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뛰어든 ‘천안함 영웅’은 김정운 상사 [중앙일보]
2010.04.02 02:36 입력 / 2010.04.02 08:01 수정
침몰 당시 헤엄쳐 다니며 구명정 모아 동료들 구해
천안함 ‘무명 영웅’에 관해 보도한 본지 3월 29일자 14면 지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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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사는 그날 밤바다에 뛰어들어 파도에 떠내려가는 구명정들을 천안함 쪽으로 밀어냈다. 그의 용감한 행동 덕분에 천안함 승조원들은 구명정으로 옮겨 탈 수 있었다. 김 상사의 활약은 당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던 인천 옹진군 227호 어업지도선 김정석(56) 선장의 증언으로 알려졌다. 26일 밤 김 선장이 사고 해역에 도착했을 때 천안함은 이미 선미가 잠긴 채 오른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었다. 천안호 승조원들이 함선 위에서 추위와 공포에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해군과 해경의 고속정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지만 파도와 바람이 거세 함정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다. 바다 위에 천안함에서 내린 구명정이 10여 개 떠 있었다. 그러나 파도에 밀리고 구명정끼리 뒤엉켜 점점 천안함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김 선장은 “30년 이상 배를 탔지만 막상 침몰해 가는 군함과 위기에 몰린 병사들을 대하니 정신이 아득했다”고 말했다.
그때 한 병사가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얼어붙을 것 같은 차가운 바닷속을 헤엄치며 구명정들을 천안함 쪽으로 밀어냈다. 구명정들은 천안함 쪽으로 다시 다가가 선체에 닿았다. 배 위에서 덜덜 떨고 있던 승조원들은 구명정에 옮겨 탈 수 있었다.
김 선장은 이 병사를 어업지도선으로 끌어 올렸다. 차가운 밤바다에서 10여 분 이상 헤엄을 친 탓인지 온몸이 새파랗게 얼어 있었다. 더운 물로 샤워를 시키고 모포로 온몸을 감싸주었다. 김 선장은 그를 빨리 후송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백령도 용기포항으로 배를 몰았다. 항구에 도착해 군 구급차에 그를 인계했다.
김 상사는 팔에 부상을 입고 27일 국군수도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이름 없는 영웅’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전우들이 아직 바닷속에 있는데…”라며 인터뷰와 사진 공개를 거부했다. 김 상사의 가족들이 “(김 상사가) 실종된 동료들 얘기에 너무 가슴 아파한다”고 전했다.
김진경·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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