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뛰어든 ‘천안함 영웅’은 김정운 상사 [중앙일보]

2010.04.02 02:36 입력 / 2010.04.02 08:01 수정

침몰 당시 헤엄쳐 다니며 구명정 모아 동료들 구해

천안함 ‘무명 영웅’에 관해 보도한 본지 3월 29일자 14면 지면.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 당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차가운 밤바다로 뛰어들었던 ‘이름 없는 영웅’은 김정운(43) 상사로 밝혀졌다. <본지 3월 29일자 14면>
김 상사는 그날 밤바다에 뛰어들어 파도에 떠내려가는 구명정들을 천안함 쪽으로 밀어냈다. 그의 용감한 행동 덕분에 천안함 승조원들은 구명정으로 옮겨 탈 수 있었다. 김 상사의 활약은 당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던 인천 옹진군 227호 어업지도선 김정석(56) 선장의 증언으로 알려졌다. 26일 밤 김 선장이 사고 해역에 도착했을 때 천안함은 이미 선미가 잠긴 채 오른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었다. 천안호 승조원들이 함선 위에서 추위와 공포에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해군과 해경의 고속정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지만 파도와 바람이 거세 함정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다. 바다 위에 천안함에서 내린 구명정이 10여 개 떠 있었다. 그러나 파도에 밀리고 구명정끼리 뒤엉켜 점점 천안함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김 선장은 “30년 이상 배를 탔지만 막상 침몰해 가는 군함과 위기에 몰린 병사들을 대하니 정신이 아득했다”고 말했다.

그때 한 병사가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얼어붙을 것 같은 차가운 바닷속을 헤엄치며 구명정들을 천안함 쪽으로 밀어냈다. 구명정들은 천안함 쪽으로 다시 다가가 선체에 닿았다. 배 위에서 덜덜 떨고 있던 승조원들은 구명정에 옮겨 탈 수 있었다.

김 선장은 이 병사를 어업지도선으로 끌어 올렸다. 차가운 밤바다에서 10여 분 이상 헤엄을 친 탓인지 온몸이 새파랗게 얼어 있었다. 더운 물로 샤워를 시키고 모포로 온몸을 감싸주었다. 김 선장은 그를 빨리 후송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백령도 용기포항으로 배를 몰았다. 항구에 도착해 군 구급차에 그를 인계했다.

김 상사는 팔에 부상을 입고 27일 국군수도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이름 없는 영웅’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전우들이 아직 바닷속에 있는데…”라며 인터뷰와 사진 공개를 거부했다. 김 상사의 가족들이 “(김 상사가) 실종된 동료들 얘기에 너무 가슴 아파한다”고 전했다.

김진경·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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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엄지 치켜세우며 “한식 맛있다” [중앙일보]

2010.04.01 22:02 입력 / 2010.04.02 01:18 수정

부인·자녀들과 함께 갑자기 뉴욕 한식당 찾아와 식사
참치회·갈비구이·돌솥비빔밥·고추튀김·닭구이 즐겨

뉴욕 방문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왼쪽)과부인 브루니. [뉴욕 AFP=연합뉴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한식에 빠졌다. 이날 취재진 앞에서 ‘닭살’ 애정 표현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던 이 부부는 오후 8시10분쯤 맨해튼의 한식당 우래옥에 도착해 저녁을 먹었다. 일행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부부인 브루니, 그리고 두 자녀에 수행원까지 20여 명에 이르렀다. 사르코지는 전채로 참치회를 시켰고, 이어 갈비구이·돌솥비빔밥·고추튀김·닭구이를 주문해 차례로 즐겼다. 우래옥의 셰프인 헤럴드 김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식사를 하는 도중 요리를 만든 세프와 서빙한 종업원을 불러 영어로 ‘아주 맛있다(very good)’라고 칭찬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김 셰프는 “사르코지 부부는 간장 등을 이용한 한국식 양념에 살짝 무친 참치회를 보고 ‘아주 예쁘다’라고 칭찬했다”며 “김치를 먹어보고선 ‘조금 맵다’는 반응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또 “후식으로는 우리 식당에서 직접 만든 핫초콜릿 케이크를 주문해 먹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사르코지 가족은 시종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오후 8시30분부터 2시간 정도 식사를 했으며, 서빙한 한식을 거의 남기지 않고 즐겼다”라고 전했다. 수행원들은 별도로 돼지고기찜과 새우 요리 등을 시켜 먹었다고 한다.

뉴욕 우래옥에 설치된 CCTV에 찍힌 사르코지 가족. 앞줄 왼쪽부터 아들, 사르코지,부인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 경호팀은 사진 촬영을 막았다. [뉴욕 우래옥 제공]
이날 식당 측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 오후 7시30분쯤 ‘VIP’를 위해 급하게 예약을 하러 왔다는 사람들이 찾아오긴 했으나, 그 VIP가 프랑스 대통령 부부일 줄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수행원이 식사하는 동안 밖에는 뉴욕시경 경호요원 수십 명이 대기했다. 우래옥 관계자는 “사르코지 일행이 애초 정해진 시간을 넘겨 식당에 머물렀는지 오후 10시가 넘은 뒤에는 경호원들이 연방 시계를 보고 어딘가에 무선으로 급히 연락을 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우래옥 최영숙 대표는 “한식 세계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미식가인 프랑스 대통령 일가족이 한식당을 찾아 다양한 한식 요리를 맛보고 칭찬까지 해준 데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며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문으로 한식에 대한 이미지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래옥은 1999년 맨해튼 소호에 문을 열었으며 뉴요커는 물론, 현지를 찾은 각국 유명 인사가 즐겨 찾는 한식당으로 명성을 얻어왔다.

사르코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달 28~30일 미국을 방문했다. 그는 29일 우래옥을 찾기 전 컬럼비아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환담하는 등 맨해튼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다음날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맨해튼 방문 도중 취재진 앞에서 거침없이 애정을 표현한 것에 대해 일부 언론에선 사르코지 부부가 얼마 전 불거졌던 불화설을 잠재우기 위해 연출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나 이날 우래옥을 방문했을 때는 취재진을 따돌린 것을 물론, 식당 종업원과 기념 촬영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언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안준용 뉴욕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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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다녀간 한식당 대표 `생계형 한식당서 벗어나야` [조인스]

2010.04.02 18:19 입력 / 2010.04.02 18:41 수정

미주중앙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고, 일식당에서 스시를 먹는 것처럼, 한식당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되어야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이뤄지는 것 아닌가요.”

지난 12년동안 미 주류사회 한복판에서 한식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해오고 있는 우래옥 최영숙 대표의 지론이다. 최 대표는 지난 76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LA 한인타운에 열었던 한식당 우래옥을 93년 비벌리힐스에, 99년 맨해튼 소호까지 진출시켰다. 2005년에는 맨해튼 미드타운에 ‘밥 반(飯)’자에서 따온 ‘반(Bann)’이라는 한식 레스토랑도 열었다.

한식 세계화의 최전방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최 대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와 관련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 음식은 굉장히 어려운 음식입니다. 계량화된 조리법이 없어서 주먹구구식이죠. 그래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리법을 도입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또 식당과 관련한 모든 시스템이 전산화시켰죠. 그런데 지금까지 대부분 한식당은 생계형으로 운영됐습니다. 결국 우래옥은 생계형 식당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주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겁니다.”

지난달 29일 미국을 방문중이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우래옥에서 가족, 수행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가 우래옥은 또 한번 화제가 됐다. 대통령 일행은 갈비와 돌솥비빔밥에, OB맥주까지 마시고 갔다.

이처럼 우래옥은 연예인,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이 즐겨찾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도 우래옥 단골손님이라고 최 대표는 귀띔했다.

“유명인사들이 우리 식당을 찾을때마다 한식 세계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흐뭇합니다. 그러나 식당을 찾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리에게는 모두 중요한 고객들이죠.

주로 젊은층이 많이 찾아오는데, 나이많은 제가 홀에 나가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저는 주로 주방에 머뭅니다.(웃음)”

최 대표는 한식당 개점을 위해서는 입지조건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입지조건이 좋아도, 건물주가 아무에게나 렌트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철저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건물주를 설득해야 하지요.”

최 대표는 철저한 현지화를 강조한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도 철저하다. 인테리어에도 방패연, 젓가락, 한글 등 한국 관련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음식 이름도 ‘게살말이’ 등 한국식이다. 웨이터에게 한국어 메뉴 시험을 보게 해서 98점이 넘지 않으면 손님을 접대하지 못하게 한다.

“꿈이 있다면 제대로된 한식 요리책을 내는 것과, 미드타운에 문을 연 ‘반’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겁니다. 제 꿈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전할 겁니다.”

안준용 기자 jyah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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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홍의 소프트파워] 영웅이 간다 [중앙일보]

2010.04.02 19:55 입력 / 2010.04.02 20:46 수정

# 순직(殉職)? 아니다. 순국(殉國)이다! 한주호 준위는 그저 맡은 바 임무를 다하다가 ‘순직’한 게 아니다. 그는 전쟁보다 더한 격랑 속에서 비록 천안함 실종자들을 건져 올리진 못했지만 그 한 몸을 던져 심해에 처박힌 대한민국의 체면과 위신, 그리고 존재 이유를 맨손으로 건져 올리고 죽었다. 이게 ‘순국’이 아니고 무엇인가.

# 참사 일주일이 지나도록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군과 우왕좌왕하는 정부, 갈피 못 잡는 청와대와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나라 전체가 혼돈 속에 휘청거리는 이때! 오직 한 준위의 살신성인(殺身成仁)한 죽음만이 해저에 곤두박질 친 군의 위신을 다시 세웠고, 애끓는 실종자 가족들과 안타깝게 지켜보는 국민들 앞에서 정말이지 할 말 없던 정부에게 더 없는 방패가 돼줬으며 대한민국이 왜,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세상에 증명해줬다.

# 대통령도, 국방장관도, 함장도, 그 누구도 국민의 눈과 귀 앞에 곱지 않았다. 하지만 들끓는 국민의 질타도, 성난 민심도, 분노한 실종자 가족들도 오직 한 준위의 영정 앞에서만큼은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한 준위의 거룩한 희생이 정부와 군의 모든 허물을 한 몸에 짊어지고 대신 그렇게 갔다는 사실을!

# 세상이 온통 사고 원인이 뭐니 책임이 어디니 하고 떠들고 있을 때 그는 말없이 얼음처럼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던졌다. 나이 어린 후배들의 살려 달라는 아우성 소리가 들렸던 것일까? 실종자 가족들의 애끓는 절규에 분초를 다투는 심정으로 그는 스스로 주저함 없이 그 칠흑 같은 죽음의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런 그 앞에서 우리는 정말 할 말이 없다.

# 이번 초계함 사건으로 진짜 침몰한 것은 우리 군과 정부의 위기 대응 역량과 위기관리시스템이었다. 한 준위는 그것을 몸뚱이 하나로 대신 메워냈다. 또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추락했다지만 진짜 추락한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이다. 지난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통해 빵빵하게 채워졌던 국가적 자긍심이 이번 초계함 사건을 계기로 구멍이 뻥 뚫리고 말았다.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의 영광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시리얼에 말아 드심’이라고 조크한 것처럼 초계함 사건 하나에 대한민국이 그랬다. 하지만 한 준위는 그 침몰한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자기 한 몸 던져 다시 세워낸 진짜 영웅이다.

# 그 영웅이 간다. 평생을 군에 복무하며 나라 위해 살았다. 일신의 영달은 꿈꾸지도 않았다. 신혼 때 마련한 낡은 세간으로 30년 세월을 버텨온 그였다. 그런 한 준위에게 대통령은 최고예우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지시만 할 것이 아니라 그 경과를 제대로 챙겨보라. 이미 35년째 군복무를 해온 한 준위가 퇴임하면 자동으로 받게 될 보국훈장 광복장을 주면서 생색내던 군과 정부는 뒤늦게 빈소를 찾은 대통령이 무공훈장 수여 검토를 지시하자 그제야 또 부산을 떤다. 심지어 준위에서 일계급 승진시켜 소위를 달아주겠다는 얼빠진 아이디어나 내놓지 말고 정말 제대로 해라. 유가족들의 생계와 미래 대책을 위해 연금 제대로 잘 챙겨주고 한 준위의 살신성인하는 애군·애국 정신을 잊지 않도록 동상 건립 등 최소한의 할 일들을 반드시 해야 한다.

# 이제 한 준위의 영정은 치워진다. 하지만 우리 가슴에 그의 사나이다운 담백한 눈빛, 그의 굳게 다문 입술에서 전율하듯 느껴지는 단호함과 애군·애국의 정신은 더 깊이 새겨야 한다. “지옥에서 살아오라!”는 그의 포효하는 목소리가 다시 들릴 것만 같다. 비단 침몰한 천안함 수병들에게만 하는 얘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게 외치는 그의 소리다. 그 영웅이 가는 길 앞에서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고 혼미해진 우리의 정신을 추슬러본다. 고이 잠드소서. 영웅이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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