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건강의 시작은 혈액순환이다. 맑고 건강한 피가 돌아야 온 몸이 건강하고 잔병치레가 없다. 반면, 피가 탁하고 끈적끈적해지면 단순 피로부터 심근경색·뇌졸중까지 유발한다. ‘무엇을 먹느냐’는 혈액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혈액을 오염시키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오염된 혈액을 맑게 하는 음식이 있다. 혈액 건강을 좌우하는 음식에 대해 알아봤다.
◇혈액을 탁하게 하는 음식 3가지 혈액을 오염시키는 음식은 고열량의 음식이다. 고열량 음식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혈액을 탁하게 하고, 과식할 경우 불필요한 영양소가 혈액 속으로 들어가서 혈액을 오염시킨다. 육류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혈액이 탁해진다. 찌거나 데친 뒤 기름기를 제거해서 먹는 것이 좋다. 버터·치즈 등 동물성 기름도 되도록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혈액을 탁하게 하기 때문이다. 혈관을 좁게 만들어 고혈압과 동맥경화 등을 유발한다. 인스턴트식품은 식품 가공과정에서 기름에 튀기는 경우가 많고,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식품첨가물을 넣기도 하므로 결과적으로 유해물질이 증가해 혈액이 탁해진다.
◇혈액을 맑게 하는 음식…오징어·감귤, 그리고 오염된 혈액을 맑게 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과식이나 야식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되도록 인체에 필요한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중에서도 감귤, 오징어, 깨, 마늘, 미역 등이 혈액을 맑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감귤 감귤엔 항산화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돼있다. 특히 감귤의 신맛을 담당하는 구연산은 피로를 풀어주고 피를 맑게 해주며 속 쓰림 완화에 도움을 준다. 껍질 안쪽의 흰 섬유질과 과육에는 모세혈관을 강화하는 비타민 P도 있다. 또 칼륨이 많이 들어있어 체내의 불필요한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설시키는 작용을 한다. 염분 과다 섭취에 의해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막는다.
▷오징어·낙지·굴 오징어와 낙지, 굴에는 혈액을 깨끗이 하는 '타우린' 성분이 들어있다. 타우린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교감신경의 작용을 억제하고 심장 수축력을 높여서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의 양을 증가시킨다. 부정맥이나 심부전 예방에 효과적이다.
▷깨 깨에는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세사미놀과 세사민이 있다. 혈액 중 여분의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해 혈관 내부가 두터워지고 좁아지게 되는데, 세사미놀은 이를 억제해 혈관을 보호한다. 세사민은 소장에서의 콜레스테롤 흡수가 억제돼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아진다. 깨는 볶아서 빻은 후에 먹으면 소화가 안 되는 껍질을 제외하고 먹을 수 있다. 또 열량이 높으므로 많이 먹지 말고 하루에 큰 숟가락으로 10g 정도만 먹는 것이 좋다.
▷마늘 마늘 특유의 냄새를 만드는 알리신 성분은 지질과 결합하면 피를 맑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혈소판에 작용해 혈전이 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또한 마늘 속 스콜지닌 성분은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해서 피가 잘 돌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미역 미역에는 후코이단, 라미난, 크로로필 등 혈액을 맑게 해주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 성분들은 혈전을 예방해주고 피를 맑게 해준다.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폐암 진단 명의'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경선영 교수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경선영 교수/헬스조선DB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 질환이다. 폐암의 인구 10만명 당 사망률은 35.1명으로, 간암(21.5명)이나 대장암(16.5명), 췌장암(11명)보다도 높다(2016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폐암 사망률이 큰 이유는 말기에 질병을 처음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폐암 환자 10명중 4명이 암세포가 이미 다른 장기로 퍼진 후에 알게 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그래서 폐암은 예방과 발견이 중요한 병이다. 폐암 진단 젊은 명의로 꼽히는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경선영 교수에게 폐암 예방 및 관리에 대해 물었다.
Q. 폐암 진단이 잘 안 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A. 보통 암은 특이 증상이 잘 나타나 환자 인지도 빠르고, 병원도 빨리 오는 편입니다. 폐암은 다릅니다. ‘조용한 암’ 이죠. 상당히 진행될 때 까지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습니다. 처음 진단했을 때 환자의 절반가량은 3기 이상일 정도입니다. 그래서 예방과 조기진단이 정말 중요합니다.
Q. 초기일 때 발견하는 환자도 있지 않나요? A. 건강검진을 하다 우연히 X-ray에서 폐암을 의심하는 경우입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빨리 진단하면 예후도 좋고, 여러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폐암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면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권유합니다.
Q. 폐암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폐암 환자 70%는 흡연이 원인입니다. 다른 원인도 많지만, 흡연의 위험을 간과할 정도는 아닙니다. 위험인자도 흡연과 관련돼 있습니다. ‘30갑년’ 이상에 해당하면 고위험군입니다. 갑년이란 담배 한 갑, 두 갑처럼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양(量)을 뜻하는 갑과 10년, 20년 등 담배를 피워온 기간인 연도를 합친 말입니다. 기간과 연도를 곱한 숫자로 판단합니다. 하루에 한 갑씩 30년을 피웠다면 ‘1*30=30갑년’인 셈입니다. 무증상이라도 1년에 한 번씩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때 흉부 X-ray 검사보다 저선량 흉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하길 권합니다.
Q. 흉부 X-ray 검사보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권장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X-ray 검사는 초기에 잡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입체인 3차원으로 생겼는데, 이를 2차원으로 압축해 평면에 보여주는 게 X-ray 검사라 그렇습니다. 작은 암은 뼈에 가려서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혈관에 가리가도 합니다. 심장 등 다른 장기와 겹치기도 하고요. 흡연자는 ‘중심성 폐암’이 많습니다. 폐 중간(심장혈관근처)에서 암이 시작되는 유형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자세히 살펴야 하는데 X-ray는 평면으로 압축하다보니 여기저기 잘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흉부 CT를 찍으면 몇 밀리미터 크기의 미세한 암도 비교적 잘 보입니다. 저선량은 일반 흉부 CT에 비해 방사선량이 6~7분의 1정도로 적습니다. 방사선에 과하게 노출되면 피폭이나 세포 손상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저선량으로 찍길 권장합니다. 미국의 한 임상연구에서 30갑년 이상 흡연자 5만 4000여명을 대상으로 했을 때, 저선량 흉부 CT로 검진하면 흉부 X-ray 검진에 비해 폐암 사망률은 20% 줄어든다는 보고를 낸 적도 있습니다. 이를 감안해 정부에서도 2019~2020년경 국가 폐암 조기검진 프로그램에 저선량 흉부 CT를 포함시킬 계획입니다.
Q. 흡연이 원인이 아닌 폐암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비흡연 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30%를 차지하며, 대부분 환자가 여성입니다. 비흡연 여성 폐암은 최근 꾸준히 늘고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추측 원인으로 간접흡연, 대기오염 등 환경노출, 특정 직업 종사가 꼽힙니다. 흡연자 가족이 있어 간접흡연을 자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약 2배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석면이나 크롬, 초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도 비흡연 폐암 주요 원인입니다. 이외에 건설업이나 고무제품 제조업, 자동차 제조업, 채광업 등 특정 직업 종사자고 위험이 큽니다. 건강진단을 다른 사람보다 자주, 꾸준히 받고 업무 중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조리나 청소 중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생선을 구울 때나, 진공청소기를 작동할 때 수많은 미세먼지가 나옵니다. 생선을 구울 때는 반드시 주방 환기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합니다. 진공청소기는 헤파필터(미세먼지를 대부분 제거해주는 공기 정화 장치)가 달려있는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 외에 육체적 피로나 스트레스, 주중 운동량에 영향 받는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Q. 비흡연 폐암은 흡연 폐암과 예후가 다른가요? A. 다릅니다. 간혹 ‘직접흡연을 하면 필터가 있으니, 간접흡연을 할 바엔 담배를 피우는 게 낫다’고 하는데 잘못된 말입니다. 직접흡연자는 간접흡연자에 비해 예후가 불량한 편입니다. 또한 흡연으로 생기는 폐암은 폐 중심부에, 비흡연 폐암은 폐 주변부나 가장자리에 곧잘 나타납니다. 가장자리에 나타나면 비교적 초기 진단이 쉽습니다. 중심부에 있으면 뼈나 장기에 잘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Q. 치료 할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하면 가장 좋나요? A. 병기에 따라 다릅니다. 2기 이내 비소세포성폐암(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이라면 수술이 최선입니다. 수술에 준하는 완치법은 없습니다. 2기 정도면 수술이 끝나고 예방을 위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함께 합니다. 3기는 곧바로 수술하면 재발 확률이 높아, 방사선치료를 먼저 하고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4기는 방사선치료가 쉽지 않아 전신항암요법을 씁니다. 항암제에는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가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면역치료제가 들어오지 않았고, 일부 임상시험에서만 사용합니다.
Q. 예방이 무척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가져야 합니까? A. 많은 환자들이 ‘뭐부터 해야 하느냐’고 물어보는데, 폐암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우선입니다. 'DO' 보다 'DO NOT'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식습관은 큰 관계가 없습니다. 무언가를 먹는다고 해서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위나 대장처럼 음식물에 직접 닿는 부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어떤 음식이 좋다고 해서 한 가지만 주구장창 먹다가 영양 상태가 불량해지고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한방 치료나 민간요법에 매달리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간혹 병원치료를 거부하고, 산에 가서 산다거나 한의원 치료만 받다 병을 키워 오는 안타까운 환자도 있습니다. 한방 치료나 민간요법은 효과를 알 수 없고, 부작용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치료법일수록 돈이 많이 드는 경향도 있어 경계해야 합니다. 흡연은 말할 것도 없고, 음주도 금물입니다. 음주는 1주일에 2~3회 이상 술을 마신 여성은 2~3회 미만 술을 마신 여성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24.7% 높습니다. 단, 운동은 하면 좋습니다. 주 3~4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가 있고, 폐암 외에도 기타 암 발생 예방에 도움됩니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경선영 교수/헬스조선DB
경선영 교수는? 전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 의료진 연수를 받았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 폐센터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호흡기내과 교수다. 전문 분야는 폐암, 폐렴, 결핵, 폐결절, 흉막질환, 폐섬유화증 등이다. 꼼꼼한 진료로, 일반 영상검사로는 진단이 까다로운 폐질환을 곧잘 잡아내 환자에게 정평이 나 ‘젊은 명의’로 불린다. 과거 가천대 길병원에서 환자가 직접 체크하는 의사만족도 조사 결과 만점을 받은 몇 안 되는 교수이기도 하다. 이 배경에는 ‘환자 한 명 한 명을 최대한 꼼꼼하게 진료한다’는 소신이 있다. 경선영 교수는 “작은 기침 증상만 있다 해도 과거 병력과 현재 상태를 종합해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두고 진료한다”며 “놓치기 쉬운 질환의 단서를 잡아내는 게 내 일”이라고 말했다.
노인 근감소증 심장병·뇌졸중 유발 위험 65세 이상 남성 35% 해당 근력운동 꾸준히 하고 비타민D3 등 복용해야
근육 감소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노인의 근육 감소도 질병이므로,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근육 감소로 인해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사망위험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노화학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피셔 교수는 "근육이 없는 노인의 사망률이 유독 높다"고 지적했다. 같은 암·뇌졸중·심장병에 걸렸더라도 근력이 약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남자 노인 10명 중 3명이 근감소증
사람의 근육은 40세 이후 해마다 1% 이상씩 감소, 80세가 되면 최대 근육량의 50% 수준이 된다. 그런데 근육량과 근력이 지나치게 많이 낮으면 '근감소증'이라는 병이다. 키(m)의 제곱을 팔다리 골격 근육량(㎏)으로 나눈 값이 남자 7.09(㎏/㎡), 여자 5.27(㎏/㎡) 이하일 때 근감소증으로 진단한다. 팔다리 골격 근육량은 엑스레이, 골밀도 검사기, 체성분 분석기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남자 35.3%, 여자 13.4%가 근감소증이다. 근감소증이 있으면 일단 화장실 가기·목욕·요리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어렵다. 신체 기능 장애를 일으킬 위험도 높으며, 병을 이겨내는 힘도 떨어뜨린다.
노인이 근력·근육량이 지나치게 줄었다면 질병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에 의자에서 다리 올렸다 내리기 등의 저강도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체내 염증물질 증가
근감소증은 질병의 원인으로 직접 작용하기도 한다. 근감소증이 있으면 체내 염증 물질인 '인터루킨-6', 'CRP' 등의 수치가 증가한다. 근육 대신 세포에 채워진 지방에서 이런 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안양샘병원 산부인과 박기현 과장(연대의대 명예교수)은 "염증 물질은 근육을 더욱 위축시킬 뿐 아니라, 심장병·뇌졸중 등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장학철 교수팀이 65세 이상 노인 565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군과 정상군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근감소증군에서 심장병·뇌졸중의 위험인자인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 저항성 등이 모두 높게 측정됐다. 근감소증이 있으면 뼈도 약해진다. 골다공증 환자의 50%에서 근감소증이 동반된다.
◇근육운동과 단백질 섭취가 해답
근감소증 치료약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재로선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이 예방책이다. 단백질은 체중 1㎏당 0.8g을 섭취해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7:3의 비율로 실시하는 게 좋다. 벤치프레스 등 과격한 근력 운동보다는 밴드·의자 등을 이용한 저강도 운동이 바람직하다.
박기현 과장은 "최근 근감소증이 있는 폐경 여성에게 골밀도를 높이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성분에 비타민D3를 같이 처방했더니, 뼈가 튼튼해지면서 근육 섬유도 굵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근감소증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철 교수는 "작년에 〈네이처〉에서 운동을 할 때 근육에서 나오는 물질(아이리신)을 발견했는데, 이 물질만 주입해도 운동을 실제 한 것과 같은 효과(근육 유지, 심장병 위험 감소 등)가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장학철 교수는 "이 성분을 이용한 약이 만들어지면, 운동을 하기 어려운 노인의 근감소증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