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6월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는 마을,

 글쓴이 : 한인회 (139.♡.163.79)
조회 : 51  
  게시글 주소 : http://www.innekorean.or.id/hanin/bbs/tb.php/news/1538
따나 또라자 (Tana Toraja) 제 1편

따나 또라자에 오면 ‘문화는 항상 살아남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라자는 1,500년 전에 형성된 도시이다. 이곳에서 아주 오랫동안 거주해 온 사람들의 모든 방식과 마주하면 개별로서의 인간은 나약한 존재지만 집단으로서,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를 역설적으로 알게 된다. 이러한 체 험은 어쩌면 자신의 가치관을 뒤흔들 수도 있을 터이다. 이들은 독특한 장례 문화로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닌 영원히 같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죽음에 대한 인식과 장례의식은 문명과 자연, 개화와 미개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과거 쪽에서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를 따나 또라자 는 던져주고 있다. 
 
술라웨시에 있는 마카사르에서도 8시간 이상을 차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는 이 마을의 첫 느낌은 묵직하다. 또라자는 술라웨시어로‘산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과수가 풍부하고 땅이 비옥 하여 어디서든 농경지와 한가로운 물소 떼들이 논 밭을 오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따나 또라자는 해발 300미터에서2,884미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토지가 3,657 제곱킬로미터를 덮고 있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고원이다. 거친 바위 절벽과  깍아내린 듯한 석회암 절벽이 곳 곳에 나타난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의 영향으로 또라자족 종교는 95%가 크리스트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또라자 족의 정신과 생활을 지배하는 건 토속신앙인 알록 또돌로(Aluk Todolo)이다. 인니 정부도 1969년 공식 민간신앙으로 지정하였다. 

또라자는 농업사회이고 주식은 쌀이다. 잔치를 위한 물소와 돼지고기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 물 소는 소중히 보살핌을 받는 귀한 짐승으로 쟁기를 매지 않는다. 물소의 연령, 색, 흰 빛깔, 뿔의 길이, 꼬리 등은 의식 때 제물로 바쳐질 때 그 가치를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가장 멋진 황소는 마지막 피날레를 위해 준비된다. 매우 귀중한 얼룩무늬 물 소 품종인 tedong bonga는 수요의 증가와 광적인 관심으로 인해 급속히 그 수가 줄어들었다. 돼지 고기도 주된 의식에 사용되는 음식이지만 일상 식단에도 오른다. 커피, 정향나무, 관광업도 이 지역의 주요 수입원이다.

화려한 색깔의 tau tau가 있는 Lemo 암굴 묘 
Lemo는 16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 되며, 특별한 귀족을 위해 만들어진 암굴 묘다. 암벽에 3x5 미터의 홀을 만들어 한 가족묘로 만든다. 구멍에 시신을 넣고, 그 앞은 나무문이나 대나무 커버로 덮여 있다. 그리고 따우따우(tau tau)라는 고인(故人)의 특징을 잘 살려서 만든 나무인형을 묘 앞에 세워둔다. 이곳에는 70여개의 tau tau가 있는데, 지혜 있고 존경 받는 사람만이 이를 만들 자격이 있다고 한다. 따우따우는 왼손이 아래를 향하고, 오른손은 위를 향하여 있다. 아래를 향하는 왼손은 자손들의 삶에 함께 남아 축복을 주고, 위로 향한 오른손은 자손에게 축복이 내리도록 하늘에 기원하다는 의미이다. 레모라는 이름 자체는, 무덤이 귤나무 모양처럼 생겼다 해서 생긴 이름이다.

Sangalla 왕족의 묘지, Tampangallo 
Suaya 지역에 있으며 16세기, Sangalla 왕국의 장사지이다. 왕비가 죽어서, Tampangallo에 먼 저 묻히게 되었고, 그 후 왕도 죽었는데 시신이 없 어졌다. 왕의 유해가 왕비의 관 옆에서 발견되었 다고 한다. 이때부터 합장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사방은 온통 허물어져 가는 관과 해골과 유 해뿐인데 허공의 무게에 빛살 일렁이는 사랑 노래 가 흐른다. 
 
아가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Baby cave Kambira 
높은 산길을 올라 조용한 숲 속에 있는 Baby cave에는 아가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나무가 주는 신성함과 장수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믿음으로, “따라(Tarra)”로 불리는 나무에 공간을 만들어 한 돌이 되기 전 떠난 아가들을 위한 무덤을 만들었다. 이 나무는 튼실하며 수분을 많이 품고 있어, 엄마 대신 젖도 주는 엄마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새도 아가들도 두려움에 떨며 나무 어미 품으로 파고든다. 부모의 신분에 따라 나무무덤 위치도 다르다. 귀족은 가장 높은 곳, 평민은 중 간, 천민은 아래 공간이다. 26년 전부터 나무의 이 른 고사로 인하여 더 이상 나무무덤은 만들지 않 고 가족묘에 함께 안치한다고 한다. 현재 네 곳의 나무무덤 만이 남아 있다. 그들은 죽은 어른들은 소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지만, 아이들은 높은 나무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는다.

높은 절벽에 위치한 Londa 묘지 
석회암 절벽에 만들어진 이 무덤도 바깥에는 tau tau로 장식 되어 있다. 바위 무덤과 발코니가 고인의 조각상들로 가득 차 있다. 후손들은 조상이 높은 발코니에 서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언제나 각성의 날이 서 있으리라. 절벽 발코니에 늘어선 조각 상의 성별, 나이, 얼굴 표정과 옷을 통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있으며, 학위가 높거나, 귀족인 경우는 절벽의 높은 곳에 위치한다고 한다. 죽은 자가 부를 가지고 갈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높은 곳에 장례를 하는 것은 도둑을 방지하고, 죽은 자가 가 지고 있던 부를 대대손손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여기저기 뼈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시간이 지나면서 관이 썩기 때문에 유골만 남은 것이다. 
 
전통 양식의 Tongkonan으로 이루어진 예쁜 마을Kete kesu 
또라자 귀족 중에도 최고 귀족들의 마을인 Kete kesu에는 500년 전부터 사용 했을 것으로 추정 되는 돌무덤에 많은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모든 무덤이 돌 절벽이나 동굴에 매달려 있어 웅장해 보이기까지 한다. 또라자 장례의 특징 중 하나인고인을 살아생전의 모습으로 조각하여 돌무덤 앞에 장식한 tau tau는 후손들이 15년 후에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혀 준다고 한다. tau tau는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철창 안에 보관되어 있다. 전통 관 (erong)은 주로 배 모양이나, 버팔로와 돼지 형상 도 있다. 관이 오래 되어 낡아 부서질 경우 고인의 유골은 앞쪽으로 진열해 놓는다. 고인이 생전 좋아하던 유품을 가져다 놓기도 하고, 그들을 추억 할 수 있는 많은 물건들도 함께 안장한다. 이 곳은 관광명소로 개방되어,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 해 있다. 기념품 가게를 지나 돌무덤으로 가기 전에 다른 형태의 무덤을 볼 수 있다. 부드러운 석 회암 절벽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tongkonan의 형태로 된 무덤 내부의 땅에 묻히게 된다. 그 앞에 고인의 동상이 서 있다. Kete kesu에는 300년 정도 된 6채의 tongkonan이 있고, 그 앞에 12채의 곡식 저장 Tongkonan이 있다. 또라자 곳곳에 서 똥꼬난을 볼 수 있지만 이곳에 줄지어 서 있는 Tongkonan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예 술작품으로 다가온다. 
따나 또라자는 삶이 죽음이고 그 죽음 후도 여전히 함께 한다는, 그 경계 없음이 주는 평온함으로 죽음을 추억으로 얘기 할 수 있는 곳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영혼의 이름만 전설로 남게 되리라. 
또라자에 현대문물이 밀려왔지만 신석기 시대의 흔적을 없앨 만큼 일찍 들어오지 않았다. 아직 시바 종교 같은 물소를 존중하는 것처럼 또라자의 문화는 특별하고 낭만적이고 흥미로운 과거의 유물이자 다가올 미래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한*인니문화연구원, 다음 호에 제 2편이 연재됩니다.)

Posted by 행복자
,

이영애 "결혼-출산후 주변 챙길 여유 생겼다" 출처 뉴스엔 | 입력 2015.06.24. 08:45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이영애가 한국장애인재단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됐다.

한국장애인재단 측은 6월24일 "이영애가 한국장애인재단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됐다"고 밝혔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의 자문위원장으로 함께하는 이영애는 앞으로 문화 컨텐츠를 활용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개선과 장애인을 위한 공익사업을 알리는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문화 컨텐츠를 통한 한식의 세계화, 세계 여성의 교육 ․ 건강 ․ 인권 문제에 대한 글로벌 캠페인, 우리 문화 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캠페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홍보 등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 이영애는 앞으로 장애인을 위한 활동까지 나눔의 소통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국장애인재단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된 이영애는 별도의 위촉식 행사는 갖지 않고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양평에 있는 자택으로 한국장애인재단 직원들을 초청하여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장애인을 위한 나눔 활동과 그 의미, 그리고 재단과 함께하는 소감 등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를 준비한 이영애는 "사회 곳곳에서 장애로 인한 불이익과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함께 가겠다는 배려와 존중을 갖고 장애가 장애 되지 않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국장애인재단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소감을 밝혔다.

또 "결혼과 함께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주변을 돌아보고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결국 나를 돕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고 나눔 활동에 대한 그녀의 철학을 이야기했다.

이에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회 공익활동과 나눔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배우 이영애씨의 따뜻한 마음이 270만 장애인에게 온기로 전달 될 수 있도록 한국장애인재단은 앞으로도 소명과 사명을 다하겠다"며 위촉패를 전달했다.

한국장애인재단을 포함한 공익 사회활동 이외에도 나눔을 통한 선행도 꾸준히 하고 있는 배우 이영애는 서울아산병원에 다문화 가족의 어린이 수술 지원비 2억원을 기부하고, 2014년 2월에는 서울에서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 두 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던 대만의 산모의 소식을 접한 후 수술비와 입원비 등 약 10만 달러(약 1억 여원)를 쾌척한 선행이 알려져 대만 정부로부터 감사패와 함께 저우다관문교재단에서 수여하는 세계생명사랑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기본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 여러 국가의 어린이와 여성의 교육 현실 개선을 위한 학교 설립 등 나눔의 향기를 퍼트리고 있다.(사진=한국장애인재단 제공)

황혜진 bloss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Posted by 행복자
,

이승엽에게 '조용한 선행'은 일상이다 출처 OSEN | 입력 2015.06.23 10:03 | 수정 2015.06.23 12:47

기사 내용

[OSEN=손찬익 기자]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남몰래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라"는 아버지 이춘광 씨의 가르침대로 프로 데뷔 후 꾸준히 선행을 계속 해왔다.

이승엽은 일본 무대 진출 전까지 대구의 한 사회복지시설에 수 년간 성금을 지원해왔다.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정착되지 않았던 시기였지만 그에게 선행은 아주 익숙한 일이었다. 이승엽의 측근에 따르면 그 액수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일본 무대에 진출한 뒤 그의 선행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뇌경색으로 쓰러진 김동재 전 KIA 코치의 쾌유를 위해 조심스레 성금을 건넸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병원 측에 생명존중기금을 전달해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김 모 씨가 신장이식수술을 받도록 도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교에 피칭 머신을 기증하는 등 아낌없이 나눠줬다.

국내 무대 복귀 이후에는 유소년 야구에 관심을 갖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선수들에게 남몰래 후원하거나 시즌이 끝난 뒤 재능 기부를 해왔다.

이승엽의 선행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공치사를 싫어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승엽은 기부 활동에 인색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언젠가 이승엽에게 조용한 선행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남을 돕는다는 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일종의 자기 만족"이라고.

지난 3일 포항 롯데전서 사상 첫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은 포상금 전액을 경상중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400홈런과 관련해 당초 2000만원을 포상할 계획이었으나 이승엽의 경상중에 기부 의사를 접한 뒤 포상금을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이승엽은 다음달 3일 대구 LG전에 앞서 예정된 KBO 공식 시상식에서 5000만원을 경상중학교 야구부에 전달한다.

이승엽은 지난 2013년에도 모교 경북고등학교 야구부에 2000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 그 해 6월20일 인천 SK전에서 352홈런을 쏘아올리며, 기존 양준혁의 개인통산 최다 351홈런을 넘어섰다. 그 후 이승엽은 구단으로부터 포상금 2000만원을 받았는데 이를 경북고 야구부에 전액 기부했다. 하지만 당시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승엽은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에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숨은 사연을 밝혔다. 후배들을 위한 기부의 일환으로 이번엔 경상중 야구부를 위한 '기부 천사'로 나서게 됐다. 이승엽은 "이번에는 중학교에 (기부를) 하고 싶었다. 그 곳(경상중)에서 운동을 하면서 지금의 내가 됐다고 생각한다. 야구선수로서 성장을 시작한 뿌리와 같은 곳이 아닐까 한다. 후배 꿈나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400홈런 달성과 관련해 기부 릴레이가 이어졌다. 류중일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류중일 감독은 400홈런에 대한 찬사의 뜻으로 1000만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청각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1000만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400홈런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 한 해에 홈런 20개를 치기도 쉽지 않은데, 20개씩 20년을 쳐야 나올 수 있는 대기록이다. 한 마디로 존경스럽다. 감독과 선수라는 신분을 떠나, 이승엽은 존경받아 마땅한 기록을 세웠다"고 기부 결정 배경을 밝혔다.

그리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최근 이승엽의 400홈런과 관련해 삼성 라이온즈 김인 사장에게 친필 사인이 담긴 편지와 함께 400만원 기부 의사를 전해왔다.

박찬호는 편지를 통해 "400홈런의 기록을 기념하며 이 기념이 한국야구에 전례가 되고 더 많은 후배들과 유소년들에게 큰 꿈과 목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삼성 구단에) 400만원을 기부하고 싶습니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박찬호 측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밝혔으며 그가 보내온 400만원을 역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이승엽은 400홈런 달성 이후에도 홈런 3개를 추가, 22일 현재 통산 403홈런을 기록중이다. 이승엽은 "감독님과 박찬호 선배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저 오랜 세월 야구를 하다보니 쌓게 된 기록일 뿐인데, 큰 의미가 부여된 것 같아 영광이다"고 말했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osted by 행복자
,
‘옥상 정원’ 만든 노숙인 주택, 푸름 가득 ‘힐링 공간’으로
윤화미(hwamie@naver.com) l 등록일:2015-06-22 13:15:07 l 수정일:2015-06-23 17:28:56

 

노숙인 지원주택인 굿피플 행복하우스가 개인의 단순 주거공간 개념을 벗어나 여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태어났다. 방치돼 있던 옥상이 갖가지 채소와 꽃, 나무 벤치로 꾸며지면서 입주민들의 정서 치유와 여유로운 소통의 공간으로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
 
 ▲노숙인 지원주택인 굿피플 행복하우스의 옥상 정원이 입주민들의 정서 치유와 소통을 위한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어졌다.ⓒ뉴스미션

희망을 꿈꾸는 집, 굿피플 ‘행복하우스’ 이야기
 
한 때 노숙생활로 자포자기 인생을 살았던 이들. 우울과 정신분열 등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끊임없는 재활치료로 회복이 된 그들에게 ‘행복하우스’는 인생에 주어진 또 다른 기회다.
 
4.6평 작은 원룸이지만, 이 곳은 길거리만 떠돌던 그들이 개인의 생활을 영위하고 미래를 꿈꾸는 희망의 공간이다. ‘나에게도 사생활이 생겼다’며 감격해 하는 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감과 계획을 세워가고 있었다.
 
행복하우스는 이들이 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다. 일자리를 얻고 저축을 하고 공과금을 내면서 책임감을 배우고 사회에 익숙해져 가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두렵고 냉정한 현실 앞에 위축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행복하우스에 거주하면서 이들을 돕고 있는 정재원 원장은 주말마다 각 방의 입주민들을 모아 대화를 하고 식사를 같이 하면서 마음 문을 열기 위해 힘썼다. 늘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데 익숙한 이들에게 풍성한 식탁을 제공하고픈 마음도 있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정 원장은 비어있는 옥상을 입주민들의 휴식과 소통 공간으로 활용했다. 바로 텃밭과 벤치를 활용한 ‘옥상 정원’이다.
 
봄부터 시작된 옥상 꾸미기에 전문가들과 입주민들이 팔을 걷어 부쳤다. 회색의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 따뜻한 느낌의 나무 판자로 덧씌워졌고, 수십 종류의 꽃과 풀, 나무가 심겨 푸르른 계절을 실감케 했다. 옥상 중앙에는 누구나 와서 쉴 수 있는 정원식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여유로움과 힐링의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꽃을 소개하는 팻말에 '홀로서기'란 글이 들어가 있다.(왼쪽 사진) 입주민 오창식 씨가 넝쿨을 직접 손질하고 있다.(오른쪽 사진)ⓒ뉴스미션

“함께 심고, 먹고, 나눌 수 있는 쉼터가 되길”

정원 만들기에는 각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손이 모아졌다.
 
19일 정원을 공개 오픈하는 의미로 열린 가든파티에는 정원의 전체적인 구상을 진행한 연세대 주거복지연구단 연구진들과 한국숲치유협동조합, SH공사 주거복지본부, 서울시 자활지원과, 종교계 노숙인 지원 민관협력 네트워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원예작업을 진행했던 왕금옥 이사장(한국숲치유협동조합)은 “종류별로 먹을 수 있는 채소와 열매를 내는 나무를 심었다. 함께 먹고 교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처음엔 참여도가 낮았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겨울엔 채소를 가지고 김장을 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 이숙미 교수(환경생태공학박사)는 “입주민들이 식물을 돌봐주면 잘 자라는 모습을 보고 ‘나도 좋아질 수 있겠다’ 느낄 수 있다. 여럿이 같이 하는 활동으로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 더 나아가 원예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구상하고 있다. ‘교육’ 위주로 다양한 원예를 심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파티에 함께하면서 넝쿨 손질에 여념이 없던 입주민 오창식 씨(46)는 “옥상이 아주 시원해졌다. 주말마다 올라오곤 한다. 정원 곳곳에 입주민들의 손때가 묻어 있다”며 “행복하우스에 8개월 전 입주했는데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다. 이런 곳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 역시 행복하우스의 이 같은 사례가 노숙인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한 공간 모델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행복하우스는 노숙인들을 위한 복지시설 개념이 아니다. 일반 지원주택 사업의 새로운 유형으로 좋은 결실들을 내고 있다”며 "장애아동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많은 분들에게 널리 공유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뉴스미션. 무단전재-재배포금지
Posted by 행복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