다. 그럼 돈 없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 나라는? 이런 물질중심주의적 의식이 오늘 날, 한국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나만의 것은 아닐진대...
'뉴스, 스크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체중증가 억제 최고 다이어트 식품` =해조류 (0) | 2010.04.05 |
---|---|
뱃살 줄이기 캐페인 1 폐경기 지난 여성의 복부비만,치매까지 (0) | 2010.04.05 |
전 노르웨이 수상의 우울증 극복기 (0) | 2010.04.04 |
돼지등뼈로 우려낸 검은콩 비지찌개 (0) | 2010.04.04 |
위대하다! 검은콩 (0) | 2010.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