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최고의 옛 정원, 초승달에 산수유까지 피었다

천년고도 경주로 봄나들이를 가다

오마이뉴스 | 임재만 | 입력 2017.03.09 17:19




[오마이뉴스임재만 기자]

▲ 교촌마을 매화 고택담장에 핀 백매화가 너무 아름다워 한복을 곱게 입은 아가씨가 길을 가다 무심코 다가섰다. 그때 먼저 찾아 날아든 벌이 꿀을 따다 말고 주인행사를 고약하게 한다. 이에 화들짝 놀란 아가씨가 몸을 움추리며 미소를 짓고 있다. 교촌마을은 이미 봄이 와 있었다.
ⓒ 임재만
3월 첫 주말, 천년고도 경주에 봄꽃이 다투어 피기 시작했다. 고택 담장 위로 눈꽃 같은 백매화가 고결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담장 밑으론 홍매화가 새아씨처럼 수줍게 얼굴을 붉히고 있다. 목련은 곧 터질 듯 긴장감이 팽팽하다. 산수유도 순금 빛을 몸에 두르고 봄의 대열에 앞장서고 있다. 대릉원, 첨성대, 안압지, 교촌마을 가는 곳마다 상춘객들로 만원이다.

경주시 황남동에 있는 대릉원으로 들어섰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윽한 솔 향을 풍기며  맞아준다. 솔숲을 지나자 천마총과 황남대총을 비롯한 30여기의 고분이 나타난다. 무덤의 높이가 12m가 넘는 천마총은 무덤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으며, 고분 중 단연 인기가 높다. 천마총은 말안장(천마도장니)에서 하늘을 나는 말 그림이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황남대총은 경주시내 고분 중에서 가장 큰 돌무지덧널무덤으로 높이가 22m가 넘는다.

▲ 천마도 말이 뛰는 모습이 아니라 꼬리에 날개을 달고 나는 모습이다. 그래서 천마라 불른다. 천년전에 신라인이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그림으로 통일신라 이전의 회화자료로 유일하다.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는 그림이다.
ⓒ 임재만
대릉원을 나와 첨성대로 향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아가씨들이 어디선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고도의 분위기가 한껏 살아난다. 각양각색의 한복이 화려하고 참 멋스럽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천 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들은 한복을 빌려(대여비 : 만원) 입고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을 하고 있었다.

대릉원 앞에는 첨성대가 천년의 세월을 자랑하며 당당히 서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어서 나름 의미가 있다. 춘하추동 24절기를 별을 통하여 측정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첨성대 주변 잔디 광장에서는 아이들이 날리는 연들이 푸른 하늘을 덮고 있다. 어른들은 그 연들을 바라보며 추억에 푹 빠져있고. 아이들은 하늘을 나는 연들의 즐거운 몸짓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 첨성대 별들의 무수이 쏟아지는 경주의 밤, 그 아름다운 밤 하늘을 첨성대가 천년을 하루같이 지키고 서 있다.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수많은 별을 헤아리며 오늘도 생각에 깊이 잠겨 있는 듯하다.
ⓒ 임재만
첨성대에서 눈을 돌려 남쪽을 향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숲이 눈에 가만히 들어왔다. 높지 않은 언덕에 자리한 숲은 무언가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보였다. 경주 김씨의 시조 알지의 탄생설화가 있는 계림이라는 곳이다. 커다란 나무가 즐비한 울창한 숲은 천년의 전설을 느끼게 해줄 만큼 신비스럽다.

계림을 나와 경주 만석지기 최 부자 집이 있는 교촌마을로 향했다. 마을 전체가 한옥으로 모두 부잣집 같고 골목마다 운치가 있다. 백매화가 고택 담장너머로 곱게 얼굴을 내밀고  고급스런 한정식집이 맛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인다. 아름다운 고택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름난 한정식집이 있어 먹는 즐거움까지 안겨주기 때문이다.

▲ 매화  매화향이 그윽한 곳에 붉은 한복차림의 여인이 나타나 멋진 동양화를 그려준다. 교촌마을의 한정식집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 임재만
▲ 매화향 매화향이 날리는 고택에 들어섰다. 담장에 바짝 붙어 서 있는 백매화가 수줍게 반긴다. 마루에 앉아 매화를 한참을 바라보았다. 사군자 답게 참 고결한 모습이다.
ⓒ 임재만
저녁을 먹고 밤이 되어 안압지로 들어섰다. 부여 궁남지와 함께 최고의 옛 정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와 살았다 하여 안압지라고도 하고, 달이 연못에 희게 비추는 곳이라 하여 월지라고도 한다. 소나무 숲과 연못을 조화롭게 잘 배치하여 경관이 아주 빼어나다. 특히 야간에 조명 아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히 압권이다. 밤 10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 안압지 달이 뜬 밤에 찾아들면 운치가 있는 곳이다. 오늘은 초승달에 산수유까지 피어 반겨주니 봄 풍경이 이루말할 수 없이 좋다.
ⓒ 임재만
경주는 천년의 문화가 숨 쉬고 있는 보배로운 도시다. 그래서 언제나 찾아가도 지루하지 않고 항상 새롭고 고향처럼 편안하다. 답답하지도 않다. 오히려 마음의 여유를 한껏 느끼게 해주어 여행의 즐거움이 살아난다. 특히 교촌마을의 골목에서 만난 백 매화는 마음을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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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재미 다 갖췄다..오늘 전주로 떠나볼까

대학 새내기와 사회 초년생을 위한 전주한옥마을 여행 코스

한국일보 | 민준호 | 입력 2017.03.09 09:44 | 수정 2017.03.09 09:47

 

돌담길에서 한복을 입고 찍은 우정사진. 아직 계획이 없더라도 정든 친구와 바로 떠날 수 있는 곳이 전주다.
돌담길에서 한복을 입고 찍은 우정사진. 아직 계획이 없더라도 정든 친구와 바로 떠날 수 있는 곳이 전주다.

여행 경험도 부족하고, 자동차도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이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만날 기회가 줄어든 친구들과 여행하기 적당한 곳이 없을까? 시간 맞추기 어렵다면 당일 일정도 고려할 수 있는 곳, 구체적인 계획 없이도 출발할 수 있는 곳, 자동차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곳, 함께 즐길 체험형 콘텐츠가 많은 곳.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있다. 바로 스테디셀러 전주다.

2015년부터 KTX가 운행하면서 서울에서 단 90분이면 도착한다.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평일 기준 하루 18편이 운행한다. 새벽부터 서두를 필요 없이 낮에 출발하면 밤에 돌아올 수 있다. 당일로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곳인 만큼 여행정보 또한 넘친다. 보조배터리만 챙겨 일단 출발한 후에 코스를 검색해도 문제없다. 주요 관광지는 한옥마을, 전동성당, 남부시장, 그리고 요즘 뜨는 ‘객리단길’ 정도로 압축된다. 숙소와 식당도 몰려있어 계획을 짜는데 머리 아플 일도 없다.

도보로 이동하기 편한 한옥마을 근처 여행코스. A부터 E까지 경기전, 전동성당, 남부시장, 전일슈퍼, 자만벽화마을 순. 지도 중앙부가 한옥마을이다.
도보로 이동하기 편한 한옥마을 근처 여행코스. A부터 E까지 경기전, 전동성당, 남부시장, 전일슈퍼, 자만벽화마을 순. 지도 중앙부가 한옥마을이다.
전주 한옥마을 입구.
전주 한옥마을 입구.
넓은 한옥마을을 편히 달릴 수 있는 전동바이크. 연인, 친구, 가족 누구든지 함께 타기 좋다.
넓은 한옥마을을 편히 달릴 수 있는 전동바이크. 연인, 친구, 가족 누구든지 함께 타기 좋다.
함께 보고 웃을 수 있는 그림 한 장 남기길 원한다면 10분 만에 완성된다는 캐리커처를 그려보자.
함께 보고 웃을 수 있는 그림 한 장 남기길 원한다면 10분 만에 완성된다는 캐리커처를 그려보자.

지역의 관광지들은 보통 대중교통이 촘촘하지 못하다. 렌터카 이용에도 부담을 느끼는 새내기와 사회 초년생에겐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주는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남부시장, 경기전, 전동성당, 벽화마을이 모두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이고, 주변에 게스트하우스와 유명 식당들이 모여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것도 무엇보다 강점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한복입고 사진 찍기 유행의 원조 여행지다. 그만큼 특별하다. 서울에 경복궁이 있다면 한옥마을에는 경기전이 있고, 건너편엔 ‘전주 인증샷’의 메카인 전동성당이 위치한다. 재개발 당시 주차장을 늘리는 대신 걷기 편하게 도로를 정비해, 총 700여 채 규모의 한옥마을을 여유 있게 누빌 수 있다. 전동바이크(2인승 기준 1시간 1만원)를 같이 타고 한옥마을을 즐기는가 하면, 최근에는 한복을 입고 VR체험을 하는 모습도 흔하다. 연간 1,000만 명이 몰리는 이유다.

지금 당장 출발하는 새내기 전주여행 추천코스

한옥마을 경기전에서 투호를 즐기고 있는 연인.
한옥마을 경기전에서 투호를 즐기고 있는 연인.

전주에 내리면 바로 택시를 타고 한옥마을로 가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분 거리이고 요금은 약 5,000원이다. KTX전주역에서는 15분, 6,000원 정도여서 여러 명이 함께 타면 부담이 없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출발하면 2시간 이내에 한옥마을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한옥마을의 핵심은 역시 한복. 많은 이들이 오로지 한복차림으로 한옥마을이라는 거대한 세트장을 돌아다니기 위해 전주를 찾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와 함께 온 황현지(18)씨는 1박 2일을 모두 한옥마을에서 보냈는데, 한복을 입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라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좋았다고 한다. 마을 곳곳의 돌담과 정자는 사진 찍기 좋은 배경이다. 경기전(입장료 3,000원)은 고궁 분위기 물씬 풍기는 사진을 찍는 곳이고, 근대건축물 전동성당은 전주 여행 ‘인증샷’ 배경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대여료는 2시간에 2만~2만5,000원 선. 조금 특별해지고 싶다면 옛날 교복도 대여할 수 있다. 오유경(20)씨는 한옥마을에서는 옛날 교복이 흔치 않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한복을 입은 인파 속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다.

사진도 좋지만 정자나 벤치에 앉아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사진도 좋지만 정자나 벤치에 앉아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한옥마을 대표 간식거리 문어꼬치.
한옥마을 대표 간식거리 문어꼬치.
문어꼬치와 잘 어울리는 자몽맥주. 스몰비어에서 판매하는 자몽꿀맥주보다는 달지 않아 드라이한 매력이 있다.
문어꼬치와 잘 어울리는 자몽맥주. 스몰비어에서 판매하는 자몽꿀맥주보다는 달지 않아 드라이한 매력이 있다.
치즈 스테이크, 혼자 먹으면 질릴 수 있는 양이니 함께 나누어 먹길 추천한다.
치즈 스테이크, 혼자 먹으면 질릴 수 있는 양이니 함께 나누어 먹길 추천한다.
한복 인파 속 교복은 특별하다.
한복 인파 속 교복은 특별하다.
전주여행 대표 사진촬영지 전동성당. 한옥마을 서편, 경기전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전주여행 대표 사진촬영지 전동성당. 한옥마을 서편, 경기전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전주 먹방여행’은 이미 1~2년 전부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문꼬치’(문어꼬치), 큐브스테이크, 완자꼬치, 자몽맥주 등은 냄새로 자극하고 비주얼로 눈길을 잡는다. 워낙 수요가 많아 길거리 간식치고는 싸지 않다는 게 흠이다. 문꼬치 4,000원, 치즈스테이크 8,000원, 자몽맥주 5,000원 선이며 가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미 만들어진 메뉴보다는 즉석에서 요리하는 음식을 사는 것이 좋고, 생각보다 쉽게 질린다는 의견도 있으니 다양한 메뉴를 조금씩 구입해 나누어 먹을 것을 추천한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치즈스테이크를 먹어 보았다

든든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전주 한정식이다. 수육, 떡갈비, 또는 삼합을 주 메뉴로 한 상을 차려내는 식당이 많다. 대체로 분위기도 깔끔하고 음식도 정갈하다. 메인 요리의 양이 많지 않은 대신 찌개와 생선구이, 나물 등을 포함한 20여 가지 반찬이 상을 가득 채운다. 1인 1만5,000원 선이다.

1박 2일 일정이라면, 숙박도 한옥마을에서 해결할 수 있다. 한옥을 콘셉트로 한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이 많다. 게스트하우스는 대체로 파티보다는 각자 휴식에 중점을 둔 분위기다. 숙소를 잡은 후 주말이라면 남부시장에, 평일이라면 전일슈퍼에 나가 전주 야식을 즐기자. 남부 야시장은 꽃게튀김, 낙지호롱, 삼겹살김밥, 물방울떡 등 야식의 천국이고, 전일슈퍼에서는 ‘가맥(가게 맥주)’을 즐길 수 있다. 슈퍼 한 켠에 테이블을 펴고 갑오징어나 먹태를 안주로 맥주를 즐기는 방식이다. 이곳만의 소스를 한번 맛보고 나면 단골이 된다고 한다.

갑오징어나 먹태를 찍어 먹는 ‘전일슈퍼’의 소스.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하다.
갑오징어나 먹태를 찍어 먹는 ‘전일슈퍼’의 소스.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하다.
한옥마을 한식당 ‘다분’의 수육정식 1인분과 떡갈비정식 1인분. 주 메뉴 외에 18가지의 밑반찬이 깔린다. 1인 1만5,000원.
한옥마을 한식당 ‘다분’의 수육정식 1인분과 떡갈비정식 1인분. 주 메뉴 외에 18가지의 밑반찬이 깔린다. 1인 1만5,000원.
한옥마을 동편 자만벽화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들.
한옥마을 동편 자만벽화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들.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이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남부시장의 조점례피순대국밥도 먹어볼 만하다. 그릇이 큰 편이어서 첫인상은 양이 좀 적어 보인다. 몇 차례 휘저어보면 깊숙한 곳에 돼지 내장이 듬뿍 들어있다. 주말엔 줄을 서야 할 정도이니 해장을 하려면 이른 ‘아점’ 시간대를 추천한다.

국밥으로 든든히 배를 채운 후 산책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자만벽화마을이다. 한복과 한옥과는 또 다른 배경이 준비돼 있다. 이곳 벽화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애니메이션 주인공부터 마블 히어로까지 귀엽고 멋진 캐릭터들이 주를 이룬다. 벽화 한 구석엔 ‘사비로 그리고 있으니 훼손하지 말아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왔다 간 흔적을 남기는 몰상식한 짓은 자제하도록 하자. 규모가 큰 편은 아니어서 기차나 버스를 타기 전 잠시 둘러보는 곳으로 생각하면 된다.

전주=민준호 인턴기자(서울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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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나른한 봄날 멍 때려도 좋은 완도 생일도 3곳

투어코리아 | 유규봉 기자 | 입력 2017.03.03 10:13




▲ 용출리 갯돌해변 일출

[투어코리아] 봄날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즐기다보면 절로 나른해진다. 여기에 아름다운 풍광까지 더해 멍 때리고 있노라면 세상 시름도 잠시 비껴간다. 멍 때리기는 잠시 뇌에 휴식을 줘 재충전과 활력을 선사하기도 좋다. 활력을 되찾기 위해 봄날 나른하게 멍 때리기 좋은 여행지를 찾는 이들을 위해 완도군이 추천한 멍 떼리기 좋은 명소 '완도 생일도'를 소개한다.


'가고 싶은 섬' 생일도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 특히 생일도는 바닷속 해조류와 백운산의 울창한 상록수림에서 뿜어내는 공기비타민인 산소음이온이 대도시의 50배 이상 발생하는 곳으로. 바쁘고 찌든 도시생활에서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최적의 섬이다.


그 중 생일섬길의 너덜(돌숲), 용출갯돌밭, 구실잣밤나무 숲 등은 풍광이 아름답고 한적해 멍때리기 특히 좋은 곳이다.

▲ 구실잣밤나무 군락지

생일섬길 구간의 너덜겅은 하늘나라에 궁궐을 짓기 위해 가져가던 큰 바위가 땅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는 전설의 자연 돌숲(약3만㎡)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너덜겅 주변은 자외선을 차단해주고 피톤치드가 많이 발생하는 동백나무 숲이 울창하게 분포되어 있어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돌 위에 앉아 먼 바다를 바라보며 멍때리기 딱 좋은 곳이다.


약 1km 길이의 용출갯돌밭은 출렁이는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사람에게 이롭다는 백색사운드를 들으며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자연 파노라마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멍 때릴 수 있는 해변이다.


또한, 구실잣밤나무 숲(9만㎡)은 나무중에서도 탄소흡수율이 가장 좋아 상쾌한 기분을 느끼며 멍때리기 좋은 곳이며 가을철에는 구실잣밤 줍기도 쏠쏠하다. 멍때리기 좋은 곳은 누구나 접근하기 쉬우며 멍때리기 방법을 표기한 안내판과 구실잣밤나무숲에는 벤치도 설치했다.

▲ 너덜겅

한편, 완도군은 멍때리기 이색 행사 등을 열고 '또다른 나를 만나는 섬'이라는 생일도 지명의 의미를 연계한 차별화되고 만족감 높은 힐링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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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주말 N 여행] 군청 뒤 거대한 유적지..'잃어버린 왕국' 함안의 봄

1천500년 전 아라가야 유적 고분만 200여개..그 옆엔 매화가 피었다연합뉴스 | 입력 2017.03.03 11:01 | 수정 2017.03.03 11:04

 

(함안=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함안에 머 볼 끼 있습니꺼?"

처음 경남 함안에 간다고 할 때 친한 지인에게서 돌아온 말이다.

그래서 큰 기대 없이 도착한 함안. 하지만 지인의 심드렁한 반응을 일시에 날려버릴 정도로 강한 장면이 앞에 펼쳐졌다.

'대한민국 곳곳에 이런 멋진 유적들이 자리 잡고 있던가' 경외감마저 일었다.

군청 바로 뒤쪽이 유네스코 유적에 잠정 등록된 아라가야의 고분인 '말이산 고분군'이다.

잠정 등록은 말 그대로 연구와 자료 수집을 거치면 세계유산 등재 신청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눈으로 얼핏 은 고분은 모두 10여 개 남짓으로 보였다.

얕은 구릉을 끼고 고분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가장 높이 올라서 있는 2호기 근처에 오르니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저 멀리 언덕 위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기개 있게 뻗어 있다. 그 아래 한 노인이 서서 읍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 고분군들은 얼마나 긴 시간을 이 자리에 있었던 걸까. 궁금해졌다.

함안의 최고 지배자 집단의 무덤들로 5세기 중엽∼6세기 중엽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 후 신라에 복속되면서 아라가야의 역사는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다. 역사는 승자의 것으로만 남는 것이기 때문일까.

미스테리한 점은 이 수백 개의 무덤이 누구의 무덤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거다.

아마 신라와 경쟁 관계가 더 치열했기 때문에 철저히 말살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 한다.

1천500년을 그리 있었나 보다. 그렇게 누구의 무덤인지도 모르게 잊힌 채 그 자리를 지킨 것이다.

함안의 주민들은 수천년 전 만들어진 가야의 유적을 머리에 이고 살았다.

그 아래 쪽에는 매화가 서서히 꽃을 피우고 있다.

고분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함안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학예사는 "고분군이 줄잡아 200개가 넘는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

최근 출토된 유물들도 기존의 고분군 지역 밖의 지역에서 발견될 정도로 그 유물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유물이 줄줄이 출토됐다.

이때 발견된 것이 말의 갑옷인 마갑(馬甲)이다. 공사 도중 발견된 탓에 아쉽게도 훼손됐지만 말 갑옷은 2/3가량이 복구됐다.

말 갑옷은 이 곳에서 기승문화(騎乘文化)가 발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특히 고대 사회에서는 말을 가축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의미는 크다.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부락과 부락을 잇고 국가의 발전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승문화의 본격적인 발전은 삼국시대 초기라 봐 왔으나 바로 아라가야 시대부터 말을 사용한 흔적이 드러나는 유물이 출토됐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함안은 말과는 유난히 인연이 깊은 곳인가 보다.

최근에는 가야읍 봉수로에 승마공원까지 생겨나 이러한 옛 전통을 잇고 있다.

함안군은 44만9천여㎡에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을 비롯해 승마장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했다.

경주마 휴양시설은 그야말로 경주를 뛴 말들이 휴양할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부산 경마공원 등에서 경주를 뛴 말들이 휴양차 이 곳에 머무른다고 했다. 즉 말 호텔인 셈이다.

승마공원은 승마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이 곳은 공원 시설 용지 내에 외승로(外乘路)를 개발해 숲 속에서 말을 달리며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다.

외승로란 승마장 바깥에 특별히 마련한 일반 길로, 말과 사람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잠시 말을 빌려 타고 외승로를 달려보니 숲 속 가득 피톤치드 향이 코 밑으로 다가왔다.

승마공원에 입주한 말들이 새싹이 갓 나온 봄 보리를 맛보고 있다.(성연재 기자)
승마공원에 입주한 말들이 새싹이 갓 나온 봄 보리를 맛보고 있다.(성연재 기자)

정신없이 다니다 보니 해가 저문다.

맛집 정보를 찾아 국밥집 있는 곳을 수소문해 봤다.

함안면의 어둑어둑해진 골목길을 찾아 들어갔다.

국밥집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국밥집 오른쪽의 2층짜리 '탁노소'건물이었다.

탁노소(託老所)는 탁아소와 비슷한 개념으로 노인들을 위한 복지 서비스다.

어감이 현대적이진 않았지만 나름 노인 복지 서비스가 도시 못지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식당으로 향하니 이미 한쪽 식당은 솥을 씻어내고 있다.

"마 끝났심데이∼ 재료가 다 떨어졌어예"

할 수 없이 옆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더니 다행히 북적북적하다.

중화요리 짬뽕이 아니라 면과 밥이 같이 나온다.(성연재 기자)
중화요리 짬뽕이 아니라 면과 밥이 같이 나온다.(성연재 기자)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 앉고 보면 테이블이 옛날 집에서 쓰던 그 '포마이카' 밥상이다.

옛 정취 물씬 풍기는 포마이카 밥상에 앉아 '짬뽕' 한 그릇을 시켰다.

여기서 짬뽕이란, 중화요릿집의 그 것과는 다르다.

한우 국밥과 면이 섞인 그야말로 국밥+짬뽕인 메뉴다.

시원하고 고소한 한우 국밥의 맛이 그대로 혀 끝에 전해져 왔다.

◇ 숙소

아쉽게도 여행지다운 호텔이나 그 흔한 게스트하우스도 없다.

어쩌면 창원시와 너무 가까운 탓일 게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의 깔끔한 모텔들이 많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 먹거리

한우 국밥 이외에도 악양나루터 인근의 메기 매운탕이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면 소재지에는 대구의 '납작 만두'와 비슷한 형태의 '납작 탕수육'을 내놓는 분식집도 눈에 들어왔다.

◇ 교통

경전선이 새로 나면서 교통이 편리해졌다.

서울에서 ITX 새마을호 열차를 타면 바로 함안역에 내릴 수 있다.

창원과는 자동차로 15분 거리일 정도로 가깝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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