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증가하는 '대장암'…"5色 채소·과일로 막는다"

  •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        

입력 : 2018.02.20 14:23

암 발병, 식습관과 연관 깊어

과일 채소 바구니
대장암을 예방하고, 대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5색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어야 한다. /사진-헬스조선DB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암 통계를 보면, '대장암'이 위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암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대장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식습관과 가족력이다. 대장암의 약 80%는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비만, 흡연,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면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을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대장암을 예방하고, 대장 건강을 지키는 식습관은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챙겨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 채소와 과일에는 항산화 영양소와 면역력을 좋게 하는 피토케미컬 등이 풍부한데, 이들 성분은 항암효과를 낸다. 또한 분변량을 증가시키고 장 운동을 자극해 발암물질을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시켜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대장암 예방에 좋은 5색 채소와 과일을 알아본다.

◇초록색을 대표하는 '양배추'
양배추에는 셀레늄과 베타카로틴 등이 함유돼 있어 발암물질을 제거하고 면역기능을 높여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 대장 속 유해 성분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좋다. 양배추에 함유돼 있는 항암성분과 비타민 등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급적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생으로 먹기 힘들면 찌거나 살짝 데쳐 먹는다. 최근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김정선 교수는 국내 대장암 환자 923명과 건강한 성인 1846명을 대상으로 섭취하는 채소·과일의 색깔과 대장암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녹색과 흰색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각각 51%, 53% 낮았다.
▶초록색 채소·과일=겨자, 근대, 무, 브로콜리, 상추, 시금치, 케일, 멜론 등

◇흰색을 대표하는 '마늘'
마늘은 장의 좋은 균을 늘려 장을 튼튼하게 만든다. 특히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은 장 연동운동을 활성화하는 기능이 있다. 또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작용을 증가시켜, 항암작용을 한다. 마늘은 껍질을 깐 뒤 10분 정도 두어야 효소가 활성화돼 알리신이 많이 생성된다. 생마늘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지만 냄새가 독하고 위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다져서 요리하거나 마늘장아찌로 먹는 것도 방법이다.
▶흰색 채소·과일=도라지, 무, 부추, 양파, 콩나물, 배, 백도 등

◇붉은색을 대표하는 '사과'
사과에는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이 함유돼 있다. 펙틴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과 속 펙틴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장 내 지방산을 증가시킨다. 사과주스 속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데, 폴리페놀이 발효하는 동안 항암성분의 생성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색 채소·과일=강낭콩, 붉은 양배추, 붉은 양파, 팥, 딸기, 수박, 토마토 등

◇보라색을 대표하는 '블루베리'
보라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색소는 항암·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미국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블루베리 추출물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줄여 준다. 동물실험에서 블루베리 추출물인 프테로스틸벤을 쥐에게 먹였더니 대장의 전암성 병변이 57% 감소했다.
▶보라색 채소·과일=가지, 자두, 포도, 포도주스, 녹차, 코코아 등

◇노란색을 대표하는 '고구마'
고구마에는 항암성분인 강글리오사이드와 항산화물질인 비타민C,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다. 뉴질랜드대학은 마오리족의 대장암 빈도가 극히 낮다는 데 착안해 연구한 결과, 마오리족의 고구마 섭취량이 다른 종족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칼리성 식품인 고구마는 칼륨 성분이 특히 많다. 이 칼륨 성분은 나트륨과 대항작용을 해서 나트륨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돕는다. 고구마는 껍질까지 먹는 것이 좋다. 껍질에 전분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함유돼 있어서 암예방 효과를 상승시켜 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껍질째 먹어야 소화가 잘 되고 변비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노란색 채소·과일=호박, 귤, 배, 복숭아, 레몬, 살구,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 등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0/20180220017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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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로…長壽할 준비 되셨습니까? ③

  •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Special 커버 스토리

■ 노화는 운명? 인간이 늙는 진짜 이유
■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 100세인들의 공통점은? ‘小食’
■ 노화 연구 권위자가 전하는 비결 5가지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는 노년층

PART 4 노화 연구 권위자가 전하는 비결 5가지

소식 외에도 장수 노인들의 공통점이 있다. 일본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마 린다,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그리스의 이카리아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박상철 교수는 이들의 공통점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1 부지런해라
100세 노인들은 공통적으로 항상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방에만 앉아 있으면 신체기능이 급속도로 저하된다. 노인의학에서 최근  주목받는 개념으로 ‘노쇠’가 있다. 나이 들면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근력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기능 저하가 노쇠다. 근력이 약해지면 자꾸 넘어질 뿐 아니라, 전반적인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치매가 쉽게 온다.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근육량과 근력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단백질을 충분히 먹더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근력이 늘지 않고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2 적응하라
세상이 변하면 그 변화를 궁금하게 여기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그에 따르려고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자극에 적응하려는 시도만으로 뇌 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뇌의 능력은 20대 중반에 최고조에 이른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장수하려면 중년 이후 두뇌 운동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세상 변화를 관찰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최신 기사를 읽고 스마트폰으로 손주들과 영상통화할 줄 아는 노인이 오래 살 수 있다는 의미다.

3 느껴라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감없이 발산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없애야 한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서울 100세인 연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90세 이상 노인 88명 중 남성 72%, 여성 52%가 평소 감정 표현을 잘 한다고 답했다. 다양한 감정 중에서도 분노·슬픔 같은 부정적 증상을 속으로 삭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대 임상심리학과 연구진이 성인 520명을 조사했더니,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서툰 사람일수록 두통·근육통·소화불량 같은 ‘신체화 증상’이 쉽게 나타났다.

4 적절함을 알아라
적절하다고 여기는 정도에서 스스로 절제해야 한다. 과식·과음을 피하고 운동도 적절하게 해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고강도의 운동을 할 경우 효과는커녕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돼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60대 이상이면 ‘중(中)강도’의 운동이 적당하다. 체조나 아쿠아로빅, 골프, 가벼운 근력운동 등이다. 이런 중강도 운동은 매일 해야 좋다. 활성산소 생성을 촉진하지 않으면서 신진대사와 심폐기능,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체력이 더욱 떨어지는 70대 이상에선 빠르게 걷기가 적당하다. 1분에 120보씩 30분 정도 걷고, 체조 등의 가벼운 운동을 10분간 한다. 운동이 번거롭다면 계단 오르내리기, 바닥 쓸기, 청소기 돌리기 같은 일상 활동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일본의 연구에서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 하루 3000~4000보 걷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 어울려라
세계의 장수촌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정서적 안정감과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공동체적 삶을 꾸려간다. 이탈리아 사르데냐는 대가족 제도를 유지하며, 할머니가 손자를 돌보고 손자가 커서 그 할머니를 돌보는 삶을 산다. 일본 오키나와의 경우 계모임 성격의 ‘모아이’를 통해 5~6명의 친구와 죽을 때까지 교제하며 가족처럼 지낸다. 100세 안팎의 노인들은 여전히 모아이를 통해 궂은일이 있을 때 서로 돕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마 린다는 제7안식교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이들은 종교를 중심으로 공동체적 삶을 이어간다. 70세 이상 노인 14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호주 연구에서는 친구관계가 좋은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22%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있으면 생물학적으로 두뇌활동과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8/20180208011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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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섬유의 '힘'… 채소·해조류, 당뇨병·암 예방한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소화·흡수되지 않고 腸에서 작용… 콜레스테롤 소모, 유해 세균 억제
말린 미역·김·콩·고사리에 많아

식이섬유의 '힘'… 채소·해조류, 당뇨병·암 예방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우리 신체 건강에 꼭 필요한 영양소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5가지가 꼽힌다. 이른바 5대 영양소다. 그런데 최근 '제6의 영양소'로 주목받는 게 있다. 바로 식이섬유다. 변비뿐 아니라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당뇨병·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식이섬유는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영양소로, 식물 세포벽에 분포한다. 채소·과일·곡류·해조류의 껍질처럼 거친 부분에 많다. 식이섬유는 소화·흡수가 안 돼 과거에는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오히려 소화·흡수가 안 되기 때문에 장(腸)에 남아 각종 이로운 효과를 낸다.

◇콜레스테롤 소모 돕고 포도당 흡수 늦춰

식이섬유는 이상지질혈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막고, 간에서 콜레스테롤로 만들어지는 담즙산을 흡착·배출시켜 콜레스테롤의 빠른 소모를 유도한다. 또 포도당의 체내 흡수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한다. 혈당의 급상승은 인슐린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게 해 당뇨병을 유발·악화시킨다. 이런 효능 때문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수용성 식이섬유(물에 녹는 식이섬유)를 심장병 예방 효과 A등급(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음)으로 분류했다.

대장암 예방 효과도 갖고 있다. 대장암은 대장 내 담즙산 농도가 높을수록 빈도가 증가한다. 담즙산이 대장으로 가면 장내 세균 등에 의해 독성 물질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변의 양이 증가해 담즙산의 농도를 낮게 유지시키고, 변이 대장을 빨리 통과하도록 해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 식이섬유가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 '단쇄 지방산'을 만들어내는데, 이 지방산이 각종 이로운 효과를 나타낸다. 장내 산도(PH)를 낮춰 유해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 대장 점막을 튼튼하게 만드는 게 대표적인 효과다.

◇한국인 섭취량, 권장량에 못 미쳐

한국인은 식이섬유를 얼마나 먹을까?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식이섬유 섭취량을 추정한 결과, 1000㎉ 섭취 시 9.77g(2007년 기준)의 식이섬유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권장량(12g/1000㎉당)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식품 중 식이섬유가 30% 이상 든 식품은 말린 미역·파래·김·말린 표고버섯·고사리·강낭콩 등이며, 10% 이상 들어있는 식품은 대두·팥 등 콩류와 참깨·들깨, 산채류, 무청 시래기 등이 있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식이섬유를 먹을 때 수분도 충분히 함께 섭취해야 한다"며 "식이섬유는 장에서 수분을 흡수해 변의 양을 늘리므로 수분 섭취가 충분하지 않다면 오히려 변이 딱딱해져 배변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소화력이 약한 노인이나 소아도 식이섬유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9/09/2014090901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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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이 윤택하려면…일하고 사랑하고 욕심을 버리세요”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sppho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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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1.29 09:43        

‘대표 장수인’ 99세 김형석 교수 & ‘가정의학과 명의’ 세브란스병원 이덕철 교수

김형석 교수와 이덕철 교수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축복은 아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축복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바에 따르면 2016년에 태어난 아이들을 기준으로, 기대수명은 82.4세인데 건강수명은 74세로 약 8년을 병(病)과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2030년이면 세계 최장수 국가가 될 것이라고 한다(세계보건기구). 누구나 오래 사는 시대가 왔지만, 누구든 오랫동안 건강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건강해지는 방법을 끊임없이 알려고 하고 실천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올해로 99세가 된 대표 건강 장수인인 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의 삶을 통해 건강 지혜를 들여다봤다. 김형석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를 한자리에서 만나 건강한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노년의 건강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경험상 80~90대의 건강은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60~70대에 만들어지는 듯합니다. 60~70대 때의 건강은 50대부터 쌓여서 결정되고요. 노년기에 일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그 이전부터 삶에 충실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건강이란 적금 같은 것”

김형석 교수 나이가 드니 건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자면, 일할 수 있고 타인(他人)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상태를 건강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노년의 건강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경험상 80~90대의 건강은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60~70대에 만들어지는 듯합니다. 60~70대 때의 건강은 50대부터 쌓여서 결정되고요. 노년기에 일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그 이전부터 삶에 충실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덕철 교수 건강의 어원은 전인적(全人的)인 의미를 지닙니다. 신체가 아프지 않은 것뿐 아니라 정신이 안녕한 상태도 포함합니다. 김 교수님이 말씀하셨듯 일해야겠다는 의지가 있고, 실제로도 일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체 상태가 양호하다면 건강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님은 건강을 위해서 무엇을 실천하십니까?

김형석 교수 하루의 신체 리듬을 고려해 생활합니다. 조찬 모임 등에 참여하려면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서야 하는데, 늦잠을 자고 서둘러서 바깥에 나가면 몸에 무리가 갈 것 같아 매일 오전 여섯 시에 기상해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운동은 건강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리하지 않으려고 틈틈이 움직이는 식으로 신체 활동량을 유지합니다. 생각할 것이 있을 때는 앉기보다는 서서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2층인 집에는 걸어서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지금은 추워서 1주일에 두 번만 수영을 하지만, 날이 풀리면 다시 세 번씩 수영할 계획입니다. 하루에 50분은 집 근처 야산을 산책하듯 걷습니다. 분명 이게 제 삶을 건강하도록 만들었겠지요?

이덕철 교수 네. 겨를이 있을 때마다 움직이는 건 노년에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습관입니다. 앉는 것 대신 서 있는 것,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식의 습관을 들이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충분히 운동이 됩니다. 신체 활동량은 아주 좋은 방식으로 유지하고 계신 듯한데, 식사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형석 교수 남들이 보기엔 소식(小食)일 수 있지만, 내가 느끼기엔 위(胃)의 90%가 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충분히 먹습니다. 아침에는 우유 한 잔, 달걀·사과 한개와 함께 감자와 밀가루 빵을 번갈아가며 먹습니다. 점심과 저녁엔 밥과 반찬을 먹습니다. 수십 년간 오전 여섯시 반, 오후 열두 시 반, 여섯 시 반에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었는데, 80대부터는 한 번에 많이 먹는게 힘들어서 식사량을 줄였습니다. 오후 두 시와 저녁식사 이후에 간식을 챙겨 먹는 습관을 새로 들였습니다. 간식으로는 주스처럼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먹습니다.

이덕철 교수 영양을 골고루 잘 섭취하고 계신 듯합니다.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는 자신의 몸이 가장 잘 압니다. 무턱대고 다른 사람의 식사법을 따라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김 교수님이 수십 년간의 규칙을 깨고 간식을 드시기 시작한 것처럼 식사습관은 몸 상태에 따라 융통성 있게 바뀌어야 합니다.

이덕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건강의 어원은 전인적(全人的)인 의미를 지닙니다. 신체가 아프지 않은 것뿐 아니라 정신이 안녕한 상태도 포함합니다. 일해야겠다는 의지가 있고, 실제로도 일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체 상태가 양호하다면 건강한 사람입니다. 개인의 노력과 사회적 지지가 뒷받침돼야 건강한 고령사회가 될 것입니다.”


 

“일하는 자가 건강하다”

김형석 교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을 해야 비로소 육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해진다는 것입니다. 나는 어린 시절에 몸이 매우 약했습니다. 그래서 “건강을 허락하신다면 하나님을 위한 일을 하며 살겠습니다”고 간절히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14세를 기점으로 기적처럼 건강이 좋아졌고, 커서는 정말로 종교적인 사명감을 갖고 일을 했습니다. 복음 전하러 다녔는데, 하루는 일이 너무나도 고돼서 ‘빨리 집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꿈인지 현실인지 “나를 위해 일하겠다고 해놓고는 왜 빨리 집에 가고 싶어 하는가” 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이후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즐겁게 일할 때 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진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종교적인 사명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일을 하는 게 마땅합니다. 일을 해야 육체를 돌볼 수 있고, 육체를 돌보면서 정신도 온전해집니다.

이덕철 교수 맞습니다. 사회적인 활동이 활발할수록 신체가 건강하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습니다.

“고독은 받아들여야 극복 가능”

이덕철 교수 외로움 같은 감정 때문에 우울증이 찾아온 노인은 심근경색이나 사망 위험이 4배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통증을 잘 느끼고, 신체 기능이나 사회적 기능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외로움을 잘 극복하는게 정신 건강을 지키는 열쇠입니다. 김 교수님은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김형석 교수 나이가 들면 누구든 고독을 느낍니다. 함께 살던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때가 찾아옵니다. 나 역시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친구들이 큰 버팀목이 돼줬습니다. 의지하던 친구마저 곁을 떠나면 또다시 고독이 밀려옵니다. 인간은 고독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고독을 얼마나 잘 극복하는지에 따라 남은 삶의 질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나는 일과 신앙으로 고독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고독을 겪는다는 걸 잊지 말고,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사명감을 가지면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아직 젊은 나이인 후배들이 혼자 남겨지면 재혼하라고 권합니다. 사람은 사랑을 주고받을 때 정신적으로 가장 건강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이덕철 교수 노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타인과 정서적 교류를 해야만 정신이 건강합니다. 학교, 직장, 가정에서의 교류가 끊어진 노인은 반드시 복지관 등을 찾기 바랍니다.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 지지가 뒷받침돼야 건강한 고령사회가 될 것입니다.

김형석 교수 사회적 뒷받침을 얘기하시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그곳에서 교회에 다녔는데, 그 교회는 예배를 1주일에 한 번만 드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비슷한 연령끼리 모임을 갖도록 하더군요. 그래서 목사님께 “왜 예배를 더 안 드리고 모임을 강조하느냐”고 물었더니 목사님 대답이 인상 깊었습니다. “성경에서는 사랑을 베풀라고 말하는데, 정작 사랑을 베풀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로 만나며 사랑을 나누라는 의미에서 성도끼리 많이 모이도록 하는 것입니다”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이덕철 교수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교회뿐 아니라 절이나 성당도 성도들끼리 자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게 하나의 역할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형석 교수와 이덕철 교수

“나눔이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김형석 교수 그리고 살다보면 고독 외에도 좌절감이나 절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감정은 소유보다 나눔을 더 가치 있게 여기기 시작하면 저절로 해소됩니다. 욕심을 버리세요. 그래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나도 욕심을 버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얼마전 감사하게도 유한양행에서 유일한상을 제게 줬습니다. 상금이 조금 있었는데, 이 상금을 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후학에 기탁했습니다. 제가 가진 소신 중 하나가 ‘내 노력으로 번 돈은 내가 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돈은 남을 위해 써야 한다’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부디 타인을 위해 행하는 작은 실천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기 바랍니다.

“삶을 잘 완결해야 진정한 長壽”

김형석 교수 늙는다는 건 결코 죽음에 다가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삶을 완결한다는 의미입니다. 삶을 완결할 시간이 길게 주어진 것이 바로 장수입니다. 아흔이 넘으니 신체적으로 많이 힘이 듭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아직 의지가 남아 있어서 소명(召命)을 다할 수 있습니다. 정신이 신체를 독려할 수 있는 한계점까지 삶을 잘 완결한다면, 그것이 장수입니다.

이덕철 교수 김 교수님의 인생 얘기를 짧게나마 들어보니, 장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먼저, 틈나는 대로 움직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기초대사량을 올리고, 만성질환을 예방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미 만성질환이 있더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학이 발달했기 때문에 만성질환은 꾸준히 관리하기만 하면 정복할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삶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드는 건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이타적인 삶을 사는 게 아닐까요. 다른 사람과 유대감을 갖고 정신적 교류를 나누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심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사회활동이 활발하면 뇌 신경세포 기능이 올라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요. 다만, 여기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추가돼야 할 것입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기 위해서입니다. 의학이 주는 도움을 마다하지 마세요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9/2018012900744.html
Posted by 행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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