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가 생기면 세균에 감염된 치아 부위를 깎아 제거한 뒤 치과용 재료로 메우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같은 충치 치료인데도 가격이 몇만원부터 100만원 내외까지 천차만별이다. 이유는 소재 때문이다. 충치 치료에 쓰이는 소재는 각각 무슨 특징이 있으며, 언제 주로 쓰일까?
작은 충치
충치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썩은 부위가 비교적 적을 때는 해당 부위를 제거한 뒤 치과용 재료로 메우면 된다. 이때는 레진, 아말감 같은 재료가 주로 쓰인다.
레진 레진은 자연 치아와 비슷한 색깔의 고분자 플라스틱 화합물이다. 치아색과 비슷하고 치료 비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레진은 어금니보다는 앞니 충치 치료에 주로 쓰인다. 마모가 잘 돼서 어금니처럼 마찰이 잦거나 힘을 받는 곳에 쓰이면 금방 닳기 때문이다. 레진은 충전 후 굳어지면서 약간 수축되기 때문에 치아와 충전물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틈이 발생해 치료 후에도 이가 시릴 수 있다. 이 탓에 적은 부위의 충치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레진 치료 비용은 6만~10여만원이다.
아말감 아말감은 수은·은·구리·아연 등을 섞은 합금 재료이다. 눈에 띄지 않는 안쪽 어금니 등에 주로 쓰인다. 음식 씹을 때 힘을 많이 받아도 잘 견디며, 레진보다 덜 마모되기 때문이다. 다만, 은색이라 치아 색깔과 뚜렷이 구분되므로 눈에 띄는 곳에는 잘 안 쓰인다. 시간이 갈수록 음식물과 침으로 인해 변색되는 경향이 있지만, 수명이 긴 편이다. 아말감 제작 과정에 수은 성분이 함유돼 있어 수은 중독 위험 논란도 있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매일 아말감을 취급하는 치과업 종사자 중에서도 수은 중독 등이 생긴 경우는 보고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말감은 보험 적용이 되므로 치료 비용이 1만~2만원대로 저렴하다.
큰 충치
썩은 부위가 넓어서 남은 치아가 적으면 메우는 방법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치아가 사과 파먹은 듯 잘려 있거나 치아 윗부분이 몽땅 깎여나가 치과용 재료를 지지해줄 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해당 부위 본을 떠서 치아 모양을 만든 뒤, 그 보철물을 시멘트 등을 이용해 남은 자연 치아에 붙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강도 높은 재료인 금, 강화형 레진, 세라믹이 주로 쓰인다.
금 금은 1900년대부터 치아에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치아의 겉면인 법랑질이 전반적으로 마모돼 상아질까지 노출된 어금니 등에 주로 쓰인다. 금은 부식·변색 위험이 없고, 치아 적합도와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다. 그래서 음식 씹는 면에 넣어도 관리만 잘 하면 수십 년간 쓸 수 있다. 하지만 반짝이는 금색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앞니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입속에 이미 아말감 등으로 치료한 적이 있는 사람은 침을 삼키거나 젓가락이 이에 닿을 때마다 전류가 흐르듯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이를 ‘갈바니즘 현상’이라 하는데, 서로 다른 금속 사이에 전류가 흐르는 것이다. 크게 신경 쓰이는 사람은 세라믹, 레진 등의 재료를 고르는 게 낫다. 치료 비용은 20만~30만원대이며, 치아 모양을 만들어 뚜껑처럼 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하면 50만원 이상 든다.
세라믹(도자기) 세라믹은 치아색과 매우 비슷해서 웃을 때 겉에서 보이는 송곳니 등에 주로 쓰인다. 다만 강도나 내구성은 금보다 떨어지며, 깨질 위험도 있다. 그래도 강화형 레진보다는 강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치아이면서도 충치 부위가 넓을 때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고강도 세라믹인 ‘지르코니아’도 사용 한다. 치료 비용은 금과 비슷하다.
강화형 레진 작은 충치 치료에 쓰이는 레진에 열과 압력을 가해서 강도를 높인 것이다. 최근에는 강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세라믹 성분을 첨가한 재료도 나온다. 그래도 근본은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세라믹보다는 약하다. 그래서 충치 부위가 비교적 적을 때 쓴다. 치료 비용은 금·세라믹보다 5만원 이상 저렴한 편이다.
충치 치료한 부위에 또 충치가 생길 수 있다
충치 치료를 받은 치아는 다시 충치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같은 부위에 충치가 또 생길 수 있으며, 치료한 부위가 손상될 수도 있다.
아말감·레진의 수명은 평균 5~7년이다. 아말감은 치아와의 접착력이 약하고 잘 부서지는 편이다. 이로 인해 치아와 아말감 사이에 생긴 틈 사이로 충치균이 들어가서 2차 충치가 잘 생긴다. 레진도 단단한 것을 씹을 때 깨지거나 입속 온도 변화로 인해 수축하면 치아와 레진 사이에 틈이 생긴다. 큰 충치를 금·세라믹 등으로 광범위하게 씌운 경우는 평균 7~10년간 쓸 수 있다. 보철물과 치아 경계 부위에 음식물찌꺼기 등이 붙으면 보철물 안쪽으로 충치가 생길 수 있다.
보철물은 치아 관리 상태, 생활습관 등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 따라서 보철물과 치아 경계·사이 부분에 음식물찌꺼기가 끼지 않도록 양치를 잘 해야 한다. 통증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치아 상태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충치를 치료한 치아는 건강한 치아보다 상대적으로 둔감해서 문제가 생겨도 통증이 없거나 상당히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08/20161108012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