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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생활건강 2010. 3. 6. 06:56

의료 강국 코리아 / 흉부외과 24시

흉부외과 의사는 한때 ‘의료계의 꽃’으로 불렸다.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는 심장·폐를 다루는 데다, 고난도의 수술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기피 1순위가 됐다. 10년 이상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런 후배들을 보면서 묵묵히 수술실을 24시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송석원(38)·이기종(39) 교수. 교수로 구성된 유일한 흉부외과 응급시스템이다. 이들에겐 흉부외과 기피는 먼 나라 얘기다.

  • 지난달 9일 오전 4시30분,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석원 교수의 비상용 휴대전화가 급하게 울렸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 담당 의사가 대동맥 박리증(심장에서 나오는 대동맥이 찢어지는 질병)이 의심되는 66세 여자 환자를 보내겠다는 전화였다.

    “혈압이 180/90㎜Hg, 맥박이 1분에 90회를 넘는 환자가 얼마 후 응급실로 올 겁니다. 극심한 통증 탓에 지금은 혈압이 올랐지만 곧 출혈이 심해지면서 쇼크 상태에 빠질 상황이라 한시라도 빨리 응급 수술을 해야 합니다.“

    송 교수는 이기종 교수, 마취과 남상범 교수, 중환자실, 수술실, 심폐 체외순환사 등에게 긴급 전화를 하며 수술 준비를 시작했다. 오전 6시에 응급실로 환자가 실려왔고 20분 뒤 수술실로 향했다. 수술은 정오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대동맥 박리증 환자는 한 시간 지날 때마다 사망률이 1%포인트 증가한다. 발병 후 이틀이면 50%가 사망한다. 신속한 응급 수술이 유일한 살 길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송석원 교수(왼쪽)와 이기종 교수(왼쪽에서 둘째)가 수술 전에 환자 상태에 관한 기록지를 점검하면서 수술 계획을 의논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송 교수와 이 교수는 하루씩 맞교대 당직을 선다. 이들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 후 30분 이내에 수술실에서 마취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교수 당직 시스템이 없는 다른 병원은 환자 도착 후 서너 시간은 족히 지나 수술을 시작한다.

    두 교수는 2008년 7월 환자들이 제때 수술을 못 받아 숨지는 상황을 그냥 볼 수 없어 응급시스템을 구축했다. 365일 내내 병원을 지킨다.

    “내과는 못 고치는 병이 많고, 피부과는 사람이 죽고 사는 데가 아닌데 흉부외과는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분야입니다.”

    두 교수의 흉부외과 지원 동기다.

    “흉부외과가 3D 업종이라면 우리는 3D 중의 3D를 선택한 셈이죠. 하지만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를 살릴 때 보람과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두 교수는 지난해 39명의 대동맥 박리증 환자를 수술했고 2명(사망률 5.1%, 일반적으로 20~30%)이 숨졌다. 지방 병원은 물론 서울의 다른 대학병원에서 대동맥 박리 의심 환자를 보낸다. 두 사람은 평소에는 심장수술 등 다른 종류의 흉부외과 수술을 한다. 인턴-레지던트(전공의)-전임의 과정을 거쳐 교수가 됐지만 생활 패턴은 인턴과 다름없다. 그러다 보니 사생활은 거의 없다.

    이 교수는 지난해 성탄절에 오랜만에 부모·형제가 모였을 때 응급 환자가 들어오는 바람에 집에 못 갔다고 한다. 송 교수는 “지난해 생일 때 아이들과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지만 응급수술 때문에 약속을 못 지켰다”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송 교수는 “대동맥 박리증은 주로 고혈압 환자에게 발생하는데 노인 인구가 늘면서 앞으로 환자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생명을 구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글=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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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우리 국민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사용한 건강보험 평균 진료비는 73만원이다. 지난해 이 돈의 260배를 한국 병원에서 쓴 러시아인 환자가 있다. 간 질환을 앓던 그는 지난해 5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20일가량 입원 진료를 받은 뒤 1억9000만원을 냈다. 특실 입원비에다 항생제 비용 등으로 이 정도의 진료비가 나왔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해 3명의 외국인 환자가 1억원 이상의 진료비를 썼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 유치가 허용되면서 고액 진료를 받는 외국인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몇 백만원대 쌍꺼풀 수술이나 피부관리를 받는 성형관광과 달리 암·심장병·뇌질환·허리병 등 중증 질환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진료비로 3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돈을 쓴다.

    외국인 고액환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한국 의료의 우수성이 입소문을 타면서다. 실력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못지않지만 비용이 미국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이 한국은 1993~95년 41.2%에서 2003~2007년 57.1%로 크게 향상됐다. 미국 66.1%, 캐나다 60%에 육박하고 있고 위·간·자궁경부·대장암 등은 미국을 앞선다.

    지난해 1~1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5만5000명으로 전년(1만5000명)보다 증가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 중 10%가 중증 질환 환자, 3~4%가 진료비가 1억원이 넘는 고액환자일 것으로 추정한다.

    진흥원 장경원 글로벌헬스 비즈니스센터장은 “외국인 중증 환자들이 한국 병원들의 치료 실적이나 외국 논문 등을 찾아 싱가포르·인도·태국과 비교한 뒤 한국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 의료에 반해 딸 취직을 부탁한 사람도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여행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서울성모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은 필리핀 남자 환자(60)는 5600만원을 냈다. 필리핀에서 간호학과를 다니는 그의 딸(21)은 “미국 병원보다 한국이 더 좋다. 졸업 후 취직할 방법이 없느냐”고 문의했다.

    건강검진 서비스가 빛을 발한 경우도 많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부호(73)는 지난해 3월 신촌세브란스병원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을 발견했다. 본국으로 돌아가 치료할 여러 병원을 알아본 뒤 여의치 않자 7월 세브란스를 찾아 전립선암 로봇수술과 척추 수술을 받았다. 7월 함께 입국한 부인 두 명은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는 모두 1억2000만원의 진료비를 썼다. 지난해 9월 서울아산병원에서 협심증 수술을 받은 우즈베키스탄의 50대 사업가도 비즈니스로 방한했다가 건강검진을 받고 병이 발견돼 수술을 받고 완치됐다. 그는 6500만원을 썼다.

    전문병원에도 고액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척추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에는 지난해 12월 일본인 여자 환자(74)가 척추 뼈를 바로 잡는 두 종류의 수술을 받고 3600만원을 냈다. 그녀는 미국으로 가려고 알아보다 미국 의사가 한국을 추천해 수술을 받게 됐다고 한다. 이 병원에는 지난해 일본인 고액 환자가 33% 증가했다.

    한국을 찾는 환자 중에는 외국 고위 인사가 더러 있다. 동북아시아의 유력 정치인과 주지사, 동남아시아의 장관과 다른 동남아 국가의 참모총장, 주한 대사 등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진 총리의 아들을 치료해 달라고 간청한 경우도 있다.


신성식 정책사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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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여성 첫 미 연방판사, 상원 법사위 통과 [연합]

미국에서 한인 여성 첫 연방판사가 조만간 탄생할 전망이다.

5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법 판사로 지난 1월 지명된 한인 여성 루시 고(42.한국명 혜란)가 지난 4일 미국 상원 법사위 청문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바버라 박서 미국 상원의원의 추천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연방판사로 지명한 루시 고는 상원 전체의 인준 투표 절차가 남아 있으나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로니클은 루시 고가 미국 상원에서 최종 인준을 받을 경우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두번째,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판사로 재직하는 기록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한인 첫 미국 연방판사는 지난 1971년부터 2004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순회법원 판사로 재직한 허버트 최씨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 연방 판사직을 아시아계 미국인이 맡게 되는 것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이민 2세로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루시 고는 미국 법무부 법률 보좌관과 미국 연방 검사 등으로 일했고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기업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루시 고는 2008년 1월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의해 샌타클라라 카운티 판사로 임명돼 지금까지 재직해 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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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털털] 박찬호-김연아, 체력의 비밀은?

태극전사들이 겨울올림픽에서 펼친 눈부신 선전의 감동이 채 가시지도 않은 채 봄을 맞았다. 예전에는 동방의 활 잘쏘는 민족. 동이(東夷)라 불렸으나 지금은 명실상부한 현대 스포츠 강국인 대한민국이다. 엘리트 스포츠 위주란 비판이 있지만 아무튼 두루두루 잘한다. 사회체육의 저변은 아직 미흡하지만 경제규모나 인구에 비해 엄청난 스포츠 강국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종목에만 편중된 것도 아니다. 현대 스포츠 종목들이 요구하는 체(體). 기(技). 예(藝)를 골고루 충족시킨다. 예를 들어보자. 힘으로 상징되는 역도의 여자 세계신기록은 장미란이 가지고 있다. 순발력의 수영과 지구력의 마라톤에서도 세계 정상에 선 바 있다. 걸핏하면 만점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양궁 역시 최고의 기술과 집중력을 자랑한다. 태권도야 그렇다 치더라도 레슬링. 권투. 유도 등 무술에서 출발한 종목에서는 언제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뽐낸다. 예술성도 마찬가지.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피겨 신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등극했다. 이쯤 되면 세계 각국에서 궁금해 할만도 하다. “대체 뭘 먹기에?”.

십 년도 넘은 옛날옛적(?). 선동열 현 프로야구 삼성 감독이 선수로서 일본에서 뛸 때의 일이다. 당시 마흔에 가까운 선 감독은 주니치 드래곤스 소속으로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리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이때 주니치 팀 동료들은 ‘선(宣) 상’이 먹는 한식을 체력 유지의 비법쯤으로 여겨.선수들 사이에서 삼계탕을 비롯한 김치마늘 붐이 일었던 적이 있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역시 마찬가지. 98마일(161㎞)가 넘는 강속구를 펑펑 던져대는 배경으로 스스럼없이 갈비와 육개장을 꼽았다. 지금도 국가대표팀이 해외 경기를 위해 원정을 나서면 조리사들이 따라가 한식을 먹인다. 소설 ‘봄봄’에서의 수탉이 고추장을 먹고 힘을 낸 것처럼. 우리는 지구 어느 곳에도 한식을 먹고 힘을 내왔다.

유럽을 떠돌던 젊은 한국인 배낭여행자들이(수많은 요리를 먹어봤을테지만) 스위스 융프라우 산장에서 얻어먹은 컵라면 하나에 불끈 다릿심을 얻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우리 민족이 수천 년간 먹어 온 한식은 이처럼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완전한 밥상’이다. 탄수화물의 비중이 높고. 국물 때문에 염분 섭취가 많다는 흠도 있지만. 채소와 육류가 적절히 곁들여진 식단 임에 틀림없다. 지금 현재 일본에서 한식의 이미지는 ‘스태미너 음식’이며. 중국에선 약(藥)으로 통한다. 또 고지방식을 즐기는 서구권에서는 한식이 ‘저지방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졌다. 육류와 채소류. 제철 식재료가 균형잡힌 데다 매운 양념(캡사이신·알리신)과 발효과학이 곁들여진 한식 상은 스포츠 국력을 낳은 모태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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