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한국의 맛 알리는 동포 2세 [연합]

2010.03.26 15:09 입력

`백제` 김휘자 씨, 요리교실도 열어 한식홍보

한국요리점인 '백제' 등을 운영하며 한국의 맛을 일본에 알리는 동포 2세가 있다.

주인공은 일본 고베(神戶)에 있는 '백제'를 비롯해 효고(兵庫)현 미나토가와(湊川)에서 찌개 전문점인 '스프방 쿠다라'와 고베 다이마루(大丸)백화점에서 김치점포인 '한채(韓菜) 백제' 등 4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김휘자(金輝子.여) 사장. 그는 4개 점포에서 연간 1억2천만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본적이 경상북도인 그는 교토(京都)에서 태어나 자랐고, 결혼 후 고베에서 살고 있다. 김 사장은 26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기관지인 민단신문과 인터뷰에서 "매달 음식재료를 사러 한국에 가고 있다"며 "한국의 식재를 엄선해 사용하는 것이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의 식당은 '싸고, 맛있고, 영양 만점'이라는 입소문이 퍼져 일본인 단골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특히 매운 두부찌개, 시골 야채찌개 등 '어머니 손맛'을 담은 메뉴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제철을 맞은 산채를 채취해 요리하는 것을 즐겨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한국 전통요리를 일본에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계기가 됐다. 이때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 이듬해 그는 '백제'를 오픈했다.

그는 "일본의 고대사를 보면 백제와의 관계가 제일 깊었기 때문에 상호명을 그렇게 붙였다"며 "이는 내가 재일동포라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개 점포를 모두 한국적인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했다. 식기도 한국 도기를 쓰고 있으며 현관 벽에는 태극기를 걸었다. 김 사장은 "한국의 관광객들은 한식을 먹고 싶어도 어느 가게를 가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태극기를 보고 안심하고 찾는다"고 소개했다.

1994년 말 백제 2호점을 냈지만 1개월도 안 돼 대지진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김 사장은 "그때 괴멸 상태에 빠졌지만 태극기를 등에 업고 있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30년 간 민단 부인회 지부에서 활동한 그는 지역 여성 단체에 나가 요리교실을 열고 한식을 홍보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한국음식은 깊이가 있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동포 2세의 입장에서 한식 맛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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