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떡]
거듭난 영혼의 갈등
- 임 용민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What a wretched man I am! Who will rescue me from this body of death?) (롬 7:24).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고 위협하던 철저한 정통파 바리새인이었던 사울이, 다메섹 성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러 달려가던 도상에서 그리스도의 음성을 직접 들은 후 정반대의 삶으로 돌아섰으며, 여생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핍박과 고난을 스스로 자취하며 그의 부활을 증언하는 복음의 사도로 변한 사실은 기독교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입니다. 그 후 바울의 삶은 오로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전력을 다하는 삶이었습니다. 그는 이처럼 고백했습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 받으라"(빌 3:13-17).
따라서 진정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자들에게 있어서 바울은 본이며 닮고 싶은 참 그리스도인의 표상입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에게도 그의 신앙 생활 중에 갈등이 있었습니다. 앞에 인용한 바울의 고백이 그가 갓 구원받은 직후의 고백인지 아니면 그가 장성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한 후의 고백인지를 분명히 말할 수 없으나 "선을 행하기 원하나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치 아니하는 죄를 행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롬 7:19).
자 그러면,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왜 그들의 신앙생활에 갈등이 생기는가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거듭난 사람들은 두 성품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거듭나기 이전, 본성적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육체의 욕심을 따라 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행하게 됩니다(엡 2:3). 즉 그들은 본성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육체의 소욕의 지배를 받는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그릇된 행위에 대한 양심적 가책을 어느 정도 느낄 수도 있지만 때로는 불처럼 강한 육체의 소욕 앞에서는 양심도 가로막지 못합니다.
그래서 몇 번의 가책을 느끼다가도 횟수가 늘면서 그 양심도 무뎌지고 점점 정상적인 바른 감각을 상실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양심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양심도 결국은 우리의 육체적 소욕 안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양심도 우리의 잘못을 교정시켜주지 못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한계적 실존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옛 소욕을 따라 살던 자연적인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인과 구주로 영접하게 될 때 그에게는 영적인 새 생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둘째로 거듭난 자 속에서 시작되는 쟁투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새 생명은 거룩한 하나님의 성품을 따르려고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거룩한 성품에게 시비를 거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옛 성품입니다.
"흥, 네가 거룩한 하나님의 성품을 따라 산다구? 너 같은 것이 거룩한 삶을 사는 자로 변하였다구? 네 속에는 여전히 죄의 유혹을 따르고자 하는 속성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말이냐? 넌 위선자야. 겉으로는 거룩한 척 하지만 네 속에는 죄의 욕망도 꿈틀거리고 있지 않느냐? 성경도 거짓이고 세상 모든 재미를 버리고 예수만을 따르겠다고 하는 삶도 다 어리석고 멍청한 짓이야!"
사탄은 쉬지 않고 나의 약점에 의심의 불화살을 쏘아댑니다. 거듭난 자 속에는 매순간 이와 같은 두 성품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집니다. 이 두 성품은 결코 공존할 수 없는, 마치 두 말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질주하려는 것처럼 극과 극입니다.
그듭난 자들에게도 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죄 없다 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라" (요일 1:8)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거듭난 그리스도인 자신도 안에 옛 성품이라는 적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바울이 로마서 7장에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자로다" 라고 고백할 때까지 "나"라고 하는 말이 40번 이상 언급됩니다. 거듭난 자들도 "나"만을 들여다 보면 실망과 탄식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거듭난 자의 승리 비결을 이처럼 고백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롬 7:25).
이제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육적 성품보다 영적 성품을 더 강하게 자라게 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점차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이러한 승리가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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