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왕의 죽으심과 부활(마태복음 27, 28장)-2
갈보리(27 :27-56)
1. 그리스도의 고난의 인간적 측면(27 :27-44)
주님의 괴로움에는 두 가지 면이 있었습니다. 주님은 사람으로서 또 하나
님으로서 고난받으셨습니다. 전자는 육체적인 것이었으며 후자는 영적인
것이었습니다. 전자는 의로움을 위해서였으며 후자는 대속과 속죄를 위함
이었습니다. 전자는 사람들의 증오심을 나타냈으며 후자는 하나님의 사랑
을 드러내었습니다.
로마군인들의 잔인함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덧붙여야겠습니다. 그들은
희생자를 위협했으며 예수님을 왕복과 왕관, 홀, 직함과 "신하들"을 지닌
우스꽝스러운 왕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조롱에 대해 하나님은 이제 아
드님을 하늘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리심으로써 답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조롱하기 위해 예수님에게 주었던 물건들은 예수님이 이 땅을 통
치하러 다시 오실 때 참으로 주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창세기 3 :18에 비추어보아 가시 면류관은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
다. 가시는 인간의 죄로 인한 저주의 결과입니다. 그것은 이제 죄인의 자리
에서 하나님의 저주를 감당할 대속자가 치루게 되는 형벌과 연결되었습니
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동안 넘어졌다는 전승은 아마 사실일 것입
니다. 그래서 북아프리카(구레네) 사람인 시몬이 군인들에 이끌려 십자가를
지고 구세주의 뒤를 따라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날은 그에게 얼마나 영
광스러운 날이었겠습니까? 아마 그는 군인들이 모욕하려던 가련한 제자였
을 것입니다. 또한 로마서 16 :13에 언급된 루포의 아버지였을지도 모릅니다
(막 15 :21).
골고다에 도착하여 사형 집행자들은 마취약을 줌으로써 예수님의 고통을
덜어주려 했습니다. 주님은 후에 신포도주는 받으셨지만(요 19 :28-30) 이
마취약은 거절하셨습니다. 이로써 시편 69 :21의 말씀이 성취된 것입니다.
쓸개를 식물로 주며 갈할 때에 초로 마시웠다는 시편 69 :21의 말씀의 앞부
분은 십자가 처형이 시작될 때 이루어졌고 뒷 부분은 처형이 끝날 때 이루
어졌습니다.
"골고다"는 도시 밖에 있었습니다. 그 단어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의미
입니다. 골고다(즉 갈보리)는 "해골"을 의미하며 그 장소는 전통적으로 다
윗이 골리앗의 머리를 묻었던 곳으로 생각된 곳이었습니다(삼상 17 :54). 아
마도 수세기동안 유대인의 사형집행장이었을 것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솔로몬보다 지혜로우신 영광의 주님께서 모든 인간의
지혜의 무의미함을 나타내는 곳인 "해골의 곳"에서 돌아가셔야 했다는 것은
얼마나 의미심장한 일입니까?
수 천년전 시편 22 :18 말씀은 주님의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갖기 위해 제
비뽑을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욕심에 사로잡힌 군인들은 지금 자신들도
모르는 가운데 주님의 옷을 나누고 제비뽑음으로써 문자적으로 이 말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요한은 요한복음 19 :23, 24에서 이에 대한 자세한 내
용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범죄자의 죄명을 적은 죄패를 죄수의 머리 위에 달아둠으로써 모든 사람
들이 읽도록 하는 것이 당시의 관례였습니다. 마태는 우리에게 왕으로서 돌
아가신 예수님을 인식할 수있는 그 말에 주목하기를 원했습니다. 그 말은
빌라도가 유대인을 모욕하기 위해 쓴 것이었지만 사실이었습니다. 예수님
은 왕이시고 하나님은 거룩한 산 시온에 예수님을 세우실 것입니다(시 2
편).
양 옆 십자가에 매달린 강도는 예수님을 믿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냉담한 죄인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자 중 하나로 헤아림을
입었음이라"라는 이사야서 53 :12의 말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또한 죽어
가는 예수님을 향해 퍼붓는 무자비한 모욕을 통해서도 시편 22 :7, 8의 말씀
이 이루어졌습니다(39-44절). 이 무정한 태도는 사실상 거의 정확한 말로
예언되었습니다. 그 절정의 24시간에 얼마나 많은 구약의 예언들이 정확히
성취된 것입니까?
2. 그리스도의 고난의 신적인 측면(27 :45-50)
주님은 제 삼시부터 제 구시까지, 즉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십자가
에 달려있었습니다. 이 시간의 절반은 밝은 빛 가운데 있었고 나머지 반은
깊은 어두움 가운데 있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예수님의 고통의 영
적인 의미를 반영하며 또한 인간의 입장에서 받은 예수님의 고난과 하나님
의 입장에서 받은 고난을 구별시켜 줍니다.
주 예수님의 일곱번의 외침은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빛이 있을
때에 세번 말씀하셨고 빛이 사라지기 전에 세번 말씀하셨으며 정오의 어
두움이 임한 후 처음으로 "제 구시 쯤 되어" 마지막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끔찍한 세시간 동안 우리 주님은 침묵 가운데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이 불길한 침묵을 깨뜨릴 수 있는 말은 없었습니다. 무언가 두려운 일이 일
어났습니다. 주님의 거룩한 영혼은 우리를 대신해 죄로 여겨졌고 의로우신
하나님은 주님에게 벗어날 수 없는 죄의 선고를 내리셔서 죄가 요구하는 모
든 죄값을 치루도록 하셨습니다. 진정한 속죄가 이루어진 곳은 바로 이 곳
뿐이었습니다. 이제 인간들의 입장에서 속죄를 위해 고난받아야 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죄는 무한하신 하나님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에 끝없는 범죄
함은 끝없는 형벌을 초래합니다. 오직 무한하신 하나님만이 죄를 담당하실
수 있으며 무한하신 그 분만이 죄를 처벌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외적인 어
두움은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신"(벧전 2 :24) 구세
주의 영혼을 사로잡은 내적인 어두움을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나타낸 것뿐
입니다. 시편 22 :1의 말씀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
셨나이까?"라는 자포자기의 장엄한 외침으로 성취되었습니다. E.W. 로저
스는 "어두웠던 세 시간 사이에 일어난 비밀은 "하나님"과 "나"를 제외하고
는 아무도 완전히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동등되신 거룩한 아드님을 버
리시는 거룩한 삼위 하나님의 비밀이다."
"엘리, 엘리"라는 단어는 아람어였기 때문에 옆에 서 있던 몇몇 구경꾼들
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초자연적인 어둠이 임하는 신비스러운 상황과 예
언가들이 메시야가 나타날 때 엘리야가 돌아올 것이라고 예언했기 때문에
무리들은 엘리야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예수님을 동정하여 신포도주를 예수님께 주었고 이로써 시편 69 :21의 말씀
이 성취되었습니다(요 19 :28-30).
이제 고통의 사역은 마쳐졌고 죄값이 완전히 치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의
공의를 채우기 위해 더 이상 해야할 일은 없습니다. 예수님이 마지막 외침
으로 자신의 영혼을 포기했던 모습은 죽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이 여전히 왕
이라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3. 영광스러운 추수의 시작(27 :51-56)
땅에 떨어져 죽음을 맞이한 거룩한 한 알의 밀알은 이미 열매를 맺기 시
작했습니다. 마태가 기록한 첫 번째의 결과는 성소 휘장이 찢어진 것이었습
니다. 휘장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찢어졌습니다. 수세기동안 이 휘장은 이스
라엘의 예배 처소를 두 부분으로 나누었습니다. 오직 대제사장만이 일년에
한 번 속죄 제물의 피를 가지고 휘장 뒤로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은 그 안에 계셨고 죄인은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완전
한 속죄가 효력을 발휘하였고 하나님께서 직접 휘장을 찢으셨습니다. 거룩
함에 이르는 길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를 의지하여 나아가는 모든 사람
에게 열려진 것입니다(출 26 :31-34 ; 레 16장 ; 히 9 :1-8 ; 10 :19-22).
뒤이은 지진은 마치 주님이 다시 오실 미래의 그날을 예고하는 것같았고
"땅이 진동"한 것은 옛 질서를 없애고 만물을 새롭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땅이 진동하면서 무덤들이 열리고 예수님의 부활 후에 많은 성도들의 몸이 일
어나 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만약 주님의
부활을 믿는다면 신자들의 부활을 믿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주 예
수님은 잠자는 자들의 첫열매가 되셨습니다(고전 15 :20). 이로 인해 모든
성도들이 일어날 것이며 또한 서로를 알아보고 영광 중에 새롭게 될 것이라
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마태, 마가, 그리고 누가는 모두 백부장의 고백을 기록하고 있는데 오직
마태만이 "백부장과 및 함께 예수를 지키던 자들"을 포함시켰습니다. 사람
들은 이상한 사건들로 인해 두려웠으며 바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었
다는 것을 고백했습니다. 유대인들은 불신앙 속에 있는데 이방인들로부터
이러한 믿음의 고백을 듣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마태는 또한 오
래전부터 자신들의 재물로 예수님을 섬겼던 충성스럽고 헌신된 여인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눅 8 :2, 3). 그들은 비난과 위험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사랑에 의해 못 박히는 그 예수님 곁에 서 있었으며 그들의 메시야
요, 구세주요, 주님으로 알고 있는 그분을 위해서 자기의 목숨을 걸었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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