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간증]
어둠에서 빛으로
- 윤 현 철(서대문교회)
고등학교 시절, 고독을 깊게 느낀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그때뿐이고 저는 결국 혼자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외로움과 친해져야 하는 것이 인생임을 깨달아가는 시점이었고, 한창 혈기왕성했기에 그 공허감을 운동과 독서로 해소하곤 했습니다. 학교의 정해진 커리큘럼에 충실해 고득점을 받아 좋은 대학에 가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저는 적성 찾기에 몰입했고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사회에서 나를 빛내줄 유일한 통로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허탈했습니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내 마음은 각가지 모순으로 가득했으며, 이 세상 가운데서 원하는 바를 모두 성취해도 어차피 죽을 텐데 다 무슨 소용인지 회의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부조리와 마음속의 원인모를 결핍, 그로인한 여러 가지 충족되지 않는 욕망, 그리고 죽음에 대해 해결하지 않는다면 모든 시간과 노력이 무가치해 보였습니다.
그 당시 부모님의 영향으로 교회를 다니고 있긴 했습니다만 부모님의 신앙이 내 신앙은 아니므로 점점 부담을 느끼던 차였고, 이참에 확실히 뿌리를 뽑아야겠다고 생각하여 다짜고짜 교회 선생님에게 가서 물어봤습니다.
"구원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여기서 구원 받고 싶다고 말한 이유는 그동안 교회에 참석하며 들어온 단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때의 혼란스러웠던 정신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교회 선생님은 제 질문의 답들을 오로지 성경으로만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경이 과연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하고 결정 내릴 책임을 느꼈습니다. 만약,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성경이 거짓이라면 하나님과 교회를 신뢰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 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개인적으로도 무수한 자료를 일일이 찾아봤습니다. 성경은 사실이었습니다. 아니, 그렇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믿어지진 않았습니다. 방대한 자료와 여러 변증은 저에게 믿음을 생성시키는 수단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믿을지 안 믿을지 스스로 결단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저는 믿고 싶었습니다. 아니, 성경의 하나님에 대해 올바로 알고 싶었습니다. 그저 하나님을 인간의 연약이 만들어낸 종교적 의지 대상으로 치부하고 마음 편히 기독교라는 영역을 조망해 볼 수도 있었으나, 그건 도망가는 것이라 생각됐습니다. 도피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아무리 마음이 어지럽고 생각이 복잡해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여겨졌습니다.
내가 왜 이런 고민으로 번뇌해야 하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확실한 건 어물어물 넘어가고 싶지 않았고 이러한 영적인 영역에 대한 내 견해를 확실히 하겠노라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갈등은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혼돈은 더욱 가중됐고 내적 혼란은 더욱 심화됐습니다. 속으로 하나님을 똑바로 알게 돼 마음이 진정되길 진심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 선생님께서 성경 한 구절을 펼쳐 보여줬습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요한계시록 3:20).
하나님께선 계속 제 마음 문을 두드리고 계셨던 걸까요? 저는 그 음성을 거부한 채 스스로 의심만 부추기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저는 일단 하나님을 내 마음속에 영접하여 들인 다음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교회 선생님과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이 내 마음에 들어와 주시길 간구했습니다. 그러자 일시적으로 모든 의심이 사라지고 기쁨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감정의 신비한 체험이 구원의 증거는 아니었고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내 구원을 확실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교회 분들과의 교제를 이어나갔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 (시편 14:1).
"네 하나님 여호와를 버림과 네 속에 나를 경외함이 없는 것이 악이요 고통인 줄 알라. 주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예레미야 2:19).
"또한 그들이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 상실한 마음대로 내버려 두사 합당하지 못한 일을 하게 하셨으니 곧 모든 불의, 추악, 탐욕, 악의가 가득한 자요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이 가득한 자요, 수군수군하는 자요, 비방하는 자요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자요, 능욕하는 자요 교만한 자요, 자랑하는 자요, 악을 도모하는 자요, 부모를 거역하는 자요, 우매한 자요, 배약하는 자요, 무정한 자요, 무자비한 자라. 그들이 이 같은 일을 행하는 자는 사형에 해당한다고 하나님께서 정하심을 알고도 자기들만 행할 뿐 아니라 또한 그런 일을 행하는 자들을 옳다 하느니라" (로마서 1;28-32).
"마땅히 두려워할 자를 내가 너희에게 보이리니 곧 죽인 후에 또한 지옥에 던져 넣는 권세 있는 그를 두려워하라.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를 두려워 하라" (누가복음 12:5).
하나님은 죄를 심판하실 수밖에 없는 거룩한 분임을 알았습니다. 저도 말씀에 나열된 저 죄목에 포함돼 지옥에 갈수밖에 없는 죄인임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지옥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두려워졌고 영원한 심판을 받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길이 있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계속 들어왔음을 알게 됐습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요한복음 1:29).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이사야 53:5-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요한복음 3:1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요한복음 5:2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 하시니" (요한복음 6:29).
" 또 증거는 이것이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것과 이 생명이 그의 아들 안에 있는 그것이니라.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느니라" (요한일서 5:11-12).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대신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심판하신 것입니다. 과거 이스라엘에 제사를 주신 하나님께서 죄 없으신 예수님을 세상 모든 죄인을 위해 희생 제물로 삼으셨던 것입니다. 저 또한 세상의 범주에 속한 사람이며 그를 믿어야만 살 수 있는 패역한 죄인이기에 금방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복음 23: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23:43).
아, 하나님은 정말 놀랍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찾지도 않으며 관심조차 없는 죄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사랑을 나타내신 것입니다. 자기의 허망한 마음을 따라 각기 자기 길을 계획하고 갔던 어리석고 미련한 악인들을 위해 대신 죽으신 것입니다. 저는 이 놀라운 사랑에 순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로마서 10:17).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이르시되,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 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즉시 구원을 받으니라" (마태복음 9:22).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마태복음 5:18).
하나님의 사랑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 믿음임을 알게 됐습니다. 내가 행한것은 죄뿐이지만 하나님이 하신 일을 그대로 의지하는 것이 믿음이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나 대신 죽으신 것을 바라봤을 때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이러한 믿음은 말씀의 토대 위에만 존재함을 알게 됐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는 진리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는 우리의 범죄함을 위하여 내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심을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로마서 4:25).
"너희가 그 은혜로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 (에베소서 2:8-9).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17).
죄인을 의인으로 만드시고 모든 어둠을 사랑으로 누르시고 선으로 악을 이기신 주님으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저의 가치관이 변했습니다. 저는 어둠에서 빛으로 바뀌었습니다. 나의 나 된 것은 그저 하나님의 은혜뿐임을 기억합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만 참된 '나'가 존재합니다. 저의 모든 삶이 그분에게 합당히 드려지길 소망합니다.
그분의 놀라운 은혜를 기억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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