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의 가치로 사람과 공간을 잇다…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
윤화미(hwamie@naver.com) l 등록일:2015-06-18 13:18:45 l 수정일:2015-06-22 09:14:46
토지와 경제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 중 하나는 바로 ‘희년’이다. 구약시대 이스라엘은 50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희년에 자유를 선포하고 노예를 해방하며 매매했던 토지를 원래의 가족에게 돌려주어야 했다.
토지와 공간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오늘날 공유경제 실천으로 앞장선 이가 있다. 공간과 사람을 이어주며, 토지를 소유의 개념이 아닌 공유의 가치로 구현한 앤스페이스 대표 정수현 씨(32, 청파교회)를 만나 21세기 희년의 의미를 들어봤다.
21세기 복덕방 ‘스페이스클라우드’를 만들다
서울 신도림역 근처 한 사무실은 ‘에디공’이라는 문화예술단체가 연극 비평 모임을 갖는 공간이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빈 시간이 많아 이를 저가로 외부인에 임대하고 있다.
방과 주방, 거실 등 기본 공간과 탁자 등 시설이 갖춰져 있는 이 곳은 하루 15만원, 한달 35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대학생들의 MT 등 청년들의 모임을 위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다.
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는 에디공 사무실과 같이 쉬는 공간들을 모아 장소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연결시켜 주는 이른바 ‘21세기 복덕방’으로 통한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온라인을 통해 소유주가 임대할 공간을 소개하고 대관을 원하는 이들은 착한 가격, 필요한 시간에 예약까지 할 수 있게 한 플랫폼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 홈페이지(www.spacecloud.kr)에 들어가 위치와 공간 유형을 입력해 검색하면 카페, 사무실, 빌라, 옥상, 웨딩홀, 공공기관 등 다양한 형태의 사용 가능한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에 등록된 공간만 653곳에 달한다.
정 대표는 “빌려주고 싶은 사람, 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엮은 것이다. 전형적인 부동산 말고 작은 공간들도 안쓰는 시간대를 잘 모아서 이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거래시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구상하는 것 중에는 교회 공간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교회 건물은 재산세를 납부하지 않는 종교시설이라, 무료 대관이라 하더라도 종교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엔 법에 저촉되는 문제가 있다.
정 대표는 “교회 공간은 공유 가치가 매우 크다. 서울시와 함께 추진하려다 조세 문제로 무산됐다. 최근 보도된 학사관 세금 폭탄과 같은 맥락”이라며 “선한 목적으로 무상 임대하는 취지를 살려 ‘공유경제특별법’ 조례를 만든다면 해결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이 같은 사안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간의 탁월한 설계는 성경에 있다”
정 대표는 기독교계에서도 잘 알려진 ‘스페이스노아’의 청년공간 기획에 참여했던 장본인이다. 공간 사업만 3년째,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진행한 지는 고작 1년째다.
그는 “스페이스노아가 자리를 잘 잡은 케이스다. 월 10만원에 청년들에게 공간을 주자는 취지로 시작했고 성공적인 런칭을 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공간주들이 스페이스노아처럼 서비스가 잘된 임대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거기서 독립해 앤스페이스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30대 초반의 그녀가 공간공유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뭘까. 그는 성경에서 가르치는 공동체의 회복, 희년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잠실에서 살면서 부동산 경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부동산을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부동산을 소득을 위해 소유하는 건 불로소득이며 성경이 말하는 바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대에서 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공부하고, 기독교단체인 ‘희년함께’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면서 공간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스스로 그때 ‘회심’했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공간의 탁월한 설계는 성경에 있다. 공부를 하면서 ‘우리가 희년의 정신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고민했다. 오늘날 공유경제 흐름에서 자원을 같이 나누고 자산화 해서 지속 가능한 공간 환경을 만드는 실험을 해보자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 공간문제 해결하는 게 최종 목표”
정 대표는 연말까지 스페이스클라우드를 통해 약 1,000개의 유휴공간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공간들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확실하게 자리잡고픈 목표가 있다.
하지만 이건 1단계 목표일 뿐 그녀가 바라보는 비전은 꽤 대담하다. 공간을 유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유 공간을 직접 만들고, 또 이들을 모은 창조적 공동체 도시(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정말 하고 싶은 건 우리 사회의 공간 문제 해결이라는 빅 미션이다.(웃음) 너무 거대한 일이긴 한데, 공간과 사람이 만나는 곳에서 땅의 성경적 가치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25일 개막하는 비즈니스선교 콘퍼런스에 멘토로 참여하는 정 대표는 비즈니스 선교 전문가로서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세상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을 나눌 계획이다.
그는 “전면적으로 기독교를 어필하지 않아도 사회적으로는 그런 기독교의 가치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비즈니스는 좀더 쉽게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며 장치다. 콘퍼런스에서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토지와 공간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오늘날 공유경제 실천으로 앞장선 이가 있다. 공간과 사람을 이어주며, 토지를 소유의 개념이 아닌 공유의 가치로 구현한 앤스페이스 대표 정수현 씨(32, 청파교회)를 만나 21세기 희년의 의미를 들어봤다.
▲공간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카페 '허그인'의 모습. 허그인은 스페이스클라우드에 등록된 곳이다.(사진 출처 허그인) |
21세기 복덕방 ‘스페이스클라우드’를 만들다
서울 신도림역 근처 한 사무실은 ‘에디공’이라는 문화예술단체가 연극 비평 모임을 갖는 공간이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빈 시간이 많아 이를 저가로 외부인에 임대하고 있다.
방과 주방, 거실 등 기본 공간과 탁자 등 시설이 갖춰져 있는 이 곳은 하루 15만원, 한달 35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대학생들의 MT 등 청년들의 모임을 위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다.
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는 에디공 사무실과 같이 쉬는 공간들을 모아 장소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연결시켜 주는 이른바 ‘21세기 복덕방’으로 통한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온라인을 통해 소유주가 임대할 공간을 소개하고 대관을 원하는 이들은 착한 가격, 필요한 시간에 예약까지 할 수 있게 한 플랫폼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 홈페이지(www.spacecloud.kr)에 들어가 위치와 공간 유형을 입력해 검색하면 카페, 사무실, 빌라, 옥상, 웨딩홀, 공공기관 등 다양한 형태의 사용 가능한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에 등록된 공간만 653곳에 달한다.
정 대표는 “빌려주고 싶은 사람, 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엮은 것이다. 전형적인 부동산 말고 작은 공간들도 안쓰는 시간대를 잘 모아서 이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거래시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구상하는 것 중에는 교회 공간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교회 건물은 재산세를 납부하지 않는 종교시설이라, 무료 대관이라 하더라도 종교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엔 법에 저촉되는 문제가 있다.
정 대표는 “교회 공간은 공유 가치가 매우 크다. 서울시와 함께 추진하려다 조세 문제로 무산됐다. 최근 보도된 학사관 세금 폭탄과 같은 맥락”이라며 “선한 목적으로 무상 임대하는 취지를 살려 ‘공유경제특별법’ 조례를 만든다면 해결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이 같은 사안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간의 탁월한 설계는 성경에 있다”
정 대표는 기독교계에서도 잘 알려진 ‘스페이스노아’의 청년공간 기획에 참여했던 장본인이다. 공간 사업만 3년째,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진행한 지는 고작 1년째다.
![]() |
▲정수현 대표(앤스페이스)ⓒ뉴스미션 |
그는 “스페이스노아가 자리를 잘 잡은 케이스다. 월 10만원에 청년들에게 공간을 주자는 취지로 시작했고 성공적인 런칭을 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공간주들이 스페이스노아처럼 서비스가 잘된 임대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거기서 독립해 앤스페이스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30대 초반의 그녀가 공간공유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뭘까. 그는 성경에서 가르치는 공동체의 회복, 희년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잠실에서 살면서 부동산 경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부동산을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부동산을 소득을 위해 소유하는 건 불로소득이며 성경이 말하는 바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대에서 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공부하고, 기독교단체인 ‘희년함께’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면서 공간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스스로 그때 ‘회심’했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공간의 탁월한 설계는 성경에 있다. 공부를 하면서 ‘우리가 희년의 정신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고민했다. 오늘날 공유경제 흐름에서 자원을 같이 나누고 자산화 해서 지속 가능한 공간 환경을 만드는 실험을 해보자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 공간문제 해결하는 게 최종 목표”
정 대표는 연말까지 스페이스클라우드를 통해 약 1,000개의 유휴공간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공간들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확실하게 자리잡고픈 목표가 있다.
하지만 이건 1단계 목표일 뿐 그녀가 바라보는 비전은 꽤 대담하다. 공간을 유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유 공간을 직접 만들고, 또 이들을 모은 창조적 공동체 도시(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정말 하고 싶은 건 우리 사회의 공간 문제 해결이라는 빅 미션이다.(웃음) 너무 거대한 일이긴 한데, 공간과 사람이 만나는 곳에서 땅의 성경적 가치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25일 개막하는 비즈니스선교 콘퍼런스에 멘토로 참여하는 정 대표는 비즈니스 선교 전문가로서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세상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을 나눌 계획이다.
그는 “전면적으로 기독교를 어필하지 않아도 사회적으로는 그런 기독교의 가치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비즈니스는 좀더 쉽게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며 장치다. 콘퍼런스에서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c) 뉴스미션.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뉴스, 스크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승엽에게 '조용한 선행'은 일상이다 (0) | 2015.06.23 |
---|---|
'옥상 정원' 만든 노숙인 주택, 푸름 가득 '힐링 공간'으로 (0) | 2015.06.23 |
"C.S 루이스, 문학 넘어 위대한 신학자로 평가할 수 있다" (0) | 2015.06.23 |
"이슬람, 군대 없이 유럽정복 눈앞에 ... 한국도 대비해야" (1) | 2015.06.23 |
"10일간의 봉사로 10년의 기적이... 완전 감격이었죠" (0) | 2015.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