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친구 요기와 레게 여친

 

 

왜 사느냐고 묻거든... 독일 친구 이야기

 

 

사람이 살면서 가장 큰 상실감을 갖게되는 것이 배우자의 사별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이라고 한다.

그 다음이 이혼 그런 거라고 하던가.

카페에 아직 젊은 학생들이 다수 있어 오늘 글의 수위를 어디까지 하느냐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적절히 조절하며 쓰는 데까지 써 보자.

 

글쓴이도 아이 엄마와 두 번의 이혼을 겪고 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번째 이혼을 했을 땐 상실감과 내가 왜 그런 일을 겪어야하나 하는 참담한 생각에 불면의 밤을 지새다가 이러다가 미치는 줄 알고 생명의 전화라는 곳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음성 꽃동네였다.

거기서 봉사자라는 이름으로 지내면서 내 고통이 많이 상쇄되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없는 장애우들이 즐비한 그곳에서 이혼의 아픔이라는 것은 사실 사치에 불과했다.

하루 하루 지날수록 내가 봉사하는 것이 아니고 봉사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하야 이 세상 무서운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곳을 나와 우여곡절 끝에 아이 엄마와 다시 결합을 했다.

 

서로 아이를 많이 생각해서 재결합했지만 한 번 금간 사랑이 또 다시 금가는 것은 아주 쉬운 모양이었다.

자기 내키는 대로 살고 싶다 하여 잠시 생각할 시간을 더 갖자고 했으나 이미 또 돌아선 마음을 돌이키기에는 역부족이라 판단되어 두 말 안 하고 도장을 찍어주었다.

 

그리곤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카메라와 노트북 달랑 메고 남미로 떠났다.

그래가지고 오늘까지 오게 되었는데 지금은 참 신간이 편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고, 남 눈치 보며 대낮에 부끄러운 사랑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당당한 솔떼로라 더 그렇다. 

그리고 전에는 처자식과 잘 먹고 잘 살 생각만 하다가 지금은 내 자식이 애비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멋진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

 

막연히 부러워했던 자유인이라는 단어...

나는 지금 내가 감히 자유인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며 혼자 생각에 잠겨있는 요기 

 

 

그런데 여기 또 독일 자유인이 있다.

요기라는 이름의 47살 먹은 이 친구는 독일 남부, 인구 삼백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건축업을 하면서 아내와 아이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느날 세 식구가 동네에서 외식하고 집에 걸어가다가 큰 차가 뒤에서 덮쳐 부인은 즉사하고 아들은 병원에서 두어 시간 만에 죽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졸지에 땅에 묻고 홀로 참담한 시간을 보내다가 얼마 후에 푸켓에 여행왔단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사랑하던 가족을 생각하며 울분과 상실감에 부르르 치를 떨면서 이를 악물고 산으로 바다로 몇 달을 쏘다녔다고 한다.

차츰 상처난 가슴이 아물어들며 그렇게 푸켓의 자연을 사랑하게 됐단다.

살고 죽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다만 찰라일 뿐...

 

그래서 독일에서 몇 달 간 일해서 벌면 그 돈 떨어질 때까지 푸켓에서 살기를 벌써 열 번째.

이번에는 12월까지 있을 계획이란다.

요기가 푸켓에 오면 독일 자기 동네 인구가 딱 299명이라나, 한 명 줄었으니...

 

같은 게스트 하우스에 묵고 있는데 이 친구 얼굴 보기 힘들다.

새벽이면 일어나 오토바이 정비해서 타고 푸켓 산으로 들로 구석구석 쏘다닌다고 한다.

하루 종일 오토바이 타고 미얀마 넘어갔다 오기도 여러 번. 

 

그에게 왜 사느냐고 물으면 무슨 대답을 할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앞집 아짐 Da와 함께...

 

 

21살짜리 옆집 아가씨 Nan도 함께...

이들은 그냥 다정한 이웃이다.

  

 

난 푸켓에만 오면 가슴이 뛰고 힘이 난다우~~~

 

 

니들이 인생을 알어...? 나는 모린다...

 

 

으헉~ 난 그런 골치 아픈 거 생각 안 해요...

 

 

난... 왜 사는지 그런 거 몰라요... 난 아직 젊거든요...

 

 

인생은 신나는 것...

  

 

근심 걱정은 날려버리고...

  

 

웃으면서 즐겁게 살아요...

 

 

알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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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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