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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2.09 17:33
한국에 오기전엔 중국 학생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공부에 찌들어 있는줄 알았습니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만8~9시간, 그것도 모자라 집에오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숙제에, 또 학원에……그러나 한국에 와서 보니, 중국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에 명함도 못내밀 지경입니다. 한국 학생들은 어마어마한 학습량에 짓눌려 중국 학생보다 훨씬 불쌍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도로 산업화된 한국의 사교육시장도 결국은 학부모들의 경쟁심리가 낳은 결과로 보입니다. 자신의 아이가 남들에게 뒤쳐질까 봐 있는 돈 없는 돈 써가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 하나라도 더 배우게합니다.
한번은, 한국의 어느 대학 교수님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식사를 마친 후 교수님께서는 잠시 당신의 집에서 차 한잔 마시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그때가 밤11시 였기 때문에, 우리가 집에 가게 되면 아이들이 자는데 방해 되는건 아닌가 염려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말씀하시길, 아이가 학원에 가서 12시나 되어야 집에 들어온다고 하는 것입니다. 중국 학원도 야간 운영을 하지만 밤 10시 전에는 문을 닫습니다. 놀랍게도, 이는 한국에서 흔한 현상이라고 합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의 수면시간이 하루에 고작 6,7시간 정도라고 하구요.
- ▲ 학원수업시간 제한규정이 풀렸던 2008년 3월 밤 12시 목동의 한 학원앞에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학원버스를 이용해 집으로 가고있다./조선일보DB
최근 한국 정부에서 밤 10시 이후 학원 수업을 전면 금지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한국 학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학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불을 껐다가 단속요원이 가고 나면 계속 수업을 한답니다.
저도 교육 쪽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예전에 많은 한국 학생들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공부가 재미있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재미없다고 답하더군요. 얼굴에도 피곤함이 가득 묻어있었고요.
왜 그렇게 한국 학부모들이 아이를 미국에 유학 못 보내 안달인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미국 아이들은 학교에 있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과내용도 한국처럼 그렇게 심도 깊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에 교육의 내용이 풍부하고 재미있으며 학습방식도 융통성 있고 다양하다고 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문화적 배경, 전통적 사상, 관념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 교육에서도 서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차제에 양국의 교육 전문가들이 서로의 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조사 연구를 진행해보면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의 목적은 청소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발전시키는데 있습니다. 학생들을 오로지 공부로만 몰아 붙이면 매 순간이 스트레스 그 자체일 것입니다. 시험만을 위한 공부는 이미 인성을 상실한 교육이며 본질을 벗어난 교육입니다. 일찍이 중국의 사상가이자 문학가인 노신魯迅 선생은 “아이들을 구하라!”(봉건사회의 악덕과 유교의 폐습을 폭로한 노신의 저서 <광인일기> 의 마지막 구절) 라고 외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중한 양국 아이들은 교육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노신선생의 말을 빌려 이 자리에서 외치고 싶습니다.
“구하라, 중국과 한국의 아이들을!”
- 독자 왕통이王统一 씨
조선닷컴 중문판 독자레터/ 정리=중문뉴스팀 정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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