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북스
  • 꾸란의 ‘이사’에서 성경의 ‘구주 예수님’을 만나기까지

    입력 : 2017.01.29 19:46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전도의 동력 얻을 수 있는 책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


    나빌 쿠레쉬 | 박명준 역 | 새물결플러스 | 564쪽 | 19,900원

    한국교회는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서방 교회는 동성애 법제화(성소수자 차별금지법)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슬람의 확장도 막지 못하고 있다.

    이슬람의 확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아시아에서 중동뿐 아니라 동남아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강력한 이슬람 국가이다. 대한민국도 꾸준히 무슬림이 유입되고 있고,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슬람은 인문학적 관심과 함께 믿음의 관점(종교적)으로도 보아야 한다.

    기독교 출판계에서 이슬람은 복음 전도, 개종을 목표로 출판한다. 그러나 단순하게 전도 대상자로 보는 방식은 효과적인 방법이 되지 못한다. 전도자가 단순하게 영적 능력 강화로 복음을 전도하겠다는 발상은 무슬림 지역이나 타문화권 지역에서도 지양해야 할 자세이다. 나빌 쿠레쉬(Nabeel Qureshi)의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는 무슬림 이해와 무슬림 전도에 대해, 무슬림에서 개종한 당사자의 수기로 표현하고 있다.   

    나빌의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는 무슬림이 그리스도인으로 개종한 사례이다. 나빌은 아시아계(파키스탄)로 미국에서 거주한 무슬림이며, 그리스도인으로 개종했다. 마크 가브리엘처럼 이집트에서 유력한 학자에서 우연하게 개종한 사례도 있다. 나빌의 개종 사례는 매우 독특하고 감동적이다.

    무슬림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모두 큰 신비이다. 무슬림이 개종하는 역사를 볼 때, 한국 사람도 전도할 수 있겠다는 도전을 받는다. 무슬림을 이해하고 전도하려는 의도와 함께, 한국 사람을 전도할 수 있는 동력까지 얻을 수 있고, 누구든지 전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나빌의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를 보면, 이슬람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 그리고 그 외 분파 이슬람에 대한 것이 그것으로, 나빌은 그 중에서 소수파 무슬림이지만 매우 정통적인 가계(쿠레쉬 가문)라고 했다.

    나빌은 스코틀랜드와 미국에서 거주했지만, 전혀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패턴을 포기할 의도가 없었다.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이 그 문화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의 종교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으로 토론하면서, 꾸란에서 왜곡한 '이사'에 대해 기독교적 예수로 인식하며 믿게 되었다. 나빌이 제시한 이슬람 전반의 모습도 매우 실제적이고 확고했다. 그런 나빌이 '이사'에서 '예수'를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이다. 자신의 강력한 무슬림 생활양식과 지식체계를 극복할 수 있는 근거는 오직 성경과 성령의 역사로, 이슬람의 거짓체계를 인식해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스도인이 열린 마음으로 학문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아야 감당할 수 있는 모습이다. 학문 훈련과 인격 훈련은 성경이 제시하는 복음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왜곡된 정보를 갖고 있는 무슬림과 대화하며, 기다리면서 변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무조건 전도를 하는 방식이 아니고, 맹신으로 공격적 전도를 하는 방식도 아니다.

    나빌을 만났던 토론팀은 성경공부를 열린 마음으로 무한 토론과 공감으로 진행했다. 나빌이 가졌던 이슬람의 맹목적 체계가 천천히 무너졌고, 예수를 '이사'가 아닌 구주로 믿었으며, 결국 자기 인생의 목표를 향해 가던 길에서 복음 전도자의 길로 전환하게 되었다.

    그 과정을 읽는 독자는 매우 신선한 도전을 받는다. 한 무슬림이 개종한 사례를 보면서, 무슬림 전도에 대한 희망을 갖는다. 그리고 중요한 전도 전략의 한 방편을 볼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성숙을 위한 성경 공부가 아니라, 불신자 전도를 위한 성경공부 운용에 대한 것이다.

    나빌의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는 수기(手記)이기 때문에 빨리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과정이 매우 정교한 지식 체계로 진행된다. 그래서 정보를 조목 조목 점검하면서 읽으면 이슬람 전반에 대해, 그리고 복음의 진수에 대해 섬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는 전문적인 책과 짝을 이룬 매우 정교한 저술이다. 나빌은 체계적으로 <알리인가? 예수인가?>도 저술했다.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는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씩 점검하면서 읽으면 이슬람 전체 체계, 거기에서 그리스도인이 된 과정, 그리고 다시 무슬림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들려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후속작인 <알리인가? 예수인가?>를 기대하게 한다.

    대한민국 그리스도인들은 무조건 복음 전도를 하는 방식이 아닌, 매우 체계적인 성경공부와 역사 지식이 필요한 이유까지 알게 된다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단지 무슬림 전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인에서 한국인 그리스도인으로 개종시키는 성경공부 토론 모임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이 책이 지시하는 <알리인가? 예수인가?>를 함께 놓고 꾸준히 독서한다면, 매우 흥미로운 무슬림 탐구가 될 것이다.

    /고경태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운영위원, 주님의교회 담임, 크리스찬타임스 발행인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osted by 행복자
    ,

  •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윷이야∼"

    제법 넓은 실내에 문이 사방으로 열렸는데도 고함이 실내를 흔든다. 허공으로 솟구친 윷이 바닥에 깐 매트에 떨어지며 툭 튕기고 또르르 구르더니 이윽고 멈춘다.

    "걸이다. 걸도 좋지. 앞말에 걸 업혀 모로 달려…"

     왁자지껄, 정월 대보름 맞이 자필묵연 윷놀이
     왁자지껄, 정월 대보름 맞이 자필묵연 윷놀이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도, 개, 걸, 윷, 모 그리고 백도, 무엇이 펼쳐져도 윷놀이는 폭소다
     도, 개, 걸, 윷, 모 그리고 백도, 무엇이 펼쳐져도 윷놀이는 폭소다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윷을 모아 쥔 손을 바닥에 탁탁 두어 번 때리더니 으라차차∼ 단단히 기합을 넣어 윷을 던진다. 손안에든 윷가락 네 개 던지는데 기합이며 힘쓰기가 마치 씨름판 장사들의 그것과 별다르지 않다.

    ad
    몇 순배 돌지도 않았는데 대진을 하는 두 사람은 물론 좌중까지도 윷놀이 삼매에 빠진다. 상대방 말을 잡은 쪽에서는 환호가 터지고 말이 잡힌 쪽에서는 탄식이 터진다. 윷놀이, 참 단순하면서도 흥겨운 전통 민속놀이다. 좌중이 함께 즐기기에 이만한 놀이도 흔치 않다. 

    정월 대보름, 고국으로부터 정월 대보름 소식이 속속 전해왔다. 현대 문명의 꽃 SNS가 큰 역할을 한다. 까치 보름날은 이미 만월이라며 사진이 올라왔다. 곳곳에서 열리는 민속 축제 소식도 타국살이에 정월 대보름 분위기를 돋운다.

    인도네시아 서예 동호회 <자필묵연> 역시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함께 모여 정월 대보름 기념행사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자카르타에 인접한 보고르(Bogor) 시 산마을에 자리한 자필묵연의 본거지 <데사드림>에 모였다.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거리 보고르 시 산마을에 위치한 <데사드림>. '꿈마을'이란 의미를 지닌 이름이다.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거리 보고르 시 산마을에 위치한 <데사드림>. '꿈마을'이란 의미를 지닌 이름이다.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정성을 다해 대보름 상차림을 준비하는 손길들
     정성을 다해 대보름 상차림을 준비하는 손길들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상차림이 끝났는데도 아직 윷놀이 삼매경
     상차림이 끝났는데도 아직 윷놀이 삼매경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와우∼ 이게 다 뭐야? 이걸 누가 다 장만했어요? 이런 재료들을 인도네시아에서 살 수 있어요?"

    평소 다양하게 사용하는 넓이 120cm, 길이 3m 서대(書臺)가 오늘은 상이다. 회원들이 손수 장만한 음식들이 큰 그릇에 담겨 통째로 서대에 오른다. 뷔페식이 전개될 태세다.

    가지나물, 시래기나물, 파나물, 무나물, 콩나물, 호박 나물, 머위 나물 등 정월 대보름 특유의 나물들이 보기도 좋게 들어찬다. 눌린 소머리 고기에서 풍기는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하는데, 곁들인 새우젓과 간장으로 만든 두 가지 소스가 그 나름의 향으로 입맛을 다시게 한다.

    상추, 깻잎, 얼갈이 등 채소가 싱싱함을 다투는데, 어찌 싱싱함만 맛이랴. 잘 발효된 배추김치와 백김치가 점잖게 얼굴을 내민다. 어찌 이에 뒤질까 사과와 배를 갈아 만든 소스를 모양 좋게 얹은 배추겉절이가 대세라는 듯 도드라진 비주얼로 유혹한다.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참 설레는 시간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참 설레는 시간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몇 가지 얹다 보니 그릇에 한 가득
     몇 가지 얹다 보니 그릇에 한 가득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묵묵히 있어도 눈길을 빼앗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산 도토리묵이다. 빚은 정성만큼이나 탄력으로 다가선다. 빼놓을 수 없기에 느긋하게 숨죽이고 있는 것도 있다. 흰색과 녹색 절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대보름 주인공이 등장한다. 정월 대보름을 실감 나게 하는 오곡밥이다. 큰 양푼 두 개에 그득히 담긴 오곡밥이 상위에 오른다.

     데사드림 표 모주(母酒). 막걸리에 계피, 감초, 황기, 대추, 구기자, 생강, 흑설탕을 넣고, 마지막으로 뽕잎을 띄워 미열에 장시간 정성으로 저으며 끓인 모주.
     데사드림 표 모주(母酒). 막걸리에 계피, 감초, 황기, 대추, 구기자, 생강, 흑설탕을 넣고, 마지막으로 뽕잎을 띄워 미열에 장시간 정성으로 저으며 끓인 모주.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정월 대보름이면 딱 한 번 비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다. 데사드림 표 모주(母酒)다. 막걸리에 계피, 감초, 황기, 대추, 구기자, 생강, 흑설탕을 넣고, 마지막으로 뽕잎을 띄워 미열에 장시간 정성으로 저으며 끓인 모주다. 모주에 담긴 의미까지 새기면 모주야말로 정월 대보름을 즐기는 술로서는 그만한 것이 없으리라.

    윷놀이가 미처 우승자를 가리기도 전 음식이 다 차려졌다. 본래 예정된 순서는 식사하기 전 난타 공연이다. 그런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좌중을 주도한다. 우선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마땅히 먹는 즐거움이 윷놀이를 능가하는 걸까? 윷놀이 때와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모두 식사에 집중이다. 

    "참 놀랍네요. 우리가 인도네시아에 사는 것 같지 않아요. 꼭 민속촌에 온 기분입니다."

    올 대보름 윷놀이에 처음 참석한 신입 회원의 말에 모두 한바탕 폭소를 참지 못했다. 신입 회원은 계속해서 먹느라 바쁘고 감탄하느라 더 바쁘다.

     먹는 즐거움이 윷놀이를 능가하는 걸까? 윷놀이 때와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모두 식사에 집중이다.
     먹는 즐거움이 윷놀이를 능가하는 걸까? 윷놀이 때와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모두 식사에 집중이다.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우리는 때로 바쁘다는 핑계로 삶의 본질을 옆으로 밀친다. 당장 필요한 것도 중요한 것도 바쁘다는 핑계로 뒤로 미룰 때가 많다. 진짜 바쁜 것은 자기 할 바를 다 하느라 분주한 것이리라. 내가 알기로 자기 본분과 하고자 하는 바를 두루 해내는 사람은 뜻밖에 바쁜 모습이 아니다. 그 존경하는 지인에게 한 번은 비결을 물었다. 답이 간단했다.

    "아 제 몫이 아니다 싶은 것은 관심을 두지 않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나 잘하려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난타 공연을 즐기기 위해 둘러앉았다. 처음 계획은 자카르타 사물놀이패가 한바탕 함께 놀기로 계획했던 바다. 그런데 느닷없이 상쇠가 참석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팀을 꾸릴 수가 없다고 연락이 왔다. 하는 수 없이 난타 팀, 그것도 단 두 명이 하기로 했다. 한 분은 자필묵연 회원의 부인이고 또 한 분도 늘 만나는 지인이다.

     난타 공연 시작.
     난타 공연 시작.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열띤 공연으로 열기 만발
     열띤 공연으로 열기 만발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공연 감상
     공연 감상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올해는 정월 대보름 행사에 생략한 것도 있다. 자필묵연 합동 휘호다. 대형 화선지를 펼치고 그 위에 너도나도 마음껏 붓을 휘둘러보던 합동 휘호 순서를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 정월 대보름이면 더러 함께 치르던 현지 극빈 이웃들 학비 지원 행사도 이번에는 없었다. 이미 연말에 치렀기 때문이다.

     행운권 추첨
     행운권 추첨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윷놀이 시상식과 행운권 추첨이 폭소 가운데 이어졌다. 행운권 추첨은 음식을 준비하지 않은 회원들이 너도나도 제공한 물품들이다. 위스키, 코냑, 와인, 소주 상자, 맥주 박스 등 갖은 주류들이 모였고, 과일, 공예품과 자사에서 제조한 의류도 제공했다. 한국 씨앗으로 한국인 찬거리를 생산하여 몰이나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한 회원은 참석한 회원들이 무, 고추, 방울토마토 등 채소를 푸짐하게 나눠갈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다음을 기약하며 기념 사진 한 컷.
     다음을 기약하며 기념 사진 한 컷.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나눔은 즐겁다. 나눔이 즐거우므로 사람들은 누구나 적절히 나눌 기회를 찾는다. 타국에서 동포들끼리 또 동호인들끼리 더불어 나눔은 행복을 절감하게 한다. 그래서 함께 즐기는 문화이벤트는 꼭 필요하다. 작은 이벤트라도 준비하는 과정은 수고스럽지만, 함께 준비하고 함께 즐기고 나면 그야말로 삶의 활력이다. 

    정월 대보름 축제, 비록 회원들끼리 즐기는 작은 행사다. 그러나 자필묵연으로서는 몇 가지 연례행사 중 빼놓을 수 없는 정기 문화 이벤트다. 다시 맞이하는 정월 대보름엔 더 즐겁고 보람이 있는 일들을 기대한다.
    ☞ 당신의 이야기도 '뉴스'가 됩니다. 지금 시민기자로 가입하세요!   ✎ 시민기자란?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인도네시아 한인 경제신문 사이트 PAGI에도 실립니다.

    Posted by 행복자
    ,

    한번 한국인은 영원한 한국인

    17.03.13 10:19l최종 업데이트 17.03.13 10:20l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최근 대한민국 국기인 태극기 쓰임새로 인한 논란이 많았다. 일찍이 태극기로 인해 이리 편이 갈려 왈가왈부한 적이 있었을까? 태극기가 지닌 의미와 한참 동떨어진 질 낮은 논란으로 이리 시끄러운 적이 있었을까? 나라의 국기가 많이 펄럭이는 것은 분명 좋은 현상일 것이니 많이 펄럭이되 그 의미가 잘 펼쳐지기를 바랄 뿐이다.

    각설, 대한민국 국기 태극기에 담긴 의미를 모를 국민이 없으리라. 그래도 간단히 다시 새겨보자. 태극기는 우주의 생성과 조화의 원리가 함유되어 있다. 우주 만물의 생성과 소멸의 이치가 숨어 있고, 조화와 상생의 원리가 함축돼 있다. 모양이 단순하다면 단순하지만, 태극 문양과 사괘(四卦)는 하늘의 도와 사람의 길 그 근원을 함축하여 제시하는 크고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나무대문에 그려 넣은 태극문양  인도네시아 보고르 산마을에 지은 집 나무대문에 그려 넣은 태극문양.
    ▲ 나무대문에 그려 넣은 태극문양 인도네시아 보고르 산마을에 지은 집 나무대문에 그려 넣은 태극문양.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현관 타일 바닥에 새겨넣은 사괘
     현관 타일 바닥에 새겨넣은 사괘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우리 집 중간 대문인 누더기 나무문에는 태극이 그려져 있다. 현관의 타일 바닥에는 사괘를 새겨 넣었다. 지금부터 5년여 전 집을 지을 때 나름대로 생각한 바가 있어 태극과 사괘를 설치했다. 집의 위치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약 60km 거리 보고르 지역 한 산마을이다.

    이 때문에 더러 방문객들은 나를 '애국자'로 추어주기도 한다. 물론 애국의 발로가 아니다. 사괘와 태극이 함께 설치되어 있지 않으니 태극기 모양을 온전히 갖춘 것도 아니다. 평소 태극과 사괘에 관해 그 의미를 깊이 새기고 있거니와, 서원(書院)이라는 명색을 띠고 한국문화를 풍기는 집으로 꾸미려고 차용한 것뿐이다.

     열대 과일 빠빠야를 배경으로 보이는 팔각 정자
     열대 과일 빠빠야를 배경으로 보이는 팔각 정자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한국식으로 기와을 덮은 중담 중담 상단에 기와를 잘라 넣어 웃음 모양을 꾸미고, 담 기둥 사이 공간에는 서예 작품을 입체로 조성했다.
    ▲ 한국식으로 기와을 덮은 중담 중담 상단에 기와를 잘라 넣어 웃음 모양을 꾸미고, 담 기둥 사이 공간에는 서예 작품을 입체로 조성했다.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중담 밖에 조성한 장승과 솟대
     중담 밖에 조성한 장승과 솟대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암튼 그렇게 태극을 그리고 사괘를 설치해놓고 늘 대하며 살다 보니 나름대로 기분이 괜찮다. 더불어 세운 팔각 정자나 중담, 중담 밖 장승, 담장 상단에 기와를 잘라 꾸민 웃는 형상, 담장 공간에 입체로 서예 작품과 전통 문양을 넣어 조성한 꽃담도 내게 늘 뿌듯함을 선사한다. 나에 대해 애국자라는 어딘가 켕기는 평가를 대놓고 부정하지도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ad
    "타국에 나가면 다 애국자 된다."

    해외살이나 나들이가 흔치 않을 때 생긴 말이다. 하지만 재외 교포가 7백만을 헤아리는 이즘에도 여전히 부정할 수 없는 말임을 재외에 살아보면 긍정하게 된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 몇 가지를 딱 한 글자로 압축하면 '피' 때문이다. '물보다 진한 것이 피'라더니 정말 어찌할 수 없는 것이 피인 것이 틀림없다.

    물론 그렇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타국에 살아도, 외국어를 잘해도 또 국적을 바꿨어도 피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리라. 흥미로운 것은 바로 그 점을 현지 생활이 늘 깨우쳐준다는 사실이다. 본인의 의지나 능력, 현실과 상관없이 대부분 상대방은 한국인을 그저 한국인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에 다녀온 외국인이 한국 사람을 만나면 신이 나서 한국 이야기를 꺼낸다. 한국 뉴스를 들은 사람은 한사코 그에 대해 아는 척을 한다. 단순한 사건 사고만을 묻는 것이 아니다. 계절에 대해서도 묻고 촛불 시위도 묻는다. 이제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물을 것이다.

    "나는 지금 한국인이 아니야. 국적도 이 나라고 이 나라에서 이 나라 말을 쓰며 살고 있거든…"

    설사 현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말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면 당장 이상한 사람 취급당한다. 아마도 뒤에서 수군대며 다시는 상대하지 않으려 들 것이다. 차라리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이 옳으리라.

    현지의 현실만이 바뀌지 않는 한국인의 피를 의식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역시 한국인은 한국인의 정서를 가진 사람들과 한국말을 하며 한국 음식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래서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더라도 퇴근을 하면 가족과 학연과 지연을 찾고, 한국 식당으로 몰린다.

    아무리 현지 문화를 많이 알아도 실제 활용하는 문화는 바로 한국문화다. 그러니까 타국생활 그 중심에는 항상 '한번 한국인은 영원한 한국인'이다는 구호가 선명하게 새겨진다는 점이다.

     중담과 어우러진 정원의 부겐베리아
     중담과 어우러진 정원의 부겐베리아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계단 정면에 조성한 쌍희 자와 담장의 복, 수, 락자 조형물
     계단 정면에 조성한 쌍희 자와 담장의 복, 수, 락자 조형물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대한민국 대통령이 '탄핵 인용'되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없던 일이다. 이것이 '민주주의와 헌법의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민의 승리에 큰 박수를 보낸다. 모두 희망을 이야기하니 이 모두가 희망의 발판일 것을 믿는다. 귀 기울여야 할 부분도 있다. 치유다. 반드시 더불어 치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 발짝 떨어져 살아보니 그렇다. 만일이지만, 이런 승리 따위 없이 내쳐 변화와 발전이 거듭되었으면 얼마나 더 좋을까? 이 기회에 우리 모두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을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정한 태극기의 의미도 다시 곱씹어 보면 좋겠다. 태극기에 담긴 조화와 상생의 원리, 하늘의 도와 사람의 길 그 근원을 제시하는 그 크고 깊은 뜻을. 
    Posted by 행복자
    ,

  • [모이] "어 이거 개구리 알 주스잖아"

    17.03.06 13:53l최종 업데이트 17.03.06 13:54l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 손인식

    관련사진보기


    "어 이거 개구리 알 주스잖아?"

    이런 이런 개구리 알 주스라니. 어제오늘 낙과한 마르키사(Markisa)를 모았다가 주스를 만들어 내놓으니 그것을 받아든 손님, 대뜸 개구리알 주스란다. 조금 아는 게 병이다. 그래도 그렇지 개구리알을 어떻게 주스로 만들어 먹는단 말인가? ㅎㅎ 마르키사가 귀가 있어 개구리 알 소리 들으면 기분 썩 좋지 않겠다.

    마르키사는 껍질이 제법 질기다. 칼로 반을 자르면 씨앗을 감싸고 있는 젤리 같은 과육이 짙은 향을 풍긴다. 신 것을 잘 먹는 사람은 그냥 먹기도 하는데 먹고 나서 교묘하게 찌푸려지는 얼굴을 보노라면 웃음이 절로 터진다.

    ad
    우리집에서는 항상 익어서 떨어지거나 나무에서 완전히 익은 것을 따서 주스를 만든다.

    "오! 이렇게 맛있는 주스 첨 먹어 봐요."

    한국에서 온 한 손님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마르키사 주스는 새콤 달콤한 맛이 독특하고 향이 산뜻하여 기분전환에 아주 좋다. 베타카로틴과 칼륨, 식이성 섬유질과 비타민 C가 풍부하며,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전한다.

    다만 익은 열매 알맹이가 영락없이 개구리 알 같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그냥 "비타민 C 많은 개구리 알!"로 통한다.

    넝쿨이 무성하고 열매도 풍성한 마르키사는 잘 돌보면 연중 무휴로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다. 마르끼사 꽃은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꽃 이름도 예쁜 패션후르츠, 에둘리스시계꽃, 백향과다. 특히 시계꽃이란 시곗바늘처럼 빙 도는 꽃술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Posted by 행복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