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감독들
The Bishops
교회를 돌보고 살피기 위한 하나님의 경륜을 모른 채 교회에 관한 진리
를 다 상고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를 돌보고 보살피는 일은 감
독 혹은 장로들을 통해서 되어 지고 있습니다. 초두에서 몇 가지 사항을
명확히 하고자 합니다.
감독이란
무엇보다 먼저 신약 성경의 감독과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감독의 개념
을 구별해야 하겠습니다. 초대 교회 당시, 감독은 단지 교회의 영적 복지
를 위해 돌아보는 몇몇 성숙한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오
늘날의 교회 체제에서 감독은, 여러 교회를 관할하기 위해 임명되거나 선
출되는 고위 성직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바네스(Albert Barnes)는 이렇
게 말합니다. <신약 성경의 감독(Bishop)이라는 단어는 오늘날 일반적으
로 이해하고 있는 고위 성직자(Prelate)를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여
기(딤전3장)에서나 성경 어느대목에서도 감독이 어느 일정한 지역의 교
회들을 관할하고 성직자들을 감독하는 고위 성직자라는 개념을 찾아 볼
수 없다.>
신약 성경에서의 감독들은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를 중재하는 계급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에서 "예수 안에 있는 모든 성도와 또는
갑독과 집사들에게"라고 기록했는데, 감독을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로 말
씀하신 것은, 장래에 일어날 이러한 주장에 대한 성령님의 일종의 꾸짖음
처럼 보입니다.
신약 성경에서 관료주의 사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훌륭한 명칭을 가
진 높은 직책 대신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 중 한 사람으로 겸손히 섬기는
것을 봅니다. 한 예로서 "만일 어느 사람이 감독(Oversight)을 열망한다
면 그는 선한 일을 사모한다."는 말씀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감독의 직분(Overseership)은 일을 가리키는 것이지 높은 지위를 가리
키는 것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신약 성경에 나오는 "감독(Bishop,
Overseer)"이나 "장로(Elder, Presbyter)"는 모두 동일인을 가리키고 있
음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이 성경과 성경을 비교함으로
써 분명해 집니다. 사도행전 20장 17절에는 교회의 장로들(Elders)이 언
급되어 있습니다(영어개역(R.V)의 난하주에는 이 단어가 "Presbyters"와 동일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도행전 20장 28절에는 이 동일한 "장로들"이"감
독자"로불리우고 있습니다(영어개역(RV)에는 이 단어(Overseers)가 Bishops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디도서 1장 5절을 보면,바울은 디도에게 장로들을세우
라는 명령을 합니다. 그런 다음 즉시 "감독"의 자격을 말씀함으로써(딛1:
7) "장로"와 감독을 동일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감독의 선출 방법
이제 감독이 어떻게 선출되고 임명되는지 살펴봅시다. 결론부터 말씀드리
자면, 오직 성령님만이 장로를 세우실 수 있습니다(행20:28). 누가 장로인가
를 분별하기 위하여 온 교회가 모여 의논할 수는 있지만,투표로 어떤 사람을
선출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심령이 감독의 심령으로 바뀌어 질 수는 없습니
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을 감독으로 삼으시고, 그가 감독으로서 직분을 실
행하게 됨에 따라 교회는, 그 사람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감독임을 깨닫게 되
는 것이 성경적인 질서로 분별됩니다. "바울과 몇몇 사람들이 감독들을 세웠
다"고(행14:23, 딛1:5) 주장할지라도, 이는 성경이 성문화되기 전에 있었던
것으로 분별됩니다. 장로들에 관한 성문화된 교훈이 없었기 때문에 교회들은
사도나 사도들이 파송한 사람들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또한, 바울
이 교회를 방문하자마자 장로를 세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바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하는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세우
신 장로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기를 기다렸고, 그 후에 교회로 하여금 분별
할 수 있도록 지적해 준 것에 불과했습니다.
감독의 자격
성경은 참된 감독 또는 장로의 자격에 대하여 결코 간과하지 않습니다.
그 자격들은 디모데전서 3장 1-7절과 디도서 1장 6-9절에 분명하게 제시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어야 합니다. 평판에 있어서 나
무랄 데가 없어야 합니다. 죄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책망 받을 만
한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공적인송사가 증명될 경우
에는 감독의 직분을 맡기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둘째로, 한 아내의 남편이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결혼한
사람을 뜻한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여러 아내를 거느
린 자가 장로가 되는 일을 금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후자는
절대적으로 옳은 분별이라고 말할수 있지만, 전자는 교리 화하기 어렵습
니다.
다음으로 절제해야 합니다. 극단적인 사람이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
람들에게는 중용을 지키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극단으
로 흐르기 쉽습니다. 물론 교회에 이런 성격의 성도가 있을 수 있는데, 그
는 결코 감독이 될 수 없습니다.
장로는 근신하는 또는 깨어있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기독 신앙은 일
종의 취미 생활이나, 하찮은 일이 아님을 생활로써 증거 해야 합니다. 장
로는 영원한 문제들과 씨름하는 자입니다.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규모 있는"이란 표현이 더 나을 것입
니다. 질서의 집, 하나님의 교회에서 섬기는 자가 부주의하고 규모가 없
다면 그 교회의 감독으로서 적격자가 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접대를 잘 해야 합니다. 장로의 가정은 성도들이 언제든지 방문
해서 교제할 수 있는, 마치 베다니의 나사로와 마리아와 마르다의 집과
같아야 할 것입니다. 베다니의 그 집은 주님께서도 즐겨 계시던 집이었습
니다.
감독은 잘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뛰어난 은사를 가진 교사는 아니더
라도 성도들이 갖가지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될 때에 합당하게 말씀으로 도
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술을 즐기지 않아야 합니다. 다른 번역에 따르면 말다툼하는 자가 되어
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둘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식욕을 절제할 수 없는 자라면, 교회의 일을 맡기기에는 분명 합당치 않
습니다.
구타하지 아니해야 합니다. 문자적 의미로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사용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종을 때리는 일도 장로에게 합
당치 않습니다.
부정한 돈을 탐해서는 안 됩니다. 참다운 장로는 주님과 주님 일의 진보
를 위해서 돈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욕심
에 사로잡혀 있다면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관용해야 합니다. 주님이 온유하셨기에 주님의 종도 온유해야 합니다.
온유나 관용이 세상에서는 미덕이 될 수 없을지라도 하나님의 나라에서
는 필수적인 미덕입니다.
다투거나 논쟁해서는 안 됩니다. 사소한 일에도 싸우려 하고 별 의미 없
는 일에 논쟁을 일으키는 자는 감독에 합당치 않습니다.
다음으로 탐욕스러워서는 안 됩니다. 탐내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치 아
니하는 방법으로 무엇인가를 얻으려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탐심이 우상
숭배인 것은 이렇듯 사람의 고집으로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기 때문입니
다.
자기 집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믿는 자녀를 모든 단정함으로 복종케 하
며, 폭행이나 단정치 못한 행실로 송사를 받는 자녀를 두어서는 안 됩니
다. 이처럼 장로의 자격으로 자기 집을 잘 다스려야 하는 이유는 "사람이
자기 집을 잘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아보리요."
(딤전3:5) 라는 말씀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새로 입교한 자도 안 됩니다. "장로(長老)" 라는 명칭이 의미하는 대로
영적인 장성함은 장로의 필수요건입니다. 노령일 경우에도 그리스도인으
로서의 경험이 별로 없다면, 영적으로 돌보는 일에 적합하지 못합니다.
새로 입교한 자는 교만해지기 쉽고, 마귀의 정죄에 빠지기 쉽습니다.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합니다. 세상에서도 그는 그리스
도인의 인격과 고결함을 가진 자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자기 고집대로 하지 않으며 쉽게 분내지 아니하며 선을 즐겨 행하는 사
람이어야 합니다. 그는 의롭고 거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믿음의 말씀
을 견고히 붙드는, 즉 믿음을 지키는 자이어야만 합니다.
한마디로 장로는 자신을 잘 다스리며, 가정을 잘 다스리며, 하나님의
진리를 위해 영적인 싸움을 잘하는 자이어야 합니다.
그 외에, 감독이 안수를 받은 성직자이어야 한다거나, 학위가 있어야
한다거나 성공적인 사업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
지 않습니다. 사회에서의 성공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외모나 은행
거래의 규모 등에 관한 그 어떤 것도 말씀되어 있지 않습니다. 꼽추이거
나, 보기 흉하거나, 가난하거나, 나이든 청소부라 할지라도 교회에서는
장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진지하게 숙고합시다. 의심할 여지도 없
이, 영적인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들을 교회의 장로로 인정하는 것이, 오
늘날 교회의 가장 큰 고질병 중의 하나입니다. 영성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사람인데도 사업에 성공했다고 교회의 지도자의 위치에 마구 세워
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교회는 영적 능력이 결여된 채 돈으로 살 수 있
는 것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감독의 의무
그러면, 장로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의 양 무리를 먹여야 합니다(벧전5:2, 행
20:28). 장로는 하나님의 말씀사역을 통해서 이일을 수행합니다. 꼭 교
회적인 사역만이 아니라, 가정 방문을 통한 사역도 이 일에 포함됩니다.
둘째, 감독의 일을 수행해야 합니다. 베드로는 "양 무리를 치되,"라고 적
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 구절의 나머지 부분에는 해
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설명되고 있습니다. 즉, 부득이함으로 해
서는 안됩니다. 자원함으로 해야 합니다. 금전적 목적으로 해서도 안 됩
니다. 더러운 이를 탐해서는 안 되며,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맡기
운 자들에게 주장하지 말아야 합니다. 장로는 독재자도, 공사 감독도, 우
두머리도 아닙니다. 양 무리의 본이 되어야 합니다. 장로는 "선한 목자"이
신 주님께서, 자기의 양들을 내몰지 않으시고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기억
해야 합니다. 따라서 양무리를 돌보는 자들도 마땅히 주님처럼 해야 합
니다. 인간적인 권위가 중심을 이루게 되면, 명령과 복종의 인간관계로
타락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명령 복종의 인간관계는 결코 교회에 대한 하
나님의 경륜이 아닙니다. 오직 장로들은 양 무리의 본이 됨으로써 교회를
감독합니다.
매우 실제적인 의미로, 장로들은 곧 교회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건하고, 삶에서 주님에게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주 예수님의 은혜를
발산하는 장로들이 있는 곳에서는 건실하고 영적인 교회를 기대할 수 있
습니다. 반면에, 세상일에 빠져 있고, 바깥 재미에 여념이 없고, 말씀을
읽거나 기도하기에는 너무 바빠 있는 장로들이 있는 곳에서는 양떼들의
냉냉함과 무기력함밖에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또한 장로들은 약한 자들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범사에 너희에게 모본
을 보였노니 곧 이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의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
니라."(행 20:35). 이 말씀은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도와줄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교훈하십니다. 이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양 무리와 성직자로
구분해서 살 것이 아니라, 양 무리와 고락(苦樂)을 같이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장로들은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해야 합니다.(딤후4:2, 딛
1:13, 2:15). 믿음의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 있을 때에는 주님의 권위로 책
망해야 합니다. 확실한 교리를 인정하지 않는 자들은 책망과 권함을 받아
야 합니다. 장로는 열심히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장로들에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디모데전서 5장 17,18절을 보면 어떤 장로들은 교회의 재정적인 도움을
받았음이 분명합니다. "잘 다스리는 장로들을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
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을 더할 것이니라 성경에 일렀으되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꾼이 그 삯을 받는 것
이 마땅하다 하였느니라." 어떤 이들은 자비량(自備糧)했다는 것 또한 분
명합니다. 사도바울이 그 대표적인 실례입니다(고전4:12).
덧붙여서 꾸짖지 말고 아비에게 하듯 해야 합니다(딤전5:1). 두세 증인
이 없이는 송사를 해서는 안 됩니다(딤전5:19).
그리고 다음으로 감독들을 기억해주고, 인정해주고, 순종해야 합니다.
"저의 역사로 말미암아 사랑 안에서 가장 귀히 여기며"(살전5:13). "하나
님의 말씀을 너희에게 이르고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저희 행
실의 종말을 주의하여 보고 저희 믿음을 본 받으라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
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히13:7,8).
마지막으로 장로들에게 상급이 있음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그리하면
목자장이 나타나실 때에 시들지 아니하는 영광의 면류관을 얻으리라"(벧
전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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